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흥미 차원에서 시작하여 모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이 있는데 반응이 여러가지라서 뭔가 의견에 대한 확답을 못 내릴거 같기에(왠지 모르게 진지하게 되버린-_-;;) 레임분들은 과연 어떤 의견을 내리실지 궁금하기에 한번 올려봅니다.(단, 무슨 실험하는거 같아서 기분 나쁘다라는 말이 나올시 즉시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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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개발된 음악 제작 프로그램 엔진중 중에 보컬로이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성우의 음성을 따서 음역대와 가사를 입력하면 그대로 따라부르는 프로그램이죠. 원래 아마추어 작곡가가 아니면 그렇게 주목 받은 프로그램이 아닙니다만 2007년에 보컬로이드의 후속 엔진격인 보컬로이드2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츠네 미쿠"란 프로그램이 출시되었는데 아니다 다를까 그 해당 마스코트 캐릭터인 "하츠네 미쿠"란 캐릭터가 니코니코동화(일본의 거대 UCC사이트입니다. 일본한정으로 유투브급으로 서브컬처 문화의 집결지죠)에서 관심을 얻는 동시에 일부 작곡가가 니코니코동화에 상당한 수준의 자작곡을 올리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됩니다.(특히나 그 중 일부 작곡가는 메이저 작곡가로 성장하였죠. 대표적으로 멜트(Melt)를 작곡한 supercell을 들수 있습니다.) 그 와중 2차 창작이 활발해지면서 미쿠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니코니코동화의 유저들에 의해 이전에 만든 보컬로이드1 엔진 기반의 프로그램(정확히는 마스코트 캐릭터겠죠 카이토, 메이코입니다.)이 재조명을 받고 그 이후 후속 프로그램(렌/린, 루카 등)을 계속 만들게 되면서 2차 창작은 더더욱 활발해지고 보컬로이드는 니코니코동화의 주요 마스코트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를 무시할게 못되는게 하츠네 미쿠를 이용해 작곡한 2곡이 니코니코동화 조회수 1, 2위를 나란히 자리 있으니까요.(하나가 미쿠미쿠하게해줄게, 두번째가 멜트입니다. 둘다 조회수 400만을 넘는걸로 압니다.)





알 분은 알겁니다...레임에서도 한번 올라온적이 있던 영상이죠. 2009년 8월31일 하츠네 미쿠의 발매 2주년을 기념(그들 입장에선 마스코트 캐릭터인 미쿠의 2번째 생일 격이죠) 하여 했었던 콘서트에서 공연했던 위의 언급했던 두 곡의 영상입니다. 악기들은 라이브로 하면서 실존하지 않는 하츠네미쿠는 홀로그램(정확히는 PSP로 발매된 게임의 3D 모델을 그대로 비춘거긴 합니다만)로 표현하면서 진행하였죠. 보시면 알겠지만 엄청난 인원수가 동원되었고 반응도 장난이 아니였습니다. 서브컬쳐문화 그것도 단 하츠네 미쿠 한 대상으로 저렇게 엄청난 반응을 얻는건 참 신기할 나름이죠.


뭐 저도 기계음때문에 손발이 오글거리긴 하지만 곡 자체가 너무 좋아서 보컬로이드 곡 몇개는 자주 듣는 편이긴 합니다.
(여담이긴 하지만 이 영상에서 나온거 중 멜트란 곡도 상당히 좋은 곡중 하나고 제가 좋아하는 곡중 하나죠)


이건 뭔가...놀랍다 어쩌다 수준을 넘어서 그냥 무섭습니다. 이걸 순수하게 팬들의 열정이라고 해석해야할지 오타쿠들의 생XX로 해석해야할지 참 고민되기도 합니다. 콘서트 영상 중에선 소녀시대의 일부 콘서트 영상(남성 군중들의 압박을 맛볼수 있던...) 이후로 참 쇼크인 영상은 간만이기도 하군요.


아무튼 일개 작곡용 프로그램에서 시작해서 마스코트 캐릭터가 하나의 인기 캐릭터로 자리 잡고 이젠 거의 아이돌급 사이버 가수로 인식된걸 보면 하츠네 미쿠란 캐릭터와 해당 곡을 좋아하는 저마저도 일본의 서브컬처문화가 무섭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참 뭐라고 말해야할지 묘합니다....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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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해당글(일부 내용은 좀 바꿨습니다.)

해당글에 대한 반응은 꽤 다양했습니다.
우상의 대상을 찾지 못해 결국 가상의 프로그램의 마스코트를 대상으로 잡아 환호하는 것이 일본 덕후들의 요새 심리하는 의견도 있었고 "인간 음성의 신성함"을 믿는 사람은 감정이란걸 담을 수 있는 신성한 인간 목소리인데 이런 기계 음성은 모독하는 것에 불과하며 이건 시체를 사랑하는 네크로필리아들과 다름이 없다고 주장하였죠. 물론 저 주장에 반박하시는 분도 바로 나왔습니다(...)


레임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저로선 아직 혼동이 가거든요. "인간 음성의 신성함"이라는 것에 장난치는거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면서 순수한 작곡 면에서 우수한 곡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다름도 아닌 "하츠네 미쿠" 였다는걸 생각하면 과연 이걸 기계음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해야할까? 라는 고민도 들기도 하죠. 실제로 기계음이라 별로라고 생각되는 곡들도 사람이 부르면 괜찮은데? 라는 반응도 많은 편이죠(Ex. 위의 언급된 곡 중 멜트를 아마추어가수 몇분들이 다시 불렀는데 특히 가젤님의 노래의 경우에는 상당한 퀄리티의 노래를 보여줬습니다.) 아무튼 혼동이 가시질 않내요.
PS - 콘서트 자체에 대해서 묻는다면 저 열도의 사람들이 지나쳐 보인다는게 솔직한 심리...저도 보컬로이드 곡은 좋아하지만 저건 좀 지나치지 않나 라는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