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님에게...

이런 글이 격려가 될진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제가 친하게 지내던 한 선배분의 가장 큰 소원은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어린(막 20살 되던 때...) 저는 그분과 대화할때면 언제나 신이나서, 흥분해서 장황하게 제 꿈을 그분 앞에서 이야기했고
그분도, 아니 그분이 아닌 그 어떤 타인이라도 모두들 저처럼 큰 포부를 가지기를 바랬었습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지요.

서로 같은 길을 가기 위해 공부했던 사이로써...
어쨌든 저는 그분도 저처럼 생각하고 살아가길 바랬었지요.


그런데 그분은 저더러 '넌 아직 어리구나' 라고만 말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졸업을 하지 못하고 학업을 그만 포기하셨습니다.
그때 왠지 모를 배신감에 저는 그분 앞에서 안 좋은 말도 서슴없이 내뱉은 적도 있었습니다.


뭐, 이제는 그때 그분이 하신 말의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지금은 행복하고 성실하게 잘 살고 계십니다.


주변 어른들이 애를 지우라고 하셨다고요?
그분들은 사기꾼님의 생각처럼 이기적인 분들도 아니고
무책임하신 분들도 아닐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오히려 반대로 사기꾼님과 그 여자친구분의 장래를 크든 작든 진심으로 걱정하시고 계신 분들이시리라 보여지는군요.

그분들은 사기꾼님과 님의 여자친구분에게 [최선의 길]을 제시해 주신 겁니다.
저라면...
글쎄요.
저라면 그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아무런 준비없이 아이를 낳지는 못할 겁니다.

지금 당장의 감정에 따르신다면... 어쩌면 1년 후... 2년 후... 5년 후... 10년 후...  크게 후회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선배였더라면... 왠지 사기꾼님과 똑같은 결정을 내리셨을 거 같군요.
사기꾼님과는 조금 다른 경우지만... 어쨌든 그분도 소박한 행복, 가족애를 따라서 가신 분이니까요.

정 낳으시겠다면... 그 선배의 말처럼... 좋은 아빠가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행운을 빈다... 건투를 빈다... 라는 말.

저는 그 말들을 무책임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말을 올리는 걸 정말 싫어합니다만...




그래도 정말 그 말 밖에 올리질 못하겠군요. 무책임하게 들리더라도... 다만 진심을 가득 담아서 말입니다.
사기꾼님. 힘 내십시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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