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KBS 9시뉴스에서 인터뷰했던 내용입니다.

⊙앵커: 어젯밤 홍제천 주변을 산책하던 40대 남성이 배수구에서 쏟아져 내린 물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배수로가 산책로쪽으로 개방돼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경진 기자의 취재입니다.

⊙기자: 축대 배수구가 사람 키높이에 뚫려 있습니다. 바로 아래는 산책로. 어제 저녁 폭우가 쏟아지자 갑자기 배수구에서 물이 쏟아졌습니다.

⊙서울시 홍제동 주민: 구멍에서 물이 나오는데 폭포 같이 많이 나와요. 안 보일 정도로.

⊙기자: 46살 김 모 씨는 부인과 함께 산책을 하다가 난데없이 쏟아진 빗물에 하천으로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배수구 위치에 문제가 있는데도 구청측은 주민들의 주의만 당부합니다.

⊙서울서대문구청 하수팀장: 주민 스스로 조심을 하셔야 되는 거죠. 그분들이 산책하는 것을 통제하는 인력이 부족합니다.


지난 8월 24일 일요일 오후
매형과 누님은 저녁식사 후 홍제천에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로 산책을 나가셨습니다.
비가 오기는 했지만 누님내외 이외에도 조깅과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읍니다.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산책길옆으로 조성된 배수로를 통하여 갑자기 물이 산책로로 쏟아져 나왔고
마침 그 길을 지나던 매형과 누님은 배수로 물에 맞았습니다.
매형은 거센 배수로물에 밀려 홍제천 급류에 떨어졌고
넘어진 누님은 물에 밀려 같이 떨어질뻔하다가 간신히 기어서 옆으로 빠져 나왔습니다.

매형은 8월28일 현재까지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눈앞에서 남편을 잃어버린 누님은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온 식구들은 모두 홍제천과 한강으로 가서 매형을 찾기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홍제천에 구성된 산책로는 비오면 재수없는 아무나 물에 떠내려가 죽으라고 만들어 놓은 겁니까?
홍제천으로 흘러들어가야 할 배수로물이 어떻게 대비책도 없이 산책로로 흘러가게 만들었는지..
사람 키높이의 배수로에서 산책로로 물이 쏟아져 내려 위험하다는걸 뻔히 아는 서대문구는 비가 와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다못해 경고 안내판 하나 없었습니다.

식구를 잃어버린 슬픔도 슬픔이지만
우리 식구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서대문구청의 나몰라라하는 몰인정입니다.
위험한 시설물을 만들어놓고, 언젠가는 일어날 재앙의 불씨를 만들어 놓고
그 재앙이 현실로 나타나니까 '그러니까 조심하랬지' 하고 말하는 서대문구입니다.

모든 식구들이 1%의 살아있을 희망과 시신만이라도 찾기를 바라며
생업을 포기하고 홍제천으로 한강으로 정신없이 찾으러 다니는 동안
위험한 시설물을 설치하고 관리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서대문구는
실종자를 찾기위해 아무런 노력도 않고 팔짱만 낀채 부주위만을 탓하고 있습니다.
이게 구민을 위한다는 구청의 행태입니다.

시민의 안전과 생활편의를 제공해야할 구청은 눈에 뻔히보이는 위험조차 간과하는 단편적인 사고로 시설물을 설치하고
결국에는 한가정의 가장이며 선량한 시민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역할을 했으며
사고 이후 현장에 나와보는게 당연할텐데 나몰라라하는 몰인간적인 처사는 너무나 괘씸합니다.
정부차원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물에 대한 점검 및 조치가 필요하며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매형을 찾아 헤메다가 한강에서 자살한 20대 남자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매형도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오늘도 한강에 나갑니다.






단편으로만 (그냥 이번 장마때문에 하수도가 역류해서 사람이 실종됐다는 것) 이 기사를 뉴스서 보고 '아니 왜 사람이 하수도에서 역류해서 실종됐다는 거지? 하수도 구멍으로 빠졌나?' 싶었는데 (그 이후 기사도 없었고)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더군요.

기삿거리도 안되는건지 이와 관련된 기사는 찾아보기도 힘들고... 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