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보니 왠지 기획물처럼 되어버린 글이지만..
아무튼 계속 써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OS의 지속력 혹은 생명력'이란 부분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컨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보안성, 안정성이나 레거시 지원, 폭넓은 범용성도 중요합니다..
아무튼, '컨텐츠'를 중심으로 안드로이드OS에 대해 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일단, 우리가 컴퓨터를 켜고 하는 일을 생각해봅시다.
문서를 작성하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합니다.
그러니까 문서, 영화, 게임 같은 것들이 컨텐츠인데,
이러한 컨텐츠를 만들고 돌리기 위해, '프로그램/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하고,
그 프로그램들은 OS위에서 실행이 됩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커널과 OS는 길이고,
프로그램은 자동차, 그리고 컨텐츠는 목적지랄까?
게임안의 내용(컨텐츠=목적지)을 즐기기 위해, 게임이란 프로그램(=자동차)을 사용하고, 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해 OS+커널(=길)이 필요한거죠.
영화를 보는것도 마찬가지,
'반지의 제왕'을 볼때, x86기반의 윈도우 데스크탑에서 팟플레이어를 이용해서 보든,
ARM기반의 넥서스7에서 MX플레이어를 이용해서 보든,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이지만, 다른 도구를 이용해서 보는거죠..
탈것으로 비유해보자면, 부산에서 서울을 가는데, 고속도로로 자동차를 타고 가든,
하늘길로 비행기를 타고 가든, 기찻길로 기차를 타고가든 어쨌든 목적지에는 도착하는거죠..
하지만,
여기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탈것 비유에서는 '도착하는 속도'일 것이고,
IT컨텐츠에서는 영상의 '크기'라든지, 게임의 '비주얼 퀄리티'라든지, 소프트웨어 계산 '속도'의 차이가 난다는거죠.
아이폰의 전세계적인 '붐'을 일으켰던 아이폰3G(S)도 320x480이라는, 지금 기준으론 조악한 해상도였습니다.
720/1080p급 HD영상이 대세였던 시대에 말이죠..
뭐.... 불과 몇년만에 ARM코어가 급성장 해서, 이제는 HD급의 영상을 보는데도,
ARM+안드로이드OS 조합만 있으면 되긴하죠.
하지만 게임분야는 여전히 ARM+안드로이드OS와 x86/x64+윈도우OS의 차이는 굉장히 큽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고퀄리티 비주얼의 실시간 3D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x86/x64+윈도우OS 조합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특정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서 CPU아키텍처와 OS를 선택하는 것이죠. (비슷한 예로, PS4독점작을 위해 PS4를 구입하는 것)
탈것에 비유해보자면, 5톤짜리 짐을 싣고 시골 구석에 가려한다면, (고퀄리티 비주얼 3D게임)
5톤 트럭(게임 프로그램)에 고속도로+시골길(윈도우OS)을 타고 가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거죠.
하지만, 안드로이드OS도 이제는 굉장한 양의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 PC에서는 접근하기 힘든 e-Book시장도 섭렵했고, (원화결제를 가능하게 한건 아이튠즈보다 빠르죠)
안드로이드OS 고유의 컨텐츠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구글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안드로이드OS가 손바닥 위를 떠나서 책상위로 올라오느냐 마느냐 하는거죠.
구글의 역량이라면,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구글 DOCS'를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수도 있고,
안드로이드OS를 데스크탑용으로 개조해서 HTPC(홈시어터PC) 시장을 넘볼수도 있으니까요.
'구글TV'나 '크롬캐스트'를 보고 있노라면, 구글도 HTPC시장 진출에 대한 생각이 전혀없는건 아닐거거든요..
아니면, 구글은 때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안드로이드OS의 지배력이 좀 더 넓어졌을 때에야 윈도우OS를 위협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지도..
모바일계에서는 왕좌를 차지하고 있지만, 데스크탑 시장이란 성벽은 여전히 난공불락이니까요.
물론 데스크탑 시장도, 애플과 리눅스OS의 선전, 그리고 마소의 계속되는 삽질(특히 윈8)로 인해,
윈도우 독주체재가 조금씩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그리고 윈도우OS는 어쩌다보니, 유일하게 돈받고 파는 상용OS가 되어버리기도 했고요..
이러한 움직임은, PC기반 '게임'분야에선 최대의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는 스팀의 행보를 보면 될것 같습니다.
'게임'이란 컨텐츠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스팀은 자기가 만드는 스팀OS에서 돌아가는 게임을 유통해도 충분히 돈이 될것이라 생각했기때문에,
스팀OS니 스팀박스하는걸 구상하고 있는거죠..
