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잡담에서 빼먹은건데. ...

쌀라 선생님이 "아흘란 빅"이라고 말하자 들어본 기억은 있는데 무슨 말인지 몰라서,
머리가 고민하는 사이에 입이 "비 카이린. 알 함두릴라."라고 대답하더군요. ... ... ...

언어란 미묘해요. (먼산)

...참고로 아흘란 빅 이라는 건 인삿말이예요. 일반적으론 잘 안쓰던데(주로 다른 과
목 교수님은 '앗살라무 알라이쿰'이나 '싸바앗 카이리/마싸앗 카이리'인데... 으음 '~')
그래도 입은 기억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지. ... 사실 아흘란 빅은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어요. 환영 인사인 건 알겠는데. -_-)

나온 김에 인삿말이나 소개해보자면 가장 흔하게 쓰는 인삿말이 바로

앗살라무 알라이쿰(peace upon you). 평화가 당신 위에 라는 말입니다.
대답은 알라이쿠무 쌀람.
철자를 놓고 보면 위나 아래나 순서만 틀리고 똑같아요.
모음 조화 현상이 일어나서 한글로 써놓고 보면 정 다른 말처럼 보이지만.

그 다음으로 친한 사이에 하는 인사가 마르하반. 요건 정확한 뜻은 모르겠네요.
대답도 마르하반.

아침에 하는 인사가 싸바앗 카이리인데, 말 그대로 좋은 아침 이라는 겁니다.
대답은 싸바앗 누르. 뜻은 햇살이 좋군요. 쯤 되겠군요. :)

참고로 누르는 제 아랍명입니다. 빛이라는 뜻이예요. 으음. 원래는 아딜라였는데
분명히 모나가 가르쳐 준 철자를 쌀라에게 보여줘도 쌀라가 자꾸만 그런 이름은
없다고 해서 결국은 누르가 되어버렸습니다. -_-; 아니 뭐, 본명이랑 자음도 같고
철자도 아랍어로 쓰면 거의 똑같기 때문에 별로 불만은 없어요. 그땐 생각이 안났
는데, 나디아(정확히는 나디야)로 했으면 더 좋았을지도. 'ㅅ' (나디아는 이슬이라는
뜻. 아무래도 나디아는 중동계로 보이긴 했지요. 네모 선장님도)

오후/저녁에 하는 인사가 마싸앗 카이리 / 마싸앗 누르 입니다. 마싸앗은 저녁이라는
의미예요. 위랑 비슷한 해석 되겠군요.

일단 인사는 이 정도. ~_~

생활 회화로 여기까지 나왔으면 또 나와야 할게 고맙습니다 / 뭘요 겠지요?

고맙습니다는 수크란. 무지 고마우면 수크란 짓단. 고마워서 미치겠으면 짓단만 계속
붙여주면 됩니다. ~_~

괜찮아요 라는 건 아프완.
이건 발음이 무척 미묘하지만...으음 전공자도 아닌데 발음 좀 틀리면 어때요. (먼산)

여기까지 들으면 아랍인들은 아주 감동합니다. 아니 당신이 어떻게 아랍어 같이 어려운
말을 아느냐. 아랍어를 아는 당신은 우리의 형제다(아랍인들은 이 말에 아주 미칩니다.
형제-_- 한국인만 의리를 아는게 아니라고 해야할지.). 등등등 말을 하기 시작할 겁니다.

... ... 그러면 도망을 가야죠. 그럼 요렇게 대꾸해 줍시다. '알 함두릴라' '인샤알라'

...인샬라는 알려진 대로 '신의 이름으로' 라는 뜻이고 알 함두릴라 역시 '신이 하고자 하는대로'
라는 뜻입니다. 사용 빈도는 비슷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알아서 해석이 되는 아주 편리한
말입니다. 친구가 시간 약속에 늦고서 인샤알라 라고 말한다면, 우리가 흔히 의례적으로 하는
'차가 막히더라' 내지는 '택시 기사가 길을 모르데?' 같은 소리가 될 겁니다. 대체로 영어에서
문두에 붙는 I'm afraid- 에 필적할만합니다만 그 정도로 입에 발린 소리까지는 아닙니다. 다만
...그보다 생각없는 말이 될수는 있어요. ~_~

아마, 그 아랍인이 몹시 감동하여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겠지만 기본적인 회화에서 그가 말하는
것을 알아들을 수조차 없기 때문에, 이후론 알아서 도망을 가도록....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