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햄버거의 독백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할 수 없는 ‘패스트푸드의 비밀’, <한겨레21> 독자들에게만 살짝!


사진/ (이정용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햄버거예요. 동그란 두빵 사이에 두툼한 고기가 있고 기름진 소스가 듬뿍 발라져 있죠. <한겨레21>에 특별초대돼 정말 기뻐요. 사실 저의 유명세에 비하면 조금 늦은 감도 없진 않죠. 저는 길거리나 분식집의 그렇고 그런 햄버거들과는 급이 다른 존재니까요.

더러운 햄버거로 취급 마세요!

저와 제 친구들에게는 저마다 고유한 이름이 있죠. 빅맥, 와퍼, 크레이지킹, 불고기킹, 라이스버거, 트위스터…. 인기다툼이 치열하지만 대중적인 위계는 정해져 있답니다. 우리의 매니지먼트사인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버거킹, 하디스 등의 힘에 따라 정해지죠. 우리나라에서는 롯데리아에 밀리지만,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는 단연 맥도날드예요. 못사는 나라 어린이들을 빼고 전세계 어린이들은 맥도날드 매장을 기우뚱하게 지키고 서 있는 로널드 맥도널드 아저씨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다음으로 좋아하죠. 브랜드 인지도에서도 코카콜라를 제쳤대요. 우리나라에서도 88년에 압구정동에 처음 문을 연 뒤 해마다 승승장구하고 있잖아요. 맥도날드가 잘되면 업계차원에서도 꼭 나쁘지만은 않죠.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사람들이 우리처럼 ‘이름있는’ 햄버거를 통째로 믿어주니까. 덕분에 패스트푸드 상위 5개업체 연간 매출액은 1조원을 훌쩍 넘는다구요.

하지만 저도 가끔 외로워요. 삶의 비밀을 털어놓을 친구가 없어서. 얼마 전에 제 친구 불고기킹이 이런 말을 했어요. “몸값 떨어지니 심란하다”고. 요즘 끼워팔기다, 가격할인이다 해서 경쟁이 장난 아니잖아요. 걘 요즘 1천원에 팔리는데 얼마 전에 버거킹 압구정지점에서 곤욕을 치른 일이 있어요. 8월 중순에 남씨 성을 가진 한 젊은 언니가 걔 몸에서 구더기를 발견한 거예요. 그 언니는 “청결관리까지 할인하느냐”고 따졌다는군요. 한마디로 더러운 햄버거 취급을 받은 거예요. 맥도날드는 진공포장돼온 양상추를 씻지 않고 쓰는데 버거킹은 매장에서 한번 씻어서 쓰거든요. 딱 한장 끼워넣는 양상추가 잘 안 씻겼던 모양이에요. 그 언니는 벌레가 양상추에서 나왔는지 고기나 소스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다며 구청에 신고까지 했나봐요. 그래서 시정명령이 내려졌죠. 1차 조처라서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하고 쉽게 넘어갔지만, 불고기킹은 그야말로 스타일 구겼죠.

사람들은 우리 같은 다국적 프랜차이즈 기업의 햄버거가 상표가 같으면 똑같은 재료로 똑같이 만들어진다고 여기지만 다른 점도 많아요. 기왕 이렇게 나온 김에 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드릴게요. 우리는 조합식품, 아니 조립식품이에요. 각각의 재료를 정해진 표준에 따라 각각 다른 곳에서 만들어 가지고 온 뒤 매장에서 조립해내는 거니까.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냉동식품이라고 점잖게 부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화학식품이라고 매도하기도 해요. 가공식품이니 화학물질이 안 들어갈 수는 없죠. 하지만 그게 바로 맛의 비결인데 어쩌겠어요.

우선 햄버거용 고기. 패티라고들 하죠. 맥도날드의 경우를 볼까요? 패티 생산공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청공장에서 만들어 납품하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등급이 낮은 오스트레일리아산 냉동육을 수입해 써요. 고기를 간 뒤 이것저것 섞어서 맛을 내고 둥글납작하게 빚어서 냉동시킨 다음 배송센터를 거쳐 매장에 배달해요. 어떤 걸 섞느냐, 그건 ‘1급 시크리트’예요.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알려드릴 수 없어요. 맥도날드의 마케팅 담당자에게 전화해도 마찬가지일걸요? “임원들이 출장가서 공장 견학은 어렵고 패티는 순수 쇠고기 100%다”라는 이야기만 들을 거예요. 불고기버거 패티가 돼지고기로 돼 있는 건 묻기 전에는 알려주지 않죠. 납품 공장에서는 무조건 “맥도날드에 물어봐라”는 말만 반복할걸요. 육가공공장의 식품위생이나 생산공정은 지자체에서 관리·감독하니까 식약청이나 농림부가 함부러 뒤질 수도 없어요. 정말 궁금하면 경기도청 축산과에 보고된 품목제조 보고사항을 살짝 엿보는 수밖에.

