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모임 '플래시몹' 광풍 분다
[굿데이 2003-10-02 11:42]

'10월 플래시몹 광풍이 분다.'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처음 시작돼 유럽으로 번진 번개모임, 일명 '플래시몹(flashmob)'이 최근 국내에 상륙해 네티즌을 사로잡고 있다.
 
7월 말 하나였던 플래시몹 카페는 부산·전북·경남·강원 등 지역 모임까지 결성하면서 10여개로 늘어났다. 또 4일 부산 등 지방 여러 곳에서 플래시몹이 준비 중이고, 서울에서도 강남과 명동에 이어 18일 세번째 플래시몹이 예정돼 있다. 특히 25일에는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인 글로벌몹이 기획되고 있어 이달 플래시몹 바람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플래시몹'이란 플래시크라우드(flashcrowd, 갑자기 접속자가 폭증하는 현상)와 스마트몹(Smartmob, 동일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집단)의 합성어다. 불특정 다수가 인터넷이나 E메일을 이용해 이미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현장에서 주어진 행동을 짧은 시간에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8월31일 첫 플래시몹이 있었다. 이날 서울 강남역에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행인들에게 "건강하세요!" 하며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이어 9월20일 하늘을 가리키며 "외계인이다. 외계인 좀 봐봐!"하며 소리치다가 땅바닥에 쓰러지는 이른바 '시체놀이'를 하고 10분 만에 사라져 행인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색다른 '놀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플래시몹 카페마다 새로 가입하는 회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카페는 플래시몹을 경험한 네티즌의 흥분과 앞으로 참가할 네티즌의 기대가 교차하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험담을 올린 ID '천재(30)'라는 네티즌은 "시작할 때까지 떨리는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며 당시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으며, ID가 '늘어둠에맞서'인 네티즌은 "구경하는 사람이 많아 머쓱했지만 정말 재밌었다"고 말했다. 플래시몹 소식을 듣고 카페를 찾은 사람들도 "재미있을 것 같다"며 "다음 플래시몹에 꼭 참석하겠다"고 결의 아닌 결의를 다졌다.
 
다음 플래시몹 아이디어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길거리에서 탈춤을 추자거나 국민체조를 하자는 의견에서부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는 어떠냐'는 등 엉뚱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일부 네티즌은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반전 플래시몹이나 국회의사당 앞에서 반국회의원 플래시몹을 하자는 등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플래시몹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운영진 등 대다수 플래시모버(flashmobber)는 이를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 플래시몹은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첫 플래시몹 카페의 '홍어리'(ID) 운영자는 "플래시몹은 어떠한 정치·사회적 이념이나 동기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그것을 즐기는 것도 아니라"며 "의미가 없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 플래시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왜 하냐'는 질문이 많은데 '왜'는 잠시 접어두고 그냥 플래시몹을 즐기자"며 직장 스트레스 풀 직장인, 성적 만능주의 굴레에서 잠시 떠나고 싶은 학생, 백수, 백조 등을 다음 플래시몹에 초대했다.
권오용 기자 bandy@hot.co.kr  




-_-;;; 시체놀이를.. 길 한복판에서하다니..쇼킹해에요...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