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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전에...
2005년도 대전고 추계교내 문학대회에서 어이없게도 산문 최우수상을 받은 '이뭐병'소설 입니다 -_-
무려 2시간 30분에 걸쳐서 마감 하루남기고 썼는데 최우수상을 받다니 꿈인지 생신지가 아니라...
우리학교 수준이 이거밖에 안됐나에 한번놀라고 이걸보고 잘썼다고 하는 선생들의 말에 두번놀라고...
평소에 소설들좀 읽으라고 따끔하게 말해주고 싶은데
정리하다가 올려봅니다. 그냥 심심풀이 차원에서 읽어주시고
자료의 신뢰성은 글쎄요 다큐멘터리나 스탈린그라드 관련된 책이 있으면 그쪽내용을 믿으세요...
이글 쓰기2달전에 읽은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이라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휴먼스토리요? 서부전선이상없다같은 얘기를 추구했다라고 했는데
사실 금상추구하고 썼죠 -_-... A4용지 10pt에서 9페이지 반 분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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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10월 27일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독일군과 소련군의 전투는 8월말부터 시작되었다. 소비에트의 서쪽 풍족한 곡창지대와 스탈린그라드 부근의 공장지대를 획득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독일 육군원수 할더의 ‘푸른계획’작전이 시작되고 전쟁 직후 1개월에서 2개월 내에 소련의 막강한 62군, 64군을 돌파하고 볼가강 전역과 카프카스 전역을 차지하리라 생각했던 독일군 수뇌부와 히틀러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예상치 못한 계산착오로 인해 오랜 전투와 빈곤한 지원 덕분에 피해를 보는 것은 애꿎은 독일 병사들 이었다.

“포탄이다!!”
머리에 챙이 달린 정모를 쓴 지휘관의 함성이 들리고, 궤도를 그리며 날아오는 포탄의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 동시에 함께 근방의 참호에 숨어있던 독일군들이 모두 자세를 낮추었다. 포탄은 참호의 둔덕에 명중했다. 파편과 모래가 사방으로 튀었다.
참호의 모퉁이에 머리를 박고 있던 군복의 독일병사 하나가 다시 고개를 들고 다음참호를 넘고 넘어서 벽은 반쯤 날아가고 지붕이라고는 달랑 구석에 달려있는 건물로 달려 들어갔다. 병사가 도착했을 땐 11명의 장교들이 이것저것 일에 매달리고 있었고 병사 20명 정도가 급하게 전보를 치거나 문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방금 막 그 건물 안으로 들어온 아직 깨끗한 옷의 병사가 그 안에서 일하고 있던 자기와 같은 계급의 병사에게 질문했다.
“저, 하나만 묻겠습니다. 여기에 3중대 대장님이 계십니까?”
“저기 저쪽에 녹색 군복을 입으신 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병사는 손에 들고 있던 kar98k을 어깨에 메고 녹색의 정모에 코트를 입고 있는 중위에게 다가갔다.
“지크하일”
병사는 손을 들어 올리는 나치식 경례를 한 뒤 고개를 들어올렸다. 중위는 오른손을 어깨위쪽으로 살짝 들어 올리고 말했다.
“신병인가? 이번엔 혼자왔나?”
“예, 220명이 새로 배치되었는데 3중대는 저 혼자입니다.”
“알겠네 연락은 받았네 시간이 없으니 빨리 얘기하지, 저쪽 탑 가까이 있는 참호로 가면 3중대-2소대가 있을 걸세, 디트리히 소위가 이제 자네의 상관일세, 가보게나...”
“예, 알겠습니다!”
병사는 다시 경례를 하고 뒤돌아 아까 중위가 가리키던 탑을 향해서 자세를 낮추고 뛰었다. 지금은 간간히 소련군의 포 공격만 있었고 전면적은 수그러든 상태였다.
병사가 참호 안으로 뛰어 들어가자 폭이 채 1.5m도 안 되는 참호 안에 8명의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중에 정모를 쓰고 손에는 mp40을 들고 있는 장교가 보였다. 그는 장교에게로 다가가 말했다.
“지크하일, 10월 22일 부로 3중대-2소대에 배치된 에리히 디에틀입니다.”
“에리히 디에틀 일병인가? 만나서 반갑네, 근데 때가 좋지 않게 왔군, 우리군이 전선을 밀고 있긴 한데 소련군에 이제 곡사포가 배치되었나 보네 어깨피고 다니기 다 글렀을 때 와버렸어 하하!”
디트리히 소위가 쓴웃음을 지으며 디에틀에게 말했다. 디에틀도 그게 악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마지막으로 경례를 한 뒤 참호 안에서 자리를 잡으려 했다. 그러자 그가 자리 잡은 곳에 옆에 있던 한 병사가 말했다.
