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 때부터 이 프로그램을 쭉 봐 왔습니다. 거대 수구언론을 향해 '확실한 fact'를 무기로 서슴없이 일침을 가하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사실은'에 이르는 지금까지 매주 시청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26일 '...사실은' 방송분의 편파성을 얘기합니다. 확실히 26일 송씨 발언이 방송된 꼭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프로그램의 팬을 자처하는 저 또한 타겟취재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26일 방송분이 전부 저 꼭지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26일 방송분에는 논란이 된 꼭지 외에도 '누더기가 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조사 특별법', '입맛대로 갖다붙이는 외신보도 인용' 등 평소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고발꼭지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편파성에 무게를 두는 주장 가운데 상당수가 '...사실은' 프로그램 전체가 편파보도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PD수첩'이나 '...사실은' 같은 사회고발 프로그램의 성격상 어느 정도의 편파성 시비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꼭지 하나만을 가지고 프로그램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취재한 사람이 상식 이하의 발언과 행동을 했음이 명백함에도 '누구누구가 잘못했지만 편파보도가 더 문제다'라고 하는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Zenon님 리플에 정말로 공감하는 것이, 방송이건 신문이건 언론은 결코 완전한 중립이 될 수가 없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단순한 수치상의 50:50, 즉 기계적 중립은 불가능합니다. 신문은 보수, 진보 하면서 방송에만 원론적인 중립을 요구하는 것도 어불성설이고, 만약 기계적인 중립을 지켜야 한다면 뉴스를 통한 사회현상 분석이나 논평, 여론조사 발표, 사회고발 프로그램 등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간 일체의 시사프로그램을 내보내지 않아야 하겠지요.

영국의 BBC는 자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영국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한다는 보도와 자체 논평을 통해 블레어 총리의 파병결정을 비판했고, CNN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이 미국 내지는 자국의 입장에서 이라크전을 취재할 때 알 자지라 방송은 아랍계의 목소리를 빼놓지 않고 보도했습니다.

중립도 좋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옳고 그른지 똑바로 취재하고 그것을 알리는 것은 방송의 절대적인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20만명 : 3천명(이것이 무엇인지는 다들 잘 아시겠죠?)을 50 : 50으로 내보내는 것이 과연 중립일까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사실에 대한 조작을 일삼으면서도 "'...사실은' 이 아니라 '...왜곡은'이다!"라고 하는 수구 언론보다는 훨씬 나아 보입니다만....

어쩌다 보니 제 주장만 강요하는 문체로 되어 버렸네요. ^^;; 앞으로 고쳐나가야 하겠습니다. 복잡하게 주절대는 제 글보다는 Zenon님의 리플이 더 명쾌할 것 같습니다.

'한쪽이 너무 치우쳤다 싶으면 다른쪽도 한번 보세요... 더 혼란해진다구요? 아니죠... 냉철히 파헤치고 파헤치며 파헤쳐보면 둘중 '헛소리'를 '더욱 수시로'일삼는 쪽이 분명히 나옵니다. 그렇게 추리해서 나온 결론이 MBC라면, ...탄핵찬성 피켓 들고 나가시던지.'

....적어도 저는 탄핵찬성 피켓은 안 듭니다. 절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