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지라, 집에서 밥을 안해먹습니다.

나가서 사먹거나 시켜먹는게 대부분인데, 늘 그런 것은 아니고

가끔 궁지에 몰리거나 하면 라면으로 때우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어느 날,

4일간 집을 비우고 돌아왔는데 부엌에서 약간 이상한 냄새가 났었지요.

하지만!

강아지가, 자기 똥 오줌으로 머드팩을 한채 꼬리치는 장면을 보는 순간

부엌의 냄새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그날 하루 종일 방바닥 청소를 하느라 진땀을 흘렸습니다. ㅠㅠ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또 다시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순간,

부엌의 그 냄새가 저의 코를 자극시켰습니다.

'도대체 이 똥퍼먹은 듯한 냄새의 원흉이 뭘까?'

집을 비우기 전에 설거지를 싹 했기 때문에 싱크대쪽은 아닐거라 생각하고

다른쪽을 열심히 살펴보았습니다만

결국 냄새의 원흉을 찾지는 못했죠.

그래서 마지막으로 싱크대를 살펴보았습니다.

우왕.

그...싱크대 배수구에...엄청난 냄새의 곰팡이가 대규모로 피어있었습니다.

뭘 넣어뒀길래 이렇게나 냄새가 심한지 살펴보기 위해 문제의 곰팡이에 눈을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

다시한번 놀랐습니다.

곰팡이가 피기 전에 날파리가 먼저 와서 알을 깠나 봅니다.

통통하게 살이 찐 날파리 번데기들이 쌀알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그 위에 곰팡이가 피어버린거죠.

난데없이 동충하초를 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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