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게임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듯 생각한 내용에 대해 현역 기획자 및 게임 관련 업계 종사자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덧붙여, 전 아직 공부를 시작하지도 않은 기획자 지망 애송이일 뿐이니 글이 조금 한심스럽더라도 한수 가르쳐준다는 생각으로 찬찬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게임에 있어(최소한 국내 온라인 게임에 있어) '순간이동'이라는 것은 이동 수단으로서 매우 보편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시조라고 봐도 무방한 <바람의 나라>에서도 노란비서 등의 아이템이 있었고 그 뒤로 나온 대부분의 게임들 역시 귀환용 아이템이나 게이트, 포탈, 이동용 마법 등등으로 '순간이동'이라는 요소를 구현했었죠.(학규님이 만드신 GE의 경우에도 비용을 지불하면 순간이동이 가능하구요.)

물론 이 '순간이동'은 불필요하게 긴 이동시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마을과 마을을 오가거나 필드와 마을을 오가야 하는 유저들의 편의를 돌봐주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가지 형태가 있기는 하지만(가끔씩 제약이 있는 경우도 있구요) 대부분의 게임에서 '순간이동'이라는 것을 구현하고 있는 것을 보자면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는 이동방법이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순간이동'의 이러한 편리한 기능 이면에는 게임의 체감 스케일을 대폭적으로 줄여버린다는 단점도 존재하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거대한 스케일의 게임을 만들고 그 큰 공간을 컨텐츠로 가득 채운다고 해도 순간이동은 유저의 체감 스케일을 출발지와 도착지라는 두 지점으로 축소시켜버린다는 생각이죠.

물론 선택 가능한 이동지가 제한되어 있어, 어쩔 수 없이 순간이동이 아닌 다른 이동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이게 좀더 보편적이죠.) 이경우 역시 유저들의 이동 거리를 상당히 축소시키기 때문에 '단시간 내 이동 가능한 지역의 제한'에서 오는 여러가지 재미를 묻어버린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저는 개인적으로 자유도에서 오는 재미만큼 제약에서 오는 재미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유저들이 '보급'에 대해 그다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일까요? 만약 현실에서 위험한 장소로 사냥이나 탐험을 간다고 하면 보급은 성공 여부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급은 항상 완벽해야하고 그만큼 신경을 써야 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보급에 대해 크게 신경쓰는 유저는 거의 없습니다. 약간의 제약이 있다 하더라도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마을로 돌아와 포션이나 화살 등의 소모성 아이템을 구할 수 있고 또 다시 돌아가는 것도 손쉽기 때문이죠. 이러한 점 때문에 엄청난 보스몹을 잡으러 가거나 이동이 까다로운 지역을 가지 않는 이상 유저들은 보급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물론 이것은 유저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긴 합니다만 이러한 편의 때문에 게임상에서의 긴장감이 하나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