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게임메카 정우철 [05.01.03 / 18:41]


“2005년은 라그나로크의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어나갈 시기입니다. 스킬 초기화는 그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제 정식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차에 접어드는 라그나로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은 ‘라그나로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원작 만화가 연재 중단된 탓인지 업데이트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내용 면에서는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강했다.

더구나 2005년은 화려한 화면으로 무장한 각종 온라인게임을 비록해 자사의 라그나로크 2와 레퀴엠 등과도 경쟁할 처지에 있는 것이 라그나로크다. 그래서일까? 그라비티는 최근 라그나로크 개발팀 조직개편을 통해 2005년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최전선에 나선 것이 이민수 개발팀장이다.

게임메카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그를 만나서 2005년 라그나로크의 개발방향 및 향후 일정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조직개편의 의미는?


게임메카: 기획자가 바뀌면 게임의 기본 기획까지 바뀌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기획자나 프로그래머가 바뀌면 프로젝트 자체가 뒤흔들리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이런 걱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민수 팀장(이하 이민수): 팀장이 바뀌었다지만 개발하는 사람은 같다. 한마디로 팀장자리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뚝 떨어진 것이 아니며 이번 팀 운영은 지금까지와 달리 기획팀장과 PM이라는 2인체제로 운영된다.

기존에는 팀장 혼자서 팀을 끌고가는 분위기였으나 이번 조직개편은 팀 전체의 의견을 조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금은 PM과 팀장간에 의견을 조율하고 충분한 내부 팀원의 의견조율까지 세밀하게 챙길 수 있게 됐다는 점과 게이머의 의견을 가장 많이 접하는 운영팀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할 수 있다.

게임메카:  2004년은 해외 로컬맵에 너무 치중해 실제 게임의 컨텐츠는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듣고 있다.


이민수: 너무 해외로컬에 치중한 것이 사실이다. 모든 개발팀 인력이 로컬에 맞춰 움직이다보니 결국 주객이 전도됐다고 보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부족한 면을 야근 등 노동으로 때우려 했지만 무리였다. 11월부터 로컬작업은 모두 중지시키고 업데이트와 패치작업을 진행했고 게이머들도 상당한 호응을 보이고 있다.

◆자기반성과 잘못된 판단의 수정
게임메카:  지난 12월 28일 스킬 초기화를 단행했다. 지금까지 스킬 및 스탯 초기화는 결코 없다는 것이 개발팀의 주장이었는데?

이민수: 스킬 초기화는 나름대로 쇼킹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3년동안 많은 스킬이 추가되고 스킬 밸런스 패치도 있었다. 스킬을 많이 뜯어놓고 나서 초기화를 안해주는 것이 문제였고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도 있다.  

심각하게 고민한 결과 아무리 안된다 하더라도 아닌 것은 고쳐야 하고 서비스 차원에서 말을 뒤집더라도 초기화는 한번 해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게이머의 의견을 들어보고 반영한 결과 단행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게임메카:  그렇다면 스탯 초기화도 언젠가는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이민수: 스탯 초기화는 절대 없다는 것이 변하지 않는 기준이다. 스탯은 캐릭터의 방향을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에 스킬하고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게임메카:  마지막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는 아직 미구현으로 남아있는 아이템과 시스템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가?

이민수: 미구현 아이템 등의 문제는 전임 기획자가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고 발표한 것에서 문제가 생겼다. 예를 들어 실제 DB에는 비행 몬스터가 없는데 비행형 몬스터 카드를 무작정 발표했고 좀비 드래곤 같은 3D 몬스터도 셀 방식으로 구현된 라그나로크 맵에서는 움직이는 것조차 스킬로 해결할 정도로 구현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당시 큰 기대를 모았던 좀비드래곤, 하지만 시스템상 구현이 불가능해 테스트단계에서 폐기됐다.


게임메카:  그럼 미구현은 아이템은 향후에도 구현이 불가능한 것인가?

이민수: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한이 있더라도 약속은 지킬 것이다. 꿈을 주는 것은 좋지만 너무 기다리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미구현 중인 아이템과 시스템은 이미 시대에 지난 발상이 됐다. 이를 구현해야 다른 시스템도 구현할 수 있다.

이번 패치로 추가된 마야 카드 등은 구현이 힘들었지만 적절한 타협을 통해 구현했듯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미구현 아이템 등은 빠른 시일내에 반드시 구현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놓친 것이 있다면 게이머 여러분이 꼭 알려주기 바란다.

◆2005년에 변하는 라그나로크의 청사진
게임메카:  2005년도 업데이트 방향을 구상한 것이 있는가?

이민수: 지금까지 업데이트에 비해 볼륨감이 작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먼저 볼륨을 키우는 방향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원작자인 이명진 씨와 많은 이야기를 한 결과 스토리가 부족했음을 느꼈다.

향후 업데이트는 커뮤니티 게임처럼 느껴지는 지금의 분위기를 온라인게임으로 만들어가는 방향이다. 지금까지 업데이트가 게임에 하나씩 끼워 맞춰가는 거였다면 이제는 큰 그림을 그려서 하나의 완성된 온라인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게임메카:  너무 광범위한 이야기인 듯 하다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어떤 내용인가?

이민수: 슈발츠발트 업데이트가 시발점이 된다. 이명진 씨와 함깨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분기점도 만들고 있다. 또 게이머 지향적 이벤트와 퀘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신급 아이템 퀘스트 등이 그 예로 1:1의 퀘스트가 아닌 다수가 하나의 퀘스트에 참여하게 된다.

게임메카:  퀘스트 이야기가 나와서 말하지만 라그나로크는 퀘스트가 절대 부족한 게임이라는 것이 게이머의 인식이다. 별도의 퀘스트 시스템이 적용되는가?

이민수: WOW가 먼저 선수를 친 느낌이지만 직업별 퀘스트를 통해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초부터 기획했었지만 해외 로컬작업에 밀려 지금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일단 퀘스트를 통한 레벨링을 지속적으로 주고 숨겨진 스토리를 알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즉 레벨에 신경을 안쓰고 퀘스트에 집중할 수 있도록 3개월 단위로 업데이트를 통해 즐길 거리를 만들어 줄 것이다.

기획상 프론테라 침공 이벤트 등 분기를 만들어 가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업데이트가 준비되고 있으며 이명진 씨도 작업을 진행중이다.

게임메카:  마지막으로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말이 있다면 한마디 해달라.

이민수: 지금은 그동안 엉킨 실타래를 풀고 있는 시점이다. 새로운 게임을 런칭하는 기분으로 심기일전하고 있으니 2005년에는 변화될 모습을 지켜봐 주기 바란다


출처:게임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