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를 관람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청룽(성룡)이 영화관람 후 눈물을 흘렸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오후 2시 서울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에서 강제규 감독과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위원장, 6.25 참전용사등과 함께 영문 자막 처리된 영화를 관람한 청룽은 인근 자신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인 '재키스 키친'에서 기자 간담회를 나눴다.

청룽은 '태극기…'의 관람한 소감이 어떠냐는 기자들에 첫 질문에 "매우 훌륭하고 감동이 물 밀듯이 밀려왔다"며 "한국의 문화와 더불어 전쟁의 전후를 돌아 볼 수 있었어 매우 좋은 영화"라고 영화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어떤 장면에 제일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전쟁의 참혹성을 일깨워 주는 장면이 많아 참 인상 깊었다."며 "그 중 형(장동건)이 준 볼펜을 발견하는 장면과 진석(원빈)이 만들어준 구두를 쓰다듬는 대목이 너무나 섬세해 전달해 눈물을 흘렸다"고 감동스럽다는 말을 연신 내뿜었다.

청룽은 또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젊은 원빈의 연기가 좋았으며 장동건을 비롯해 조연들의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강제규 감독의 캐스팅 능력에 많이 놀랬다"고 말했다.

청룽의 이번 방문은 강감독의 개인적인 친분도 있지만 최근 중국과 홍콩에 불고 있는 한국영화 열풍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세계를 여행하다, 홍콩으로 돌아와보니 TV, 신문 라디오는 한국 영화. 드라마, 연예인들 이야기였다"며. "상황이 이쯤 되니 꼭 한국으로 와 봐야겠다는 욕심이 가득해지더라"고 말해, 최근 아시아 권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의 규모를 짐작케 했다.

청룽은 이번 '태극기… ' 관람 외에도 '쉬리', '집으로' 드라마 '상도'를 관람했으며 이와 관련해 한국영화 신드롬에 대해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 감독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한국영화 열풍과 관련해 '태극기…'의 헐리우드 진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태극기가 중국, 홍콩을 비롯해 아시아권에서의 흥행은 확실하지만 헐리우드 진출은 아직 힘들다"며 자신의 의견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미국인들은 소수 마니아들을 제외하고 더빙(자막처리)으로 된 영화는 싫어한다"며 아시아권에 대한 편견은 아직 높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자신의 헐리우드 진출에 대해서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며 한국영화의 헐리우드 진출에 비관적이지만 솔직하게 기자들에게 답했다.

한편 기자회견 도중 청룽은 문화와 영화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을 자주 피력해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기자 회견 중간 마다 중국, 한국, 일본이 힘을 합쳐 헐리우드 영화를 넘어서야 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청룽은 "요즘 아이들이 피자, 맥도날드, 코카콜라에 길들여져 있어 김치나 만두는 잘 먹지 않는다. "며 "미국 문화는 받아들여야 되지만 우리의 것은 지킬 필요가 있다"고 영화와 문화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헐리우드 문화에 익숙해져 자칫 자국의 문화 정체성을 잃어갈 수 있어 아시아를 교류를 통해 미국 문화에 대항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를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청룽은 충북대 6.25 유해발굴단에게 전해달라며 강제규 감독에게 금일봉을 전달했다. <관련 사진 있음>

최재영기자 wolfcho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