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항님 블로그에서..
http://gyuhang.net/archives/2006/05/#000852


능력과 노력?

봉건사회는 인생이 신분에 의해, 말하자면 아비가 누구인가에 의해 정해지는 사회였다.
제 아무리 무능하고 되어먹지 못한 놈도 아버지가 귀한 몸이면 귀한 몸이 되는 사회였다.
부르주아들은 그런 사회에 맞서 ‘능력과 노력으로 인생을 결정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능력과 노력에 의한 차이’를 말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기계적으로 평등한 사회는 가능하지 않고 바르지도 않다.
능력과 노력에 의한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차이가 수천수만 배가 넘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능력과 노력의 차이라 할 수 없다.
설사 그것이 합법적이라 해도 비인간적이며 비윤리적이다.
그런 사회는 부서져야 한다.
제아무리 능력 없는 사람도 정직하게 일한다면 최소한의 인간적 품위는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사람의 능력은 달라도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