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게임회사에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회사가 게임회사인 것 뿐이 아니다. 게임을 사랑하는 게임지 기자, 게임을 사랑하는 프로게이머, 게임을 사랑하는 영등위(영상물 등급위원회) 등등이 모여 게임을 사랑스럽게 만들어가는것이다. 생각보다 이런 게임 주변의 단체(와 회사)들은 게임 프로젝트와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사실 이들이 정말로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또한 상대함에 골치아플 이유도 없는데, 최근에 그걸 믿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2.

게임회사’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게임을 만드는 일’을 꿈꾼다. 실제로 개발진이라고 해도 자신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더군다나 규모가 커질대로 커진 최근의 온라인 게임 회사야말로 사장님도 이사님도 마케팅팀도, 운영팀에 이르기까지 수십명, 수백명의 사람들이 사이좋게 섞여사는곳으로, ‘게임회사’에서 실제로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은 전체의 아주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사람들이 모여서 개발진에게 게임을 만들도록 월급을 주고 다 만들어지도록 개발진을 괴롭힌 후에, 완성품을 들고 파는 일까지를 맡는 곳이 ‘게임회사’인 것이다.


3.

사장도 두근두근
30대 넘은 어른들중에 진정한 이해자는 그리 많지 않은 이 업계에,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게임회사 사장이 된 사람은 몇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어쩌다보니 게임회사 사장이 된 사람도 많고, 꽤 오래전부터 게임회사 사장이라고 해도 운명의 산물로,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투자자라느니 사장이라느니 이사라느니 하는 인간들이 하나같이 도대체 우리가 돈을 대서 만들고 있는 게임에서 재미있는 포인트가 뭔지 전혀 이해를 못하기도 하거니와, 시간을 들여 이해할 시간도 없으시다. 그러니 보통 쓰는 방법은 게임 좀 하는 자기 ‘후배’, ‘조카’, ‘아들’에게 게임을 시켜서 어떤 물건인지 이야기해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사님의 초등학생이신 아드님께서 회사에 왕림하시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러나 이 모든것은 그분들께서 직접 게임을 하시겠다고 손을 더럽히시는것보다는 훨씬 낫다- 게임의 첫 테스트, 게임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나도 이 게임을 해봐야지. 대박 터트릴 좋은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했으니 내가 해봐도 재미있을꺼야” 라고 생각하면서 게임의 아이디와 접속법을 얻어간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만들고 있는 물건, 당연하게도 재미있을 리가 없다. 그리하야…
갑자기 사장님과 수석 개발자 사이에 핫라인이 개설되어, 마우스 더블클릭에서 몬스터를 때리는 법에 이르기까지 각종 튜토리얼, 온갖 불편사항을 해결해드리고 직접 당하신 버그 고쳐드리다가 시간 다 간다. 아직도 가끔은 주먹구구 업계, 매일 말도 안되는 고민거리가 생겨난다




링크란에 있는 이현기씨의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글이랍니다.

정말 재미있는 글과 만화가 많군요.

특히 위의 3글중 3번째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