어린이 비만이 우리 죄인가요?


사진/ 저는 사랑을 듬뿍 받아 너무 좋아요. 특히 어린이와 10대들은 '광팬'이지요. 그나저나 애들 살찌는걸 왜 자꾸 햄버거 탓으로 돌리세요? 증거있어요? 증거없어요!(임종진)


어? 공장쪽에서 보고한 패티 제품이 여러 가지네요. 하청공장은 맥도날드 눈치보느라 제품명도 알려주지 않아요. 심지어 담당공무원에게 영업비밀 운운하며 항의까지 했대요. 숨기는 게 없다면 왜 그럴까요? 대신 이 공장에서 만드는 다른 패티를 참고해볼까요? 가장 배합 성분종류가 적은 걸 골랐어요.

제품명: 갈비맛 패티. 원료및 성분배합비율: 돈육 30%, 우육 40%, 양파 4.9%, 대두단백 4.8%, 바비큐버거소스 3.0%, 난백액 3.0%, 정제염 0.3%, 시즈닝오일 에스엘 0.2%, 블랙페퍼SH 0.2%, 정제수 13.6%. 대체 바비큐소스에 뭐가 첨가됐는지, 시즈닝오일 에스엘이 뭔지 보통 사람은 알 수 없죠. 공무원들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 마찬가지일 거예요. 게다가 맛과 향을 내는 인공첨가물들은 전혀 표시가 안 돼 있어요.

사실 순쇠고기라는 말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우지방이 10% 이상은 들어가야 해요. 안 그러면 푸석푸석해져서 모양을 낼 수 없답니다. 맥도날드의 너겟 아시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뼈없는 닭고기. 그거 닭고기로 맛 내는 게 아니에요. 옛날에는 우지로 만들다가 우지 대신 쇠고기 추출물을 넣어 맛을 유지했고 그뒤에는 줄곧 첨가제에 기대고 있죠.

배합성분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어떤 인공첨가물이 들어갔는지는 밝혀야 한다는 게 영양학자들의 주장이에요. 방부를 위한 합성보존료, 색깔과 향을 유지하는 발색제와 향료, 맛을 내기 위한 화학조미료 등은 우리 몸의 대사과정을 교란시키고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가공식품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이죠. 우리에게 화학식품이라는 딱지를 붙인 사람들도 그 사람들이에요.

이 사람들은 감자튀김 갖고도 시비를 걸어요. 과거에는 우지가 포함된 동물성 기름을 썼는데, 요즘에는 식물성 기름으로 바꿨어요. 다만 맥도날드 매장 매니저 출신인 한 아저씨의 말로는 “기름은 미국에서 직접 들여오는데 식물성하고 동물성이 섞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요. 매뉴얼에는 식물성을 쓰도록 돼 있지만, 하얗게 굳어서 오는 걸 보면 이상하대요. 하지만 식물성 기름도 ‘한번 더 거르면’ 고체상태의 쇼트닝이 된다는 게 업계 구매담당자들의 설명이에요. 식물성 기름을 섭씨 200도에서 수소화처리하면 고체상태의 포화지방산이 되거든요. 마가린이나 쇼트닝이 대부분 이 원리죠. 물론 이렇게 가공한 식물성 기름은 동물성 기름과 다를 바 없고 심지어 더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기름이 범벅됐다고 해도 감자튀김은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식물성 식품이잖아요. 어린이용 햄버거에 어디 야채가 들어 있나요? 양상추 한 조각 안 들어 있어요.

어떤 영양학자들은 소금도 문제라고 하죠. 햄버거에는 기본적으로 맛을 내기 위한 소금말고도, 각종 첨가물에 나트륨염이 들어가거든요. 그게 과잉됐다는 거예요.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나트륨이 많아지면 그나마 없는 칼륨을 더 없앤다는 거죠. 칼륨은 야채에 많이 들어 있거든요. 또 어릴 때부터 염분함량이 높은 음식을 자꾸 먹는 것은 고혈압성 식사습관의 원인이 된대요.

