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되신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저는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그를 지지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비난한 적도 없습니다.

그 시절 언론의 떡밥에 파닥거리고,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던 사람들이
이제서야 뭘 깨달은 듯. 혹은 뒤늦게 후회하는 듯 말을 달리하는 걸 보면
그저 역겹습니다.

전 지금의 대통령에게도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쥐라고 하든 2메가 바이트라고 하든
저는 그러는 사람들이 더 어리석어 보일 뿐입니다.

애초부터 상식적으로, 나라를 말아먹을 작정으로 재임했으면
이미 이나라는 없어야지요.
대통령은 준비기간이 있고 조사기간이 있고 세이브있고 로드있고 그런 직업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실험과 수정반복의 연속입니다.
그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나올 지 나쁜 방향으로 나올 지는
당시의 나라의 시대와 세계가 좌우할 뿐입니다.
똑같은 정책을 써도 결과는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어쩌면 그 누가 재임해도 그럴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대통령 혼자서 모든 걸 결정짓지는 않으니까요.
그럴 수도 없으니까요.

그럼 그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욕하면 될까요?
근데.. 아는게 없네요?
국회에 들어가봤어야지.
언론이 보여주는거 왜곡되고 쇼인 부분들 가려내려면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지.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는데..

하지만 그것도 모자라
온갖 사이트들은 정치에 관련한 글은 논란거리라고 차단시키지요.
그저 웃음밖에 안나옵니다.
성격에 맞지 않는다나요 어쩐다나요?
그렇다고 해당사이트에서 그 주제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만 있나요?
아니잖아요? 애니 사이트 가서 게임이야기 하는 사람 있고
카메라 사이트 가서 옷이야기 하는 사람 있습니다.
그런데 왜? 왜 정치는 안될까요?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삶과 밀접한 주제인데 말예요.

국민이 뭘좀 알고 똑똑해야 나라가 제대로 서는데
이게다 헛똑똑이에요.
차라리 신분제도를 만들어서 평민은 아예 정치를 모르는 것이 더 나을 정도로..
당연히 토론하고 갑론을박해서 더 좋은 방향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우리는 결정짓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정지을 미래의 사람이 아니라는 법은 없습니다.
시대가 기회를 줬잖아요. 신분제도 때문에 정치에 한발 들여놓는 것조차 못하는 시대 아니잖아요.

지금 살기 힘들다 나쁘다 잘못되었다 하니까
무조건 대통령 원망하고 욕하고..
그러다가 만약 나중에 모든게 그 사람 잘못이 아니었다 하면
똑같은 과오를 범할 것입니까?

어떤 대학교수가 말한 단어, 후견지명이라고,
일이다 벌어지고 나서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이미 예견된 일이었어. 누가 말 못합니까?
일어날 줄 알았으면 왜 먼저 이야기를 못하나요? 그럼 막았을텐데.

대책은 알아내려고, 만들어내려고, 제시하려고 하지도 않고
한치 앞도 못내다보는 그 끝없은 어리석음에 한숨만 나옵니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는 하나 있죠 '이민 갈까?'

나라 떠나서 사는 설움..
특히 내 나라가 강하지 않아서의 설움은
정말 끝도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어디에 박혀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북한 욕만 해대는 여기 애들을 보고 있노라면..어휴..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가 뭐 대단히 잘난 나라인것처럼 말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우린 일본 발꿈치도 못됩니다.
사실 제가 만약 일본인이었다면 완전 우스웠을지도 몰라요.
저 위에 꼬꼬마 나라가 마치 일본을 라이벌인 양 떠들어대니.
근데 또 이젠 중국 뒤를 쫓아가게 생겼죠.

아주 황당했던 경험 하나는..
저번 학기에 같이 수업듣는 외국애들이 대부분이 유럽쪽 아이들이었는데
뭐랄까 좀 동양을 무시하는 아이들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그래도 GDP 12위하는 나라다라고 증거자료를 뽑아봤는데
글쎄 그 친구들 나라가 전부다 우리나라보다 상위권인겁니다.
그제서야 현실이 딱 보이더라구요.

아 우리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겠구나.
부당한 거래에도 머리 조아릴 수 밖에 없는 그런 나라였구나.
내가 참 착각해온 거구나.

제가 이렇게 푸념하는 이유도..
전 없어서 입니다.
대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도 자료도 경험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요.
가끔씩 찾아 읽는 자료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조차 모르겠고요.
하지만 그냥 포기하면 편해 정도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사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두 개의 제가 자주 싸웁니다.
적당히 할만큼만 하고 놀면서 즐기면서, 평균이상만 되면 만족하고 나만 생각하면 되는 그런 삶을 살려는 저와,
굳이 뛰어들지 않아도 될, 그 누구도 추천하지 않는 길을 사명감을 가지고 아마도 많은 괴로움을 수반한 채 걸어보려고 하는 저.

언젠간 어떠한 계기가 오길 바랍니다. 어느쪽을 선택하던지 그건 제 의지이고 제가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 어떤 동기도 이유도 없이 제 삶을 결정짓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마 제 삶에 신이 선물을 주신다면 그건 목표와 경쟁자일 것입니다. 그 두 가지만 있다면 전 뭐든 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는데 3시간만에 깨버려서
갑자기 레임에 들어와 별 소리를 다 주절거려보네요;;;
쓰고 보니.. 이건 대체 뭔 소리를 하려는 것인가 저도 난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 난해함마저 현재의 제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것들을 대변한다고 생각해서 그냥 내버려 두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