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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단체, "권양숙 ××년" 욕설 파문
[속보, 사회] 2004년 03월 28일 (일) 00:12

[오마이뉴스 신미희 기자]

▲ 권양숙 여사를 비난하고 있는 송만기씨  
ⓒ MBC 화면

우익단체의 탄핵찬성 집회에서 권양숙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욕설이 난무하는가 하면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모 자격이 없다는 발언까지 가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 26일 방영한 '시민의 광장, 시민의 품으로'에 따르면 지난 주말 우익단체 집회에서 '권양숙 ××년'이라는 욕설이 수 차례 울려퍼진 것으로 밝혀졌다.

'노무현탄핵촉구국민연대'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빌딩 앞에서 개최한 '노 대통령 탄핵지지 문화한마당'에서 사회자인 송만기씨는 권양숙 여사의 학력문제를 시비 삼는데 이어 '××년'이라는 욕설까지 입에 올렸다.

본인을 학사장교 출신의 방송인라고 밝힌 송씨는 이날 집회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자질을 거론했다. 특히 송씨는 "고등학교도 안나온 여자가 국모로서 자격이 있느냐, 앞에 영부인들은 다 이대를 나왔다"며 권양숙 여사를 비난했다.

권 여사의 학력을 시비삼는 송씨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청중이 "무슨 여사냐, ××년"이라고 외치자 송씨는 곧바로 "××년, 그래 그래 맞아"로 되받아쳤다. 이에 청중이 "권양숙이 ××년이야"라고 응수하자 송씨는 "맞아 맞아 여러분 박수"라며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게시판과 해당 욕설의 발언자가 소속된 '대한민국 육군학사장교 총동문회' 홈페이지에는 이를 비판하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들끓고 있다.

시청자 김현정씨는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게시판에 "이대 안나오면 영부인도 못하나"라며 우익진영의 발언을 비판했다. 시청자 김미숙씨도 "대학을 안 나왔다고 영부인 될 자격이 없다는 게 대한민국 헌법에 규정돼 있느냐"며 "대통령 부인을 그렇게 모욕할 수 있는가"라고 따졌다. 김씨는 "학벌, 족벌 등 지연이 다 깨질 것으로 믿는다,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또 송씨가 소속된 '대한민국 육군학사장교 총동문회' 홈페이지에는 방송이 나간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은 27일 오전 11시 현재 송씨 발언에 항의하는 의견이 100건 정도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다고 영부인이 아니라 하고, ×××년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회원으로 둔 학사장교모임은 각성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구한말 명성황후의 시해에 빗대 "이 나라는 또다시 국모를 잃게 됐다"며 해당 발언을 '국모시해'로 규정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우익진영의 비상식적인 발언에 침묵하는 언론을 향해서도 그 책임을 묻고 있다. 특히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당일 국회 앞에서 반대시위를 벌이던 노사모 회원의 '추미애 ××년' 발언을 원색적인 표현 그대로 생생하게 전한 <조선일보> 보도와 비교했다.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게시판에서 시청자 '박광수'씨는 "촛불 집회에서 추미애 욕했다고 대서특필한 조선일보에서 영부인 욕하는 것은 왜 안 싣는가"라고 물었다.

다음은 권양숙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대목 전문이다.


송만기 : 여러분 고등학교도 안나온 여자가 국모로서 자격이 있습니까?
청중들(함께) : "없어요"
송만기 : 앞에 영부인들은 다 이대 나왔어요. 이희호여사 이대, YS여사 이대..
청중 : 권양숙 여사 여사 하지 마요. 권양숙이 무슨 여사예요?
송만기 : 뭐? 여자 아니라구.
청중(일부) : ××년이지.
송만기 : ××년. 그래 그래 맞아.
청중(일부) : 권양숙이 ××년이야.
송만기 : 맞아 맞아 여러분 박수.



* "과거에도 방송 부적격자로 판단, 방송 중단시켰다"  
엉뚱하게 '불똥' 튄 경기방송 "송만기씨와 무관" 주장  

우익단체 집회에서 권양숙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송만기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그 불똥이 경기방송으로까지 튀었다.

경기방송은 27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송만기씨는 경기방송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라는 긴급공지를 띄웠다. 경기방송은 "송씨가 과거 경기방송의 프로그램을 잠시 진행한 적이 있으나 당시에도 문제를 야기해 방송 부적격자로 판단, 방송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방송인 또는 MC로 소개된 송만기씨가 경기방송 진행자였다는 이력이 알려지자 네티즌과 일반 시민들이 경기방송에 잇따라 항의하면서 빚어진 후유증이다.


다음은 경기방송 공지 전문이다.


애청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송만기씨는 경기방송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탄핵관련 집회에서 송만기씨가 부적절하며 과격한 발언을 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데 송만기씨는 98년에 경기방송에서 잠시 진행을 한 적이 있으나 당시에도 방송진행상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여 경기방송과 방송위원회가 방송부적격자로 방송을 중단시켰으며 그후 경기방송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이점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경기방송은 항상 공공성과 공정성, 중립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방송임을 알려드립니다. /
  

*"XX년이라고 얘기한 것은 MC로서의 테크닉"  
송만기씨, <오마이뉴스>에 전화해 항의  
  
우익단체의 탄핵찬성 집회에서 사회를 보다가 권양숙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욕설을 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송만기씨는 27일 오후 4시 10분경 <오마이뉴스>측에 항의 전화를 걸어왔다.

송씨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내가 사회를 보는 데 청중들이 그런 욕을 해서 '그러면 안된다'고 만류하는 과정이었다"면서 "그런데 MBC가 그런 부분은 빼고 의도적으로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제의 발언과 관련 "XX년이라고 얘기한 것은 (청중들의 발언을 받아넘기는) MC로서의 테크닉이었다"면서 자신의 발언을 인정하면서도 "MBC에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미희 기자 (mihee@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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