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반에 GPU제조사인 AMD는 자사의 칩을 달고나온 VGA카드의 판매 촉진을 위해서,

네버세틀이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네버세틀이라는 것은 일종의 닉네임으로서, 성능개선을 대폭적으로 이룬 VGA드라이버의 이명입니다.

의역을 하자면, 지금의 성능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드라이버를 통해 하드웨어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의미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라데온 7k시리즈에서는 제법 성능향상이 있어서, VGA카드의 등급을 전반적으로 0.5등급쯤 높혔다는 말이 있을정도 였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획기적인(?) 향상과 함께,

AMD는 회심의 카드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게임 번들 제공 프로모션!

이 프로모션이 반응이 좋아서, AMD는 네버세틀; 리로디드라는 이름으로 프로모션을 연장합니다.


그냥저냥한 게임이 아니고, 크라이시스, 바이오쇼크, 툼레이더 같이 '명작'반열에 오를만한 게임들을 '출시일'에 맞춰서 번들을 제공했으며,

꺼져가는 등불이었던 라데온 7k시리즈를 다시 부활시키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물론 가격인하+좋아진 드라이버 역할도 컸지만)

이러한 흥행으로 인해, 지금은 게임 번들 코드가 거의 다 소진되었다고 합니다.

아직 AMD에서 본격적으로 다음 GPU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AMD와 VGA카드 제조사들의 재고 소진은 더 쉬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7k시리즈 한정)


혹시, 예전에 게임잡지의 게임 번들 제공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게임잡지들이 경쟁적으로 번들게임을 제공함으로써, 잡지 판매부수를 높이려고 치킨게임을 했던 적이 있죠..

결국엔, 인터넷 웹진의 활성화와 맞물려서 제법 탄탄했던 게임잡지들도 폐간되어버렸던 그 사건.


이번에 네버세틀 프로모션으로 제법 쏠쏠한 재미를 봤던 AMD는, 앞을도 게임 번들 제공 프모로션을 이어나갈거라는 자세를 내비췄습니다.

GPU뿐만 아니라, APU에서도 게임을 제공했던(심시티5) 적이 있으니,

앞으로 나올 GPU와 APU에서도 역시나 흥행이 유력한 PC게임들을 번들로 제공할 것입니다.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경쟁사인 엔비디아도 뭔가 자극을 받아서 치킨게임으로 응수를 하면 어쩌나.. 하고.

하지만, 최근 AMD의 행보를 보면, 그 나름대로는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 '출혈'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그 믿는 구석이란, 차세대 게임 콘솔인 플스4와 엑박원에 모두 AMD의 APU가 들어간다는것.

콘솔의 세대교체 주기를 대략 5년으로 잡던데 앞으로 5년뒤, 아니, 차세대 콘솔 발매가 2014년은 되어할테니,

앞으로 6년뒤인 2019년까진 플스4와 엑박원이 (조금씩 업그레이드는 되겠지만)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고,

그때까지 AMD가 망하지 않는다면, AMD와 콘솔 게임 개발/유통업체는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플스4나 엑박원에서 출시할 게임을 만든다면, 어쩔수없이 AMD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아야할테고,

그러다보면, PC로도 나오는 멀티플랫폼 게임의 경우는, AMD최적화 게임도 많아질테고,

번들 프로모션도 더 저렴(?)하게 계약할 수 있을테고요.. (아마도)


그리고, 엔비디아는 요새 PC나 게임콘솔쪽보다는, 모바일 시장쪽에 굉장한 투자를 하고 있기때문에,

AMD로서는 PC게임 시장 경쟁에서 빈집털이에 가까운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의 성공으로 더 위세가 높아졌습니다.


이렇게되면, 그동안 엔비디아가 게임시장에서 잘 쌓아놨던 공든탑에 야금야금 금이 가서, (바이오쇼크 같은 경우에, 1편은 엔비디아 로고가 찍혔지만, 인피티니에서는 AMD 프로모션!)

결국엔 게임계에서 AMD가 대세가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안좋다는건 아니고..)


요약하자면,

게임계에서 군림하던 엔비디아가 최근에 모바일 시장에 신경쓰는 와중에,

AMD는 차근차근 엔비디아의 지분을 뺏더니, 최근의 네버세틀 프로모션으로 대박을 치고,

차세대 게임콘솔에서 승기를 잡았기때문에, 앞으로 몇년동안은 많은 게임에서 AMD 로고를 볼 수 있을테고,

게임 제공 번들 프로모션도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뭐..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쪽이든 고마울 따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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