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가 `불량 10대` 활개
[속보, 정치, 사회] 2004년 04월 07일 (수) 12:19

(::용산-광진구등 4~5개 가출청소년 조직 범행 잇따라::)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와 용산구 전자 상가 주변에서 중·고생 들을 대상으로 금품을 빼앗고 폭력을 휘두르는 가출 청소년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집단으로 찜질방 등에서 잠 자리를 해결하며, 조직이름과 행동강령을 정하는 등 조직폭력배 를 흉내내며 생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대형상가 주변순 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피해학생 대부분이 신고를 꺼리는데다 인적 이 드문 곳에서 범행이 이뤄져 이들을 검거해 추가범죄를 예방하 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중고생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 력을 휘두르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등)로 박모(17)군 등 10대 8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올초 동네친구, 선후배들과 함 께 불량서클을 만들어 지난 2월 중순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오 모(13)군 등 4명을 위협, 7만3000원을 빼앗는 등 중고생들로부터 2개월간 50여차례에 걸쳐 2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았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특히 두목, 자금관리, 행동대장, 행동대원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학생들을 상대로 돈을 빼앗아 함께 생 활하자’ ‘대장의 말에는 무조건 복종한다’ ‘빼앗은 돈은 공 평히 나눠쓴다’‘배반할 경우에는 보복한다’는 등의 행동강령 을 정하고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들은 대부분 학교를 자퇴한 지 2년 정도 됐고, 이미 강도, 특수절 도 등 전과도 갖고 있었다. 행동대장을 맡았던 김모(16)군은 “ 전자상가 주변에 우리같은 가출청소년 조직이 4~5개 있다”며 “ 영역차지를 위한 싸움은 하지 않지만, 서로 돈을 뺏기도 하고, 찜질방 등에서 만나면 다투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지난 2월말 서울 용산경찰서는 용산 전자상가 일대에서 중고생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강도상해 )로 조모(16)군 등 4명을 구속했다. 조군 등은 지난 2월 16일 서 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컴퓨터 부품을 사서 귀가하던 이모(17·고 1)군 등 3명을 인근으로 끌고 가 폭행한 뒤 200만원 상당의 금?걋?빼앗는 등 중고생을 상대로 6차례에 걸쳐 500여만원의 금품 을 빼앗았다. 이들도 집을 나와 찜질방 등에서 생활하며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전자상가 일대에 중고생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는 가출청소년들이 적지 않다”며 “그러나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려 적발이 쉽지 않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 청소년이라 검거해도 기소유예 등 관 대한 처분이 내려지지만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를 본 경우 적 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