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인가 94년도였을 겁니다. 그때 사회수업을 하는데 무슨 정치인 이름인가를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물어보셨는데 대답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때 저희가 아는 정치인이라고는 3김 정도였고 정치는 전혀 흥미가 없었으니 다들 정치인 이름을 제대로 알 리가 없었지요. 정치 문제는 고사하고 애들이 흥미를 갖는건 슬램덩크로 말미암아 뜬 농구 열기라던가 서태지같은 아이돌스타뿐이였지요. 이런 아이들에게 사회선생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너무 너무 한심해하는 표정으로
"어떻게 정치에 관심이 없을 수 있냐!"라고 하셨지요. 그분 앞에서 그때 저희는 너무나도 무식하고 생각없는 철부지로 전락하는 순간이였습니다.

  중학생이 정치에 관심을 갖기엔 무리가 있지 않습니까? 친구.. 연예인... 만화...  취미와 오락거리에 몰두할 때인데말이죠. 사회선생님은 골치아픈건 싫어하는 저희에게 그런 걸 강요하시다니.. 아이들은 아이들뿐인데 어른의 잣대로 그것도 자신만의 잣대로 내려다보시는 실수를 하셨습니다. 하핫.. ^^

  요 근래에 와서는 인터넷 커뮤니티 덕택에 중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초등학생들마저도 정치와 국제 관계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중학생일 때.. 제가 초등학생일 때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는 TV와 라디오뿐이였습니다. TV와 라디오가 그리 사회부조리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로 하여금 정치무관심에 빠지도록 종용했다라고 명확하게 근거를 나열하고 논리적으로 설명은 할 수 없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득 그때 기억이 나서 한번 써봤습니다. 그 사회선생님.. 지금의 중고등학교 세대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생각을 하고 계실런지..  ^^

  그리고 젊은 세대가 정치에 너무 무관심하다고 통탄하시던 분들은 또 어떻게 생각이 바뀌셨을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