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여의도를 다녀오는 도중. G20행렬 (의전차량2대 + 경찰10대)에 우회전 제지를 당했습니다.
선도 사이드카가, 맨앞에 있는 저에게 우회전 금지를 시키고 지나가는데
줄줄히 지나가는 의전차량과 경찰차량에 아무 불만없이 서 있었지요. 사이 끼는게 더 어색할테니..
서울교인가 어디쯤이었던거 같은데..

G20에 관련된 시민불편으로 말이 참 많이 오갑니다.

제가 생각해보더라도 나랏일에 시민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닌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사람의 가치를 잴 수 없는이상 그 불편은 정도가 크다 적다로 이야기 하면 안되는 것이겠죠.


다만, 그 제지를 계기로 여친과 차안에서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오빠, 요새 저것때문에 말이 많더라."
여친의 말입니다.

"그래? 그럼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뭐가?"

"의전행사를 위한 교통등 편의, 안전제공을 해야할까? 말아야 할까?"

그녀는 이번일에 대해 평소에 생각해본 적이 없는 듯 합니다.

"흐음.. 글쎄..."

"자, 예를들어 요새 우리랑 민감한 중국의 주석이 우리나라 방문한거야."

"응. 그런데?"

"요새 국민들 대 중국 감정이 상당히 안좋지, 그리고 우리는 중국과의 논의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하는 입장이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합니다.

"시민 하나가, 예를들어 중국산 낙지덕분에 서울시와 싸워야 했던 어민하나가 계란투척에 성공했다치자."

"응"

"어민과 소식을 듣는 네티즌들 속은 시원하긴 하겠지, 그런 국민감정도 중요한 일이긴 하지."

저는 말을 계속 이었습니다.

"그런데 외교적으로 공해상의 중국어선 단속등의 조약이 불발되었다면 결국 실익이 줄어들긴 하잖아?"

끄덕끄덕

"그럼 외교전이라는건 결국 감정적 댓가를 치르고 실질적 댓가를 가져오는 사안이 될 수도 있는거겠네"

"그렇다 치고?"

"그런 나라가 중국 뿐이겠어? 미국이나 일본과도 더하면 더했지... 게다가 이번에는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남아공 뭐..
내가 무슨 나라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세계의 강국이라는 곳의 대통령이 다 오지, 심지어는 두 대통령이 오는 나라도 있고..."

"응 그렇네.."

"그리고 과거 정상회담과는 다르게 세계의 재계인사들도 모두 참여하고 우리나라는 이때를 기회로 사업관련 어필해야할 일도 많을꺼야. 편의를 제공하고 안전을 도모할까? 말까?"

"... 하긴 해야겠네..."


"시민의 편의를 나몰라라 하는건 비판받을 만 하겠지만, 더 좋은 합치점을 찾아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시민권을 제한한다 안한다의 선택만이 남게 되었다면 주인된 입장으로 시민들이 참아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뭐 다행히 여친은 제 생각에 동조를 해주더군요.



이것이 1분동안 차량제지를 받으면서 생각하고 나눴던 대화입니다.



최근 여기의 글을 보면 이런 편의제한에 못마땅한 글이 많이 있습니다.
옳은말씀의 글도 많이 있지만, 제가 보면 현 정부의 못마땅이 개입된 사견도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시민불편의 내용을 까려는 마음에(넷심에 동조) G20에 대해서 이것저것 알아보았더니
아무래도 무조건 까기만 하면 안될 것 같은 내용만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쥐좀 그렸다고 구속(?)하고 뻥튀기 경제효과 기사들은 지양되어야 하겠지만.

작게는 계란투척부터 시위대며 테러위험까지 편의는 고사하고 안전에 관해서 일이 터지는것보단
0%의 가능성을 위해 과하게 제한하는 것이 차라리 나은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 우리 정부의 능력이 과하지 않고 적당히 하면서도 완벽하게 처리할 수준은 안된다고 생각하니까요.
무능한 정부라도 100% 확실히 처리하도록 차라리 과하게 해라.. 이게 제 입장입니다.

4대강의 사안이 정부의 부패와 무능력으로 환경파괴를 일삼게 될꺼라 주장들 하시는데,

그와 똑같이 무능한 정부가 전세계국가를 상대로 외교적도박을 할 필요가 없어야 하지 않나요.

여러분 주장대로 과하게 안했다가 무슨 일 날 경우, 우리정부가 책임질 능력이나 있겠습니까?

사소한 조약, 사소한 거래 하나 잘못되어도 눈에 보이는 손실이 날 텐데...

비록 가치를 비교하기 힘들만큼 많은 시민들이 불편해지겠지만.

그것때문에 죽는사람 굶는사람은 없다면, 꾹 참아주는 것이 앞으로 정부를 계속 욕할

떳떳함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무능하다고 욕하는 만큼, 제약 이 많은 부분은

무능한 정부를 둔 우리의 죄라 생각해야 할 듯 합니다.



그런고로,

이번 사태에 대해서 과도한 제약을 야기한 정부의 무능력을 비판하는 것은 괜찮지만

과도한 제약 자체를 철회하라는건 큰일날 소리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