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베타와 상용화를 거쳐 르 노와르가 나왔을 때 딱 르노까지만 입어보고 그라를 그만뒀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일이 바빠지면서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당시로는 당원들과의 친목질 이외에는 이렇다 할 만한 컨텐츠 부재가 컸습니다. 그것도 매우 많이요...

지금은 월드 PvP 라고 와우의 전장 방식처럼(비교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것을 예제로 든 것 뿐이예요.) 일정 시간마다 열리는 PvP 대회와 PvP에서만 승급이 가능한 계급 체계도 있고 그렇지만...

당시에는 컨텐츠가 고생 끝에 업데이트 되면 1달이 채 못 되서 쓱싹해버리는 유저들 때문에 개발진들과 유저의 알력이 꽤나 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각설하고, 그렇게 그라를 접은 지도 어언 2년 정도가 되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6월 1일 부로 지인의 꼬임에 넘어가(?) 그라를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김학규라는 사람이 좋아서 레임에 계속 오는 것이 됐지만, 가입 초기에만 하더라도 그라에 대한 굉장한 애착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라를 접고서 레임도 안 할거라 생각했으면서도, 한동안은 미련이 남아서 계속 왔으니까요.

그렇게 그라를 시작하고, 확실히 시간이 흐를 수록 각종 미션에 대한 공략법이나 레벨업 루트가 정립되서 그런지 레벨업 하나는 확실하게 쉬웠습니다. 기존에 남아있던 50레벨 중반 캐릭터 3개로 시작해서 지인의 게헤나 대교 쫄과 자캥 잊던 플레이로 약 3일 정도가 걸려 100레벨 달성을... 이후 베테랑으로 승급한 이후에는 그라를 플레이 못했던 기간까지 합해서 약 15일 정도 만에 베테랑 10레벨까지 찍은 후 익스퍼트로 각성을 했습니다.


물론 이 레벨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매일 밤 9시 3~40분 정도에 받을 수 있는 고대의 버프와 매주 일요일 마다 열리는 물자보급전 2배 경치 타임, 개척 퀘스트로 받은 교범들과 고급 홈 프리미엄으로 받은 40% 경험치 증가가 있었기에 가능했었습니다.

아무튼... 익스퍼트 이전까지는 그라의 제2화폐인 Feso(페소)가 별로 쓰이지 않았는데, 익스 각성 후부터는 아주 미친 듯이 쓰입니다. 마치 밑빠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기분...?

일단 이 페소의 경우 쓰임새는... 1만발 짜리 휴대용 탄환이나 소모품류(ex: 사이킥 스피어나 고대 별의 오브 같은 스킬 촉매제들)의 구입과 펫 먹이, 그리고 격투가 클래스 캐릭터들의 익스 스탠스인 무경오서 - 마샬아츠와 게임 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아이템들(셀바의 장갑 레시피)과 레어 아이템(펫 상자)들 그리고 창고슬롯 증가 같은 유료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페소를 얻으려면 개당 330원 짜리 캐시 아이템인 레티샤의 상자를 열어서 성장석과 월장석 등을 얻어서 팔거나 아니면 사람들에게 비스로 환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CM들이 방송하는 라디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미션 등을 수행하면 성장석 등을 주기도 하며, 이벤트로 얻는 방법 이외에는 저것들이 통상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 페소가 익스 후부터는 아주 포풍같이 쓰이게 됩니다. 당장 익스 스탠스북만 보더라도 성장석 3개에 별자리 증표(스탠스 북마다 요구하는 별자리 증표가 다릅니다.)를 요구합니다. 별자리 증표의 경우,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갈자리 증표와 물고기 자리 증표를 제외하면 다른 것들은 싼데... 문제는 성장석 입니다. 페소샵에서 성장석 1개에 10만 페소씩 총 30만 페소 = 비스로 3천만 비스가 소모되기 때문이지요.

하나의 스탠스 당 성장석이 3개가 들어가니 3개 캐릭터 모두면 총 9십만 페소로, 총 9천만 비스가 소모됩니다. 고던이나 잊던(고대의 지역, 고대의 은신처, 잊혀진 지역) 잠킵 8시간 기준으로 약 4~500만 비스가 벌리니... 1억이라는 돈을 모으려면 익스가 되서도 사실 상 힘든 것이 정설입니다.


무엇보다 자캥 잊던까지는 난이도가 낮으니 개척템으로도 쓱싹이 가능하지만, 베테랑부터의 열렙 장소인 해골의 둥지 고던에서 빠르게 사냥하려면 최소 92엘템이나 100템 좋은 옵션은 맞춰야만 가능합니다. 92엘템이나 100템 옵션 좋은 것을 사려면 이것 역시도 몇 천은 우습게 깨지니... 그야말로 난감 그 자체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아직도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광물팔이로 돈버는 것도 지겹고 힘들다는 것이 또 하나의 문제점이지요. 차라리 테스트 서버처럼 광물을 페소로 환전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환전 액수는 테섭보다 적게 해야겠지만요.

페소로 유료 아이템이나 게임 내 필요한 아이템들을 구매하는 것에는 별 이의가 없습니다. 다만... 페소의 벌이가 지금처럼 꽉 막혀있는 것만은 개선되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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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군수무역자 루즈베라트 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대신 아프게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