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이규호란 놈이랑 싸웠습니다.
아니, 일방적으로 맞은셈이 되겠군요.
(단소를 새로 사서 물그럼히 단소 교본을 보고 있는데 주먹질을 했으니까요.)

제 자리가 벽 기둥에 가까이 붙은 자리인지라, 선빵 먼저 얼굴에 맞으니
고개가 돌아가서 앞을 볼수 없겠더라구요.

그때부터 그놈이 실컷 난타를 하는데, 앞은 안보이고 옆 책상에 걸려 넘어져서...
아무튼 실컷 뚜드려 맞았습니다. 변변한 반격도 못해보고 말이죠.

애들이 말리긴 했는데 제가 벌써 10대는 더 맞았더라구요.


이유는 제가 자기 의자를 가져갔으니 어여 돌려놓으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니가 감히 내 의자를"이라는 식이였고, 없으니까 제 의자라도 가서 빼다 쓰겠다는
태도였죠.

그날 전 행사때 제가 행사차 의자가 좀 필요해서 우리반 애들것 몇개를 빼다 썼습니다.
물론 그놈자리에 있는걸 쓴건 아니죠.

그렇게 한 두어개 정도 가져갔을려나? 아무튼 행사 끝나고 다시 가져와 원위치 시켜놓았죠.
그리고 다음날, 와보니 의자가 몇개 없다는겁니다. 그러면서 다짜고짜 그놈이 저한테 오면서
의자내놓으라고 하면서 제 바로 옆자리 책상위로 올라앉더니 절대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겁니다.

그래서 나도모른다. 원위치 시켜놨는데 내가 낸들 어떻게 아느냐... 그렇게 말하니까 이놈이
갑자기 욕을 섞어가면서 아주 오만한 태도로

"나한테 한번이상 말하게 하지 말랬다"

라고 하면서 아주 한대 칠 기세를 부리더라구요. 하긴 그놈 아버지가 의사입니다.
돈도 많겠다 반에서 키도 크고 (180 넘습니다) 공부도 잘하니 공부 잘 못하고 지보다 키작고 돈도
별로 없어보이는 제가 얕보였나봅니다. , 아니 얕보였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제가 황당함을 참고

"의자는 학교 뒤 가사실에서 가지고 오면 되지 않느냐"

하고 점잖게 타일렀지요. 그러고 전 단소 교본책을 물그럼히 들여다 보고 있는 찰나
갑자기 주먹이 나가더군요. 그놈은 책상 위에 앉아있었고, 저는 의자에 앉아있었으니
맞자마자 바로 벽에 붙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반격을 하고 그렇게 몇번 주먹질이 오갔는데
어느때인가 제가 고개가 돌아가니 그때부턴 일방적으로 맞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옆으로 좀 빠지려고 할때, 바로 옆 책상에 걸려서 콰당하고 넘어지고 그놈은 절 밟고..
뭐 그랬습니다.


아무튼 머리만 때리고 밟았습니다. 그 당시엔 괜찮았는데, 지금은 눈 위가 푸르팅팅 해지고
이빨 쪽 나가고(시멘트벽에 곡괭이질 몇번 한것같이 이 겉면이 오돌토돌하게 돼었습니다)
귀 찢어지고 그랬습니다..

솔직히 지금 이 글 쓰고 있는 저도 그리 유쾌하진 않습니다. 자랑거리로 삼아서 올릴만한 글도
아니구요. 오히려 한글자 쓰면 쓸때마다 울분이 터지고 열이올라서, 당장이라도 그놈을 가지고...

...후우...

아무튼 제가 원망스럽군요. 얼마나 얕보였길래 이런 미친개한테도 물리고..
하지만 지금 저는 아픈것보다 더 아픈것이 주위 친구들이 저를 어떻게 볼까 하는것입니다.
싸움은 말렸기에 승부는 안났지만 맞은걸로 봐도 그놈은 이겼다고 볼수 있고 전 졌다고 볼수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더 증명해주는것이,그놈 말릴때 반장이 한말이 "애 잡겠다."라면서 말렸습니다.
그렇게 맞는걸 애들한테 보여주니 이제 제 자존심은 구겨질대로 구겨졌습니다.


요새 애들은 참는걸 참는걸로 안보더군요. 다만 자기한테 쫄고 있다고 보이나 봅니다.
저는 정말 줄곳 참았습니다.

예....참았지요.. 그런데 참는것도 한계가 있더라구요..

아무튼 미친개한테 먼저 물리니, 어쩔수없이 싸웠습니다. 이젠 오만한놈이라고 생각하고 상대도 안할
렵니다.

치료비는 당연히 물것이구요.(이빨이 나갔거 잇몸이 시큰거리니) 만약 안준다고 뻐기면 내일 등교해서
저랑 똑같은, 아니 더 험한꼴을 만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아무튼 싸움엔 무능력하게 되버린 제 자신이 슬슬 미워집니다.
이글 쓰는것도, 맞은거 설명하는것도 오히려 그놈 공적을 키워주는것 같아서 내키지도 않구요.

다만, 제가 싸움을 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을 칠거면 차라리 몽둥이로 후려쳐서 죽이는것과 주먹으로 쳐서 죽이는것 이 둘중 어느것이
사람죽이기 더 손쉽겠습니까?

진짜 죽인다 살린다 뒈진다 어쩌고 할바에는 차라리 주먹질할 싸움기술 익히는것보다 그냥 몽둥이로
가져다 후려치는것이 뭐가 다릅니까.....




후우 아무튼 쓰잘데기 없는 글 남겨보았습니다.
제가 맞고 오니 어머니가 펄펄 뛰십니다. 가옆은 우리엄마...

아무튼 한국 최고의 시나리오겸 일러스트레이터로 성공해서..
그딴 의사아들놈하곤 비교도 안돼는 놈이 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놈한테 맞은 다음에 잠을 자려니까 머리 전면이 아퍼서 면상만 땅에 지긋이 깔고 그렇게 잤을때...
화가나서 왜 사람이 독하게 마음을 먹는지...  이제야 감이 옵니다..



p.s 제 친구들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 그놈을 미친놈으로 생각합니다. (진짜 어처구니없이 이유가 황당하니까요.)
.........이참에 이놈을 합성으로 Dcinside힛겔에 올려놔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