모르죠...
아무도 모르는 구글의 어느 지하 연구소에서,
윈도우OS에 버금가는 데스크탑용 안드로이드OS를 이미 시험하고 있을지..
요약하자면,
지금 시점에서 보면, 안드로이드OS 자체적으로 충분한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기때문에,
데스크탑OS 진출도 충분히 노릴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구글은 윈도우를 여전히 견제하고 있는 것 같다..
정도로 되겠습니다.
첨언하자면,
앞으로 웹서비스(금융/쇼핑)업체나 게임업계가 윈도우OS에서만 실행되는 것들,
예를들면 액티브엑스/다이렉트X 같은 걸 벗어나려 한다면, (대안은 항상 있었죠)
언젠가는 OS선택도 마치 취향에 따라 웹브라우저나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고르듯,
그저 선택 옵션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키보드랑 마우스만 제대로 지원이 된다면 현재도 안드로이드로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긴 합니다.
다만 구글 쪽에서 아직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건지, 스마트 디바이스의 방향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건지 사용자의 직접적인 손발이 되어주는 이런 기기에 대해서는 큰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는 게 참 아쉽네요.
안드로이드용 키보드 하나 구매해볼까 하려다가 가격 보고 바로 포기했습니다.
블루투스 키보드/마우스도 저렴한게 있긴있습니다만.. 제품군이 다양하진 않기때문에 많이 아쉽죠.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블루투스의 라이센스 비용 자체는 없는데, 블루투스 인증을 위해서는 인증 절차를 밟아야하는데,
이게 좀 비용이 들기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덤비지 않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역시나 수요가 별로 없으니 공급도 많이 없는것이겠죠..
특히나 로지텍 제품들은 '악'소리 날정도로 날강도스러운 가격을 자랑하죠.. (그저 블루투스칩이랑 배터리 비용때문에 비싼건 아닐겁니다)
그래도 '제일 싼거!' 기준으로 각각 구입한다면 4만원 안쪽으로 구성할수는 있습니다.. (삼성 마우스랑 스카이디지탈 미니 키보드)
그리고 오피스용 PC에서 중요한 부분인, '출력'문제도 간과할수없는데..
WiFi와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프린터가 많지는 않기때문에,
'문서제작'은 어떻게 한다해도 출력에서 굉장히 큰 애로사항이 생길수 있다는것도 아직 넘어가야할 큰 산입니다.
[업데이트]
어제 IT관련 뉴스를 뒤적거리다보니,
마이크로 소프트가 윈도우RT(ARM에서 돌아가는 버전) 무료화를 검토중이라는 뉴스를 봤는데요..
그 뉴스의 핵심은 이랬습니다.
'안드로이드OS 자체는 무료이지만, 마소가 갖고 있는 특허 때문에 안드로이드OS를 얹어서 기계를 파는 제조사는 마소에 돈을 준다.
하지만 특허 때문에 걸리는게 없는 마소가 윈도우RT를 무료로 풀면 진짜로 '공짜OS'가 탄생하는 셈이 되니,
제조사는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
라는 것입니다.
단, 여기선 윈도우폰OS와 윈도우RT와의 명확한 구분은 없긴했으니 경우에 따라선 타블렛 한정일수도 있습니다.
근데, 만약 그렇게 된다해도, 컨텐츠에서부터 우위를 빼앗긴 마소가 OS의 무료화로 그걸 되찾을수 있겠느냐는 거죠..
물론 낙관적으로 보자면,
제조사, 적어도 타블렛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윈도우RT를 적용해서,
윈도우마켓이 풍부해질수도 있겠죠..
하지만, 만약 마소가 무료로 풀게되어서 여러 제조사가 윈도우RT를 스맛폰이나 타블렛에 넣는다해도,
OS튜닝에 관한 권한을 마소가 전부 갖고 있는 상황에서, 안드로이드OS를 얹은 제품처럼 다양한(혹은 파편화된) 하드웨어 사양을 맞춰줄수 있느냐가 또 문제죠.
역시나 쉽게 결론내릴수 있는 문제는 아닐듯합니다.
혹은 몇몇 용감한 제조사는 OS가 없는 스마트폰을 내놓을지도 모르죠..
그럼 OS에 대한 라이센스 부담도 없고, 소프트웨어적인 지원도 안해줘도 되니까요..
실제로 커스텀롬을 얹어서 일반폰처럼 사용하는 사람도 많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