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블리자드가 한창 wow를 개발하고 있었던 때...



어느 날 블리자드 개발자 회의에서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wow의 맵들 중
폭포가 떨어지는 윗쪽 부분 이펙트가 엉성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단지 블리자드 개발자들의 눈에 이펙트가 조금 엉성해 보이는 것 뿐이었죠.)


이에 블리자드에서 일하고 있던 한국인 개발자가
["어차피 유저들은 잘 볼 수도 않고, 잘 보지도 않는 건데 그렇게 시간,돈 들여서 고칠 필요가 있으냐?" ]
라고 말하자

외국인 개발자들은 모두 크게 화를 내면서
["그러면 잘못된걸 단지 유저들이 잘 보지 않는다고 고치지 않겠다는 말이냐?"]
면서 화를 냈다더군요






이와는 좀 다른 얘기지만...
예전에 한 친구와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 온라인 게임에는 세계관이 부실하다' ...라는 저의 의견에

그 친구는 '어차피 온라인 게임의 유저 대부분은 세계관은 신경 안쓴다. 세계관은 어차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뿐이다.' ..라고 하더군요.

뭐...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여러분들은 반지의 제왕이 대단한 이유 중에 하나가 뭔지 아십니까?
그건 평생을 반지의 제왕과 실마릴리온, 호빗에 매달린 톨킨 선생님께서 엄청나게 방대한 세계관을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실마릴리온을 읽어보면 제 말을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




여러분들 중 반지의 제왕을 영화로만 보신 분들은
기껏해야 아라곤, 레골라스, 간달프.. 정도의 영웅들과 그들의 이야기만 아시겠지만...

반지의 제왕의 그 세계에는

아라곤 따위는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험난한 모험을 하고 모든 드레곤의 왕을 죽인 투린 투람바르...
사우론의 주인인 어둠의 신 모르고스 앞에서 분노의 검을 겨누던 가장 뛰어난 엘프 페아노르...
중간계의 운명을 바꾼 에아렌딜의 항해...
역사상 최강의 드레곤 앙칼리온과 앙칼리온을 쓰러뜨린 하늘의 제왕 소른도르

불타며 무너져 가는 곤돌린의 전장에서 발록의 왕 고스모그와 1:1 대결을 펼쳐 승리한 엘프 전사 엑셀리온..
실마릴리온을 삼킨 어둠의 운골리안트와
앙그반드의 검은 레이디 수링웨실...
기타 등등...


암튼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절대 반지 전쟁은 실마릴리온 전체 세계, 역사에서는 극히 작고 소박한 사건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그 세계관에서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느 이유는 뭘까요?
그건 세계관의 탄탄함일 것입니다.









게임도 이와 다르진 않을 겁니다.

적어도 외국인 개발자들은 단지 유저의 눈에 보이지 않는부분이라서 대충대충 만드는 한국 온라인개발자들의 마인드랑 다르다는거죠...



게임을 만들때 "장인정신"을 가지고 게임을 만드니까 당연히 그에 준하는 멋진 게임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