영양흡수를 방해하는 건 햄버거만이 아닌데, 왜 자꾸 우리 탓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햄버거랑 함께 먹는 콜라에는 인(P) 성분이 많아요. 이건 또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거든요. 대부분의 매장에서 콜라를 세트메뉴에 끼워넣잖아요. 싼값에 생색낼 수 있어서 요즘에는 리필까지 팍팍 시켜줘요. 어린이 건강보다 돈이 더 중요하니까요.

10초에 한 마리씩 소의 목을 딴대요


사진/ (이정용 기자)


그나저나 애들 살찌는 걸 왜 자꾸 햄버거 탓으로 돌리는지 모르겠어요. 증거있어요? 증거없어요. 각국에서 맥도날드 가게가 늘어나는 숫자에 정확하게 비례해 아이들의 비만율이 증가한다는 통계 외에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비만율도 점점 늘어나 초등학생은 35%가 비만위험에 처해 있대요. 하지만 비만의 원인에는 운동부족도 있는 거예요. 뭐라고요? 열량과잉의 직접적인 원인은 고지방 패스트푸드라고요?

여보세요. 학자들이 아무리 인공첨가물의 위해성이나 영양불균형을 떠들어대도 93년 미국을 발칵 뒤집은 것처럼 이름있는 햄버거에서 O-157균이 나오지 않는 이상 달라질 건 없어요. 아이들이 집단식중독에 걸려도 흐지부지 넘어가는 나라 아닙니까. 인공첨가물이나 영양불균형이 당장 사람을 알아눕게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세상에는 우리 편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대요. 30년 전 일본에 맥도날드를 들여온 한 괴짜갑부는 이런 말도 했잖아요. “우리도 햄버거 많이 먹으면 미국사람처럼 키가 크고 피부가 하얘지고 금발이 된다.” 바뀐 건 늘어난 허리둘레밖에 없지만, 아직도 이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그 꿈을 왜 짓밟으시는 건가요.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 어린이 4명 중 1명은 과다체중이나 비만상태에 있대요. 60∼70년대에 비해서 두배나 증가한 거죠. 1980년대 일본의 패스트푸드 판매량이 두배 이상 증가하니까 어린이 비만율도 두배 증가했죠. 중국에서는 맥도날드가 처음 문을 연 이래 10년간 10대 비만율이 3배나 증가했대요. 우리나라도 그렇고. 이러니 미국사람처럼 돼간다는 말은 일면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사실 제가 설명하기 난처한 것들도 있어요. 햄버거의 세계화가 병원균의 세계화도 가져온다고 도끼눈을 뜨고 우리를 볼 때죠. 그럴 때마다 움츠러들긴 해요. 다 고기 때문이에요. 힘있는 정육업체가 비육장을 만들어놓고 사료먹여 소 키우고, 또 자기들이 세운 도축장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소를 죽인 다음, 같은 맛을 내기 위해 특정부위를 갈고 뒤섞어 패티를 만들기 때문에 비육장 소 한 마리만 병에 걸려도 금방 그 병균이 쫙 퍼지게 된다는 말은 맞죠.

게다가 공정속도가 얼마나 빠른데요. 재료를 생산하는 과정도 패스트예요. 예를 들면 미국의 한 도축장에서 소의 목을 따는 사람은 10초에 한 마리씩 죽인대요. 안 그러면 라인이 돌아가지 않으니까 정신없이 소의 목만 따는 거죠. 내장 꺼내는 사람은 내장만 꺼내고 머리 자르는 사람은 머리만 자르고…. 끔찍하죠? 하지만 그 덕분에 하루에 5천마리씩 너끈히 해치울 수 있는 거잖아요.

물론 이런 다국적 정육업체가 시장을 독식한다고 불만이 심했지만, 지금은 그런 목소리 내는 사람이 거의 사라졌죠. 미국의 경우 도축업이 병균의 확산을 부채질하는 대신 가난한 멕시코계 이민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주잖아요. 착취라고요? 왜 자꾸 이야기를 옆길로 새게 하세요. 전세계적으로 도축장 종사자들의 산재율이나 사망률이 높은 게 왜 햄버거 탓이에요. 그 사람들 팔자지.

감자튀김에 시련이 닥친다나 어쩐다나


사진/ 왜 자꾸 시비만 걸려고 하세요? '다음을 지키는 엄마들의 모임'에 나오는 아줌마들, 유해농산물이나 가공식품 갖고 따지지 마세요.(이정용 기자)


그런 식으로 따지면 우리나라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생들의 처지는 어떤데요. 시간당 1700원에서 많으면 2천원 받아요. 비오는 날은 일하러 나왔다가 공치고 그냥 돌아가기도 해요. 기본 4시간은 일을 하는 게 원칙이지만 점장이나 매니저 마음이죠. 그뿐인 줄 아세요? 일하는 도중 기름에 데기도 하고 패티 뒤집개를 가는 기계에 발등이 찍히기도 해요. 그래도 보상을 못 받아요.

