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2004-08-12 11:46]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그동안 잠복해 있던 간도 협약의 실효성 문제가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간도를 중국으로 넘겨주고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현재의 두만강으로 정하는 근거가 됐던 간도 협약.

1909년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일본이 중국과 체결한 이 협약에 대해 그동안 학계를 중심으로 무효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과 접경하고 있는 점과 예상되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 등을 고려해 이 문제는 공개적으로 제기되지 않았다.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치권에서 한때 간도협약 무효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는가 하면 학계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기문 외교 장관도 신중한 접근을 전제로 향후 이 문제의 제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반 장관은 "북한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관련된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로서 앞으로 좀 더 정확한 역사적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을 거치며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신중히 다뤄갈 문제"라고 밝혔다.

간도협약 문제는 중국이 왜곡된 고구려사 내용을 교과서에 실는 등 한국사에 대한 왜곡 행위를 계속할 경우 우리측이 내놓을 수 있는 강력한 대응 카드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정부당국자는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해 한국이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지 알 것"이라며 "그런데도 중국이 역사 왜곡을 계속할 경우 우리도 여러가지 대응 카드가 있다"고 말했다.

CBS정치부 감일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