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한국판매 600만장 눈앞
전세계 판매량 40%차지…한국게임시장 쥐락펴락

미국의 게임개발사 블리자드가 출시한 게임 3종이 이달 중순께 국내에서 600만장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블리자드 게임의 국내 유통사인 한빛소프트에 따르면 1998년 4월 판매하기 시작한 스타크래프트와 2000년 6월 출시한 디아블로2는 11월말까지 각각 270만장, 280만장이 팔렸고, 올해 7월 선보였던 워크래프트3도 45만장의 판매량을 기록중이다. 이는 전세계 판매량(1,500만장)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국내 게임시장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임방 폭발적 증가



수년 전만 해도 게임은 어린이들만의 놀이문화의 일종으로만 생각됐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면서 이러한 인식에 일대 전환이 일어났다.

98년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는 PC방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100여 곳에 불과했지만 스타크래프트가 발매되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 98년에만 3,500개 업소가 생겨났다. 이 같은 PC방의 증가는 2000년까지 계속되다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10월말 현재 2만2,000여개에 이르는 PC방이 성업중이다.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 박종일 차장은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 당시 전국의 PC방에서 컴퓨터 대수만큼 정품 스타크래프트를 구입한데다 정품 사용자만이 ‘배틀넷’에 접속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반 게이머들도 정품을 구매하는 새로운 문화가 일어났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프로게이머’란 신종 직업과 게임 중계 전문 케이블 방송사도 생겼다.

이렇게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킨 스타크래프트는 ‘게임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가져왔고, 투자자들도 닷컴 기업에서 게임 회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게임시장 빈익빈 부익부 심화



그러나 블리자드 게임은 PC용 게임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켰다. 극소수의 해외 타이틀은 수십만~수백만장이 팔리지만 대부분의 타이틀은 1만장도 팔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개발사로 손꼽히는 손노리가 지난 해 내놓은 대작 ‘화이트데이’의 경우 3만장을 팔지 못했고,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도 타이틀당 10만장이 넘게 팔린 자사의 인기 시리즈 ‘창세기전’에 비해 훨씬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두 회사를 비롯한 국내 게임개발업체들은 대부분 ‘돈 되는’ 온라인게임 제작으로 전환하고 있다.

국산 온라인게임업계는 블리자드의 다음 행보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블리자드가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빛소프트와 엔씨소프트가 사활을 걸고 판권 경쟁에 뛰어들었고, 심지어 삼성전자까지 판권 확보를 위한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