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 먼발치에서 글구경만 하다가 진로에 관해 고민이 있어서
이렇게 긴 글을 올립니다(너무 길이서 죄송해요.. ㅠ.ㅠ)

저는 중학교 때 머리가 썩 좋은 편도 아니었고 노력도 안 해서
67%로 실업계에 갔습니다
제가 간 실업계에 총 전자, 전기, 컴퓨터과가 있었고
1학년때는 모든 전공을 골고루 배우고 2학년때 성적순으로 과가 나뉩니다

1학년 중간고사..
전교2등을 했습니다(자랑은 아니구요 --;; 학교애들이 올래 공부를 안 합니다 --;;)
정말 감격이었고 고물컴퓨터를 새 컴퓨터로 바꾸는 계기도 되었죠
또 선생님에 눈에 띄어서 운이 좋게 1학년 때 컴퓨터기능반(교외 대회에 나가고 동아리 비슷합니다)에 뽑혔습니다
그전까지 꿈도 없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방황하던 인생이 그나마 지탱되었던 순간이죠

기능반에서 대회에 출전하는 기회도 많았고 상도 타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제가 기능반에 1학년 1학기쯤에 뽑혔는데요
기능반에 있을때가 참 많습니다
대회 몇 달전부터 수업을 빠지고 학교컴퓨터정비, 선생님 일 도와드릴때 빠지고
방학때는 기능반에 매일 나가야하고(주말이나 공휴일도 나갔어요 ㅠ.ㅠ)
1학년때는 수업에 빠진 날은 적었지만 2학년, 3학년 때부터 수업을 와장창 빠졌습니다
(수업에 들어간 날보다 빠진 날이 훨씬 더 많아요 -.-;;)
이렇게 수업을 많이 빠져서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였습니다....
주로 영화... 애니... 게임을 한 적이 많았죠
(분위기도 그러했고 그땐 제 의지도 --;;)

그런 상황에서 성적은 쭉쭉 떨어졌고 상하관계가 엄격한 기능반 생활속에서
점차 신경질적이 되고 수동적으로만 살았습니다
또 그당시 사춘기(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삶 --;)까지 겹쳐서 인간관계도 다 귀찮고
기능반안에서 다른 친구들과 갈등도 많았고 매일 사소한 고민만 하며 살았습니다

다행히 3학년때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돌아보니 참 문제더군요
대학, 친구관계, 내 자신 등등~
일단 대학은 생각할수록 저에게 절망만 안겨줬습니다
공부 좀 할걸, 짐까지 왜 일케 살았나.. 이런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죠

친구에 경우도 수업에 안 들어가니 친한반친구도 없었고 기능반친구들은 갈등도 많고
수동적으로만 만났구요
결론적으로 아직까지 친한 고등학교 친구가 없다는게 콤플렉스로 남아있죠
또 그것과 맞불린 많은 문제들~
(내 성격이 이상한걸까?? --;;
나는 왜케 사교성이 부족하지?? --;;
초 + 중 + 고 = 12년 동안 배운게 머냐?? --; 등등~~~~~ ㅠ.ㅠ
)

일단 대학은 수시 때문에 희망이 보였습니다
1차때 조선대를 넣었다가 면접을 배려서 실패했습니다
2차때는 특기자에 기회가 더 많더군요
단국대(설캠)도 넣었고 조선대도 넣었습니다
단국대에 1차는 붙었지만 면접에 안 갔습니다
면접도 문제거니와 구술고사가 있었는데
수학, 과학을 보더군요
정말 큰 좌절을 맛 보았습니다
내 실력은 이것밖에 안 되는 구나...
다행히 조선대는 붙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서울을 가고 싶어했습니다
그때 무의식에서 독립을 꿈꾸고 있었고 주위생활이나 변화하기 위해서
큰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서울을 갈 방법을 찾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정보도 무진장 찾았고 하나의 빛을 보았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룰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바로 학점은행제(자격증으로 4년제졸업장..)를 통해서 학위를 주는 전문학교였습니다
비록 캠퍼스도 없고 주위 평판도 안 좋지만
제가 실업계 다니면서 자격증도 있고 대회상장으로 산업기사 자격도 되어서
1년~1년6개월만에 4년제 졸업장을 따고 군대에 가서 새로 시작하자는게
저의 목표이자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게임제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게임프로그래밍과에 갔습니다

오티도 가서 처음엔 서먹했지만 개강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열정은 가진 친구, 형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3개월정도 다니면서 이렇게 공부해서는 절대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프로그래밍은 되지만 정작 속담으로 표현하자면
빛 좋은 개살구였습니다
이따구로 해서 절대 성공은커녕 실패만 맛볼게 분명했죠

실업계를 나와서 수학도 못했고 과학(물리쪽..)도 못했고 영어도 못했고
못하는게 너무 많았습니다
프로그래밍은 나중에 다시 배워도 되지만 수학, 과학, 영어는 지금도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왕 공부할거 수능 한번 쳐보자는 생각으로 자퇴를 했습니다
(아직 학기초라서 휴학이 안 되더라구요)

집에 이렇게 폭탄선언을 하고 재수를 한 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그당시 5월쯤 됬을겁니다)

재수 한다고 말하면서
기초가 없으니 1년 6개월동안 수능공부를 하면서 남부럽지않은 대학에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기초도 없으면서 6개월동안 수능공부해서 in서울 하는건 욕심이잖아요..)

집에서는 허락하셨고 기회는 딱 2년이라고 못 박아주셨습니다
2년의 기한을 넘어서 대학에 가려면 집안에서는 지원을 안 해주신다고 하셨죠

자퇴후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집안에 장남이고 시가쪽에 남자는 저와 이제 초등학생인 사촌동생뿐이고
10년내에 결혼을 해서 한 가족의 가장도 되어야하고..
저는 성공을 꿈꾸고 있었죠

그렇게 이상을 원하면서 현실과 너무 멀어져버린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목표(게임산업에 뛰어들려는 목표)를 잃어버리면 쓰러져버릴것같기에
막연하게 게임산업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게임 만드는 것과 즐기는 것은 다르지만 그래도 게임에 대한 열정과
주관이 있어야되잖아요
(코딩하는 것은 재미있지만 그것은 게임에 대한 열정이라고 하기엔 힘들겠죠..)
하지만 저에게 그런 게 없었습니다

요새 많이 고민합니다
인터넷사이트를 봐도 게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들이 많다는걸 느낍니다
그걸 보면 저는 고개를 숙이게 되고 이 길은 내가 갈길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죠

한없이 방황하고 목표가 흐릴해질것같은 저에게 조언 부탁드리구요
스크롤의 압박이 대단한 긴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구 내일하루 활기차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