그러니 졸다가 플라스틱 물병을 기름통에 떨어뜨려도 그냥 넘어가고, 손님들이 몰려올 때는 패티 굽는 판을 깨끗이 닦아내지 못할 때도 많아요. 용기관리도 엉망이고요. 올해 2월에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내용 중에 맥도날드에서 구입한 콜라의 컵 안쪽에 벌레 죽은 것처럼 까만 이물질이 묻어 있는 일도 있었잖아요. 허덕대며 일에 쫓기는데 청결이나 안전 같은 거 생각할 겨를이 있겠어요? 불만있으면 제 고향 미국 본사의 높은 아저씨들에게 이야기하세요. 저임금에 비숙련 단순노동자를 양산하는 게 이쪽 업계의 전략이니까.

물론 바뀐 전략전술도 많아요. 우리나라에서는 다이옥신 같은 환경호르몬문제로 두들겨맞고서 기름은 재생해서 비누로 만들고, 컵도 재생종이로 만들어 나눠줘요. 빨대랑 컵뚜껑, 포장지들은 물론 음식찌꺼기랑 함께 그냥 버리죠. 사실 프렌치 프라이용 감자를 생산하려고 미국의 재배농장에서 얼마나 많은 화학비료를 사용하는데요. 맞춤한 모양의 감자가 아닌 것은 사료나 비료로 쓰여 지하수의 질소함유량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돼요. 용기랑 포장지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열대우림이 없어지는데요. 농산물 저가매입으로 가족농을 몽땅 도산시키는 건 또 어떻고요. 앗, 너무 많이 나갔네. 어쨌든 이런 큰 건들에 비하면 분리수거문제는 그야말로 새발의 피죠.

정작 더 큰 문제는 내년부터 감자튀김에 닥칠 거예요. 걘 요즘 전전긍긍해요. 올해 7월13일부터 가공식품에서도 유전자재조합식품(GMO) 표시제를 시행하잖아요. 일단 표시제를 시작한 게 콩, 옥수수, 콩나물인데. 콩은 패티에도 들어가고, 옥수수는 스위트콘이다 뭐다 해서 아주 직접적이죠. 하지만 휴게음식업으로 묶여 있는 패스트푸드업체는 이번 표시제 의무에서 빠지게 됐어요. 햄버거는 가공식품이 아니라 밥집에서 파는 반찬처럼 대접받은 거죠. 재료를 납품하는 회사는 표시해야 하지만 그걸 용기에 담거나 조합해내는 매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유전자조작 위험을 알리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된 거죠. 하지만 내년 3월부터 GMO 표시제를 시작하는 감자는 사정이 달라요. 기름에 튀기기만 하면 되는 상태의 냉동감자를 미국에서 전량수입하기 때문에 유전자조작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업계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을걸요. 지난해 환경운동연합이 ‘GMO-free 선언’, 즉 유전자조작식품을 재료로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했을 때 KFC만 빼고 모두들 “정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버텼잖아요. 지난 봄 스타링크 옥수수파동 때처럼, 유전자조작된 농산물을 먹을거리용으로 가공해도 회사는 욕을 먹지만 그게 어떤 상품에 어떻게 쓰였는지 소비자들은 잘 모르니까요. 감자튀김은 “버티면 되지 않을까” 장담하는데 내심 불안한 모양이에요.

짧고 굵게 살고 싶으세요?

가게에서 과자 한 봉지 사도 겉봉에 성분분석 같은 표시가 적혀 있는데, 왜 여태 햄버거는 그런 걸 하지 않았냐고요? 아이 참, 우리는 특별한 존재라니까요. 국경없이 세계시민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잖아요. 동·서독 장벽이 무너졌을 때 옛날 동독 땅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회사도 우리 업계의 큰형님인 맥도날드랍니다.

햄버거 하나 먹을 때 이런 걸 모두 생각한다면 피곤해서 못 살아요. 그냥 드세요. 해피밀을 사면 장난감도 주잖아요. 그거 손해보는 장사에요. 다 아이들 행복하라고 하는 거죠. 특히 3∼5살 때 입맛이 길들여지면 영원토록 우리와 ‘해피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답니다. 어쨌든 짧고 굵게 살려면 저 많이 드세요. 아니면 저를 씹지 말거나. 먹으려거든 욕하지도 말아달라는 말씀이에요!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