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종이를 보고 그것이 빨간색인지 맞추는 일은 왠만한 정상인이라면 다 할 수 있지만,

피아노의 '도' 건반을 치고 그것이 '도'인지 맞추는 일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겐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각각의 색깔이 가진 명도나 채도는, 각각의 소리가 가진 진동수는 모릅니다. 어떤

산술적 계산으로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 능력이죠.)


뭔가 이상하잖습니까? 왜 절대색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절대음감은 소수의 사람들이 가진 재능일까.

어째서 비슷한 능력인데 하나는 학습하지 않아도 가지게 되었고 하나는 학습해도 가지기 어려울까.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그러한 능력을 가지게 됐는지 생각해 보면 실마리가 풀립니다.

누구나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천부적 재능이 없듯이 절대음감 역시 유아 때, 특히 3살 이전일 때

음악적 학습, 아니 학습이라기보단 '노출'로 얻어집니다. 3살 이전의 어린 나이에 피아노 소리나 음악

소리와 같은 청각적 자극에 많이 노출되면 절대음감이 개발된다고 하죠. 하지만 3살 이후에는 아무리

빡시게 학습을 해도 상대음감은 키워지나 절대음감은 생기기 힘들다고 합니다.


절대색감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실제로 우린 3살 이전에 수많은 시각적 자극을 받습니다.

다른 어떤 감각보다 시각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죠. 그러다보니 절대음감과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에

받은 자극들에 의해 시각이 발달되고 절대색감 역시 개발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원래 누구나가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생후 얼마간의 기간 동안의

자극에 의해 학습되어지는 것이고, 소수가 가지고 있는 능력 역시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것.


물론 무슨 실험이나 연구를 해서 나온 결과는 아니니 확실치 않지만 말입니다.


누구나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다 가지고 있는 능력과 엄청난 재능으로 불리우는 능력이 별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니 좀 난감하긴 하지만 위 주장이 옳다고 전제하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ex)이제 막 태어난 영아를 생후 3년이 될 때까지 시각적 자극으로부터 차단하면 그 이후에 아무리 많은

시각적 자극을 준다 하더라도 시각이 일정 이상 발달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색깔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구분한다고 해도 절대색감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쉽게 말하면 빨간 종이를 보여줘도 그게 빨간 종이

인지 알 수 없고, 그나마 다른 빨간 종이를 주면 서로 비교해 보는 상대적 색감을 통해 구분해 낼 것.)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험이긴 합니다만, 아마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자, 반대로 생각해 봅시다.

전국민이 절대색감을 가지고 있듯이 절대음감 역시 모두가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산부인과 신생아실 곳곳에 스피커를 설치해 신생아들에게 단음 멜로디를 들려주고 가정에서도 자는

시간 이외엔 지속적으로 청각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오디오를 켜놓는다던지, 아예 공영방송으로 24시간

아기들을 위한 청각자극용 소리방송(?)을 한다던지 하면 전국민 절대음감 국가가 농담으로만은 끝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재밋는 생각 아닌가요?


절대색감과 절대음감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천부적 재능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실제로는 이런 발상의

전환과 실천으로 누구나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네요.



요점 - 아들래미 딸래미 뉴타입 만들려면 초딩 때 빡시게 학원 보내지 말고 3살 이전에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