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보세요. 종니 짱.

1.
트레일러에서 보고 간 장면이지만 송강호 뒤로 괴물 뛰어 올 때 무섭기도 무섭지만(상황이) 뭔가 묘하게 가슴이 벅찬게 있더군요. 앞뒤 장면 연결해서 보면 상당히 많은 엑스트라가 나오는데 그 상황이나 연출이 굉장히 사실적이라서 좋았습니다. 시작부터 첫 괴물 등장 장면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습니다.

2.
고아성 배두나. 하악. :$
고아성 잘하긴 정말 잘하더군요. 물론 변희봉 님의 연기도 진짜 ㄷㄷㄷ. 명대사는 "내 생각에 그래서……머리가 거시기 되분거 같샤."

그리고 뭣보다 송강호가 무시무시했습니다. 초반 괴물 첫 등장 시퀀스 정말 최곱니다. 송강호가 여기서 원래 좀 모자란 캐릭터인데...첫 등장 때 보이는 반응과 표정, 정말이지 하나도 버릴 게 없어요. 진짜 가슴이 덜덜덜. 여기에 엑스트라들까지 더해지니까 정말로 실감나더군요. 외국 괴수 영화 보는 거랑 완전히 다릅니다. 매번 출근할 때 타고 지나다는 한강다리인데 그 교각 위로 뛰어 다니고 매달려서 다니고 하는 걸 보고 있자면 그 현실감이 장난 아니더군요.

3.
근데 사운드 볼륨 조절이 잘못 됐는지 bgm이 좀 찢어지는 소리가 나더군요. 그리고 중간에 서라운드로 박해일 목소리가 왼편에서 들리는 게 있는데 뭔가 좀 괴상하게 들립니다. -_-; 예전에 장화, 홍련 때 뒤에서 들리던 "언니" 하는 소리같은 현실감은 없고 마치 스피커가 고장나서 한 쪽이 빠진 것 같이 들리더군요. 메가박스 1관이었고 자리도 i석 12였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극장 문제인지 실제 사운드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4. cg는 나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가장 다루기 힘든게 화염 장면이겠죠. 화염 장면 쪼까 거시기 하더군요. -_-;;;;;;;;;;;;; 괴물 자체는 굉장히 퀄리티 있게 잘 나왔습니다. 뛰는 모습이 포스가 좔좔.

5. 전에 엔딩 크레딧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다들 엔딩 크레딧을 한 번 보시면 어떨까요? 그 시작으로 괴물은 꽤 괜찮습니다. 일단 크레딧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고 끝나는데까지 2분에서 정도? 보너스라고 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끝까지 다 봐도 후회는 안하실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는 크레딧 끝까지 다 보신 분만 아실거예요.

그리고 크레딧이 한글로 올라오기 때문에 아는 이름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
그 일례로, 괴물 vocal(이렇게 써 있음)은...오달-_-수. ㅋㅋㅋㅋㅋ
마지막에 도움 주신 분 나올 때 보면 국회의원 정몽준 막 있고, 속도가 하도 빨라서 다 못 봤는데 명바기 오빠도 있을 겁니다.

6. 그에 비해서 시나리오는 굉장히 평이합니다. 정말 딱 한 줄로 줄일 수 있어요. "딸을 잃은 가족과 괴물의 사투". 반전 뭐 그런 거 없구요, 괴물 미스테리 그런 거 없구요, 진짜 그대로 그 가족의 고생담입니다. 전형적인 괴수물 공식 그대로 따르구요. 마지막 컷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엔딩 처리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복잡하게 안 가고 그렇게 끝낸 게 좋았음.
내용 자체가 너무 진지하게(배우들이 진지하니까) 광고된 것 같은데요, 영화 자체는 그렇게 무겁지는 않습니다. 좀 찡할만 하면 웃기고 좀 찡할만 하면 웃기고 이게 재밌어요.

7. 배경에 웃긴 거 많아요. ㅎㅎㅎ 요컨대 공동분향소 장면 보면 화환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에 보면 "대구 지하철 참사 ****"이라고 적힌 화환이 있습니다. 별표 부분은 저도 못 봤는데 아마 유족 일동. 뭐 이런 걸 거 같네요. 분향소 장면 찍을 때 뒤에 나오는 엑스트라 유족들도 웃김. 경비가 찾아와서 차 번호 불러가지고 "알만한 분이 차를 그렇게 대면 어떻게 해요?" 이러고 막. 그런게 중앙에 나와 있는 주연 뒤로 막 나옵니다. 여유가 있으면 그런 것도 둘러 보세요.

8. 미국인 의사 배우를 사시로 고른 건 감독님 악취미. 하하하하하하하하.

9. 386 시대에 대한 감독의 감상. 그대로 남겨져 있습니다. 모자를 쓰고 화염병을 든  박해일은 내 기억 속에 있는 대학생 데모대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존나 화염병 들고 뛰긴 했는데 남은게 뭔가요? 남기는 남은 것 같은데 그게 뭐였을까요?

10. 반미 시위대에 대한 장면도 좀 비꼬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던데요. 뭘 알고 시위 하는거냐? 거의 이런 삘로 찍더군요. 이것도 뭐 거의 유행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