※ 댓글토론이 진행되다보니 주제가 바뀌어서 글 제목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원 제목] MMORPG의 경제적 인플레 현상에 대한 생각

※ 분명 개발자들께서 검토하셨을테고, 새로울 것도 없긴 하지만 떠오르는대로 적어봅니다.

* 게임 내에서 생산되는 부(富, GE의 경우 드랍되는 아이템과 이를 환금한 vis)는 적절한 용처(用處)가 없으면 계속해서 축적되기 마련이고, 그만큼 부의 가치를 하락시켜 물가를 상승시키게 됩니다. 그런데 이 용처는 부를 소모시켜야 하지, 그 부 자체의 재생산 및 확대를 가져와서는 안됩니다.

* 부의 소모는 GE를 예로 들면 힐링포션과 마나포션, 인챈칩질(맘에 드는 옵션 나올 때까지 계속), 그리고 다들 피눈물 흘리는 강화입니다. 부의 확대는 인챈칩질을 통한 옵션템 판매, 고가 광물이 소요되는 희귀 제작템 판매, 레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고렙템, 희귀템 판매가 되겠습니다. (잉여가 붙어서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재생산, 확대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 게임 내의 적정 인플레율, 디플레율, 혹은 고정 금리를 적용하려면 부의 확대가 아닌 부의 소모가 일어나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소모의 용처는 먹고(食), 사는(住) 생존의 용처와 더 높은 가치, 공동의 가치를 위해 투자, 희사하는 용처가 있습니다. 세금 납부나 기술 개발 투자 같은게 그 예가 되겠네요. (물론 기술개발 투자도 부의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 할 수 있으나, 직접적 환금이 되는게 아니라 다르다고 봅니다.)

* 요약하자면 MMORPG에서는 몹이 계속해서 템을 드롭하고, 이 템이 부로 바뀌는데, 적절한 제도가 없으면, 소멸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쌓이느라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 기획자는 이 부를 소멸시킬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GE의 경우 골든웰을 도입했다가 별 효과를 보지 못했고, 지금은 강화 실패에 따른 부의 소모, 그리고 유니크 아이템 제작을 통한 부의 소모를 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자의 경우 +7강화가 아니고서는 명함도 못내미는 판국에 강화제라는 유료템 판매와 더불어 게임 내의 부를 소모시키는 괜찮은 기제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 유니크 아이템 제작에 필요한 희귀 광물 및 보석의 부(富)로 어느 정도의 소모효과를 보는 것 같습니다.

* 그러나 이 두 제도에서 살아남은 아이템의 가치(원매자와 판매자가 설정하는 가격대)가 과연 기획자가 의도하는 서버 내 인플레이션 수준에 부합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균형을 찾아가는 '시장의 힘'을 믿고 싶지만, 아이템 제작자는 자신이 들인 시간과 노력의 보상을 높게 평가받길 원하고, 원매자의 돋보이고 싶어하는 욕구와 현질을 통한 vis의 대량 취득 가능성이 맞물려 예측하지 못한 결과-디플레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수준 유지-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즉 위 방법으로 인플레를 의도한만큼 잡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 결국 기획자가 의도하는대로 서버내의 인플레를 잡으려면 다른 방법을 찾는게 좋겠다고 보는데, 그 방법의 요체는 쌓여가는 부를 '운영자가 원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유저의 거부감 없이 자발적'으로 빼내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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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들어 GE의 경우, [부동산 개념]과 [헌금의 가호] 그리고 [상납 제도]를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 [부동산 개념] 가문이나, 당이 이용할 수 있는 부동산(저택, 혹은 주택, 회당)을 제공하되, 월세(혹은 주세)를 받음으로써 일정량의 부를 계속해서 빨아들일 수 있습니다. 단 유저들이 부동산을 '막대한 돈'을 들여 구입하게 하려면 여러가지 유인(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 이 주택에서는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소'의 아이템 보관 기능을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을테고, 가상 적가문 과의 PVP를 연습할 수 있다거나, 클리어한 장소의 증표를 걸어놓는 진열대를 놓을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GE의 강점인 설정샷을 찍기 좋도록 인테리어 소품을 VIS로 구입하게 하면 그만큼 효과는 배가될 수 있습니다. 타 가문 초대 기능도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당의 저택이나 회당이라면 가상 당전을 연습할 수 있는 기능과, 콜로니 점령의 증표등을 전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면 되겠습니다.)

* [헌금의 가호] 특정 이펙트를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부를 투자해야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가호]를 얻기 위해 일정 기간마다 일정액을 납부해야 하고, 또, 더 큰 효과를 얻으려면 더 큰 금액을 바쳐야 하는 제도 말이죠. 물론 이 효과가 게임 내 경제 활동 체계를 심각하게 왜곡시켜서는 안될 것입니다.

* [상납제도]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의 작위 시스템에서 볼 수  있습니다. GE의 경우, 쓰이고 있지 않은 가문레벨이나 작위를 올리기 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납금을 바치도록 하는 것이죠. 물론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줘야 하는데, 이는 부(富)를 더 쉽게 벌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공되어서는 안됩니다. 특정 퀘스트나 특정 시나리오 진입에 대한 선결 조건 정도로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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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공식 홈페이지 건의 게시판에 올릴 글을 여기에 써버렸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