“음, 오랜만에 신병이군 만나서 반갑네, 나는 오토 리트리히 병장이네, 디에틀이라고 했지 자네는 고향이 어딘가?”
“베를린입니다.”
“오, 수도 베를린인가? 난 바이에른일세, 베를린에 있었으면 대학도 나왔나?”
“예,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다가 왔습니다.”
디에틀의 말에 리트리히 병장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쟁터에 흔히 볼 수 없는 엘리트라고 치면 엘리트였다. 둘이 잡담을 나누고 있는 사이에 함성이 들려왔다.
“아군이 도시의 10분의 9가량을 점령했다. 전군은 전진하라! 파울우스 원수각하의 작전지시가 떨어졌다. 신속하게 이동하여 나머지도 위대한 3제국의 영토로 만들어라!!”
디트리히 소위가 고개를 들어 참호 밖의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친위대 정복을 입은 소령이었다.
“이제 슬슬 이 지긋지긋한 참호에서 엉덩이를 뗄 수 있겠군, 빨리 가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자고! 소대 이동한다! 개인물품과 탄약, 총을 챙겨라!”
“예, 알겠습니다!”
“어디로 가는 겁니까?”
디에틀이 물었다.
“적의 시체와 우리의 피탄이 널부러져 있는 곳...”
디트리히 소위가 대답하면서 총을 챙겨 자리를 떴다. 그 다음 리트리히 병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참호를 넘어가자 디에틀은 리트리히 병장의 뒤꽁무니를 쫓아갔다. 독일군과 러시아군 사이를 갈라놓고 있던 도랑 같은 하천을 넘어서 있는 참호 속으로 들어가자 방금 총을 맞고 쓰러진 아직 온기가 살아있는 시체가 하나 누워있었다. 참호 밖의 풍경역시 참혹하긴 마찬가지였다. 소련군은 동료였거나, 상관 혹은 부하였을 시체를 밟고 발아서 퇴각선 까지 후퇴하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능선에는 전차가 몇 대 있긴 했지만 공격하기 보다는 퇴각하는 자국군을 도와주기 위해 기관총으로 견제사격을 하면서 대기하고 있었다. 반대로 독일군의 거대한 전차들은 소련군이 퇴각한 장소를 점령하기 위해서 질척질척한 도랑을 건너오기위해 애쓰고 있었고 아직 도랑을 건너지 않은 채 대기 중인 전차들은 퇴각하는 소련군을 향해 무자비한 불을 내뿜었다. 독일군의 기습적이고도 대대적인 첫 공격은 시베리아의 붉은 곰들을 한보 물러서게 하는데 실효를 톡톡히 거두었다.
10월 27일 이후 독일군 파울우스 원수의 제 6군은 소련군 추이코프의 제 62군을 밀어내고 바리케이트 공장과 트렉터공장을 점령하는데 성공하고 도시의 90%를 점령하고 나머지 10%를 접수하는 데에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도시의 10%를 차지하고 있던 소련 제 62군은 최대한 저항을 해냈고 시간을 끈 덕분에 러시아 본토에서 증원군이 올 때 까지 버틸 수 있었다. 소련군의 반격은 점점 가시화 되었다. 소련군은 볼가강 근처에 100만이 넘는 보병병력과 2000이 넘어가는 전차와 포병을 배치했다. 이러한 소련군의 저항은 무자비한 고트족의 전진을 막을 수 있었다.
히틀러는 소련군의 거센 저항에 따라 봄에 세웠던 할더의 ‘푸른계획’작전을 비롯해 러시아코카서스에 총공세를 가하는 거의 모든 작전을 폐지하고 현재 획득한 카프카스 지역과 전선을 방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수뇌부에게 의지를 전달했고 독일군은 전선을 동결시키기 위해 병력의 이동을 최소화 하여 위기에 고립된 루마니아 군에게도 사단 1개 분량의 지원을 해줄뿐이었다.
계속되는 소련군의 지연되는 시가전과 하루에 연 3000에 이르던 공군 지원 공격도 5분의 1로 줄어들기 시작했을 때 독일군의 전황은 이미 분리해지기 시작했다.

1942년 12월 하순 소련군 콜초(Kol'tso-고리) 작전 시작 이 되었을 무렵,
“이런 젠장, 이제 죽는 일 밖에 안 남은 것 같네”
리트리히 병장이 소련군 진지에서 날아오고 있는 총알을 피해 참호에서 고개를 숙이며 큰소리를 외쳤다. 하지만 포격소리와 총탄소리에 묻혀서 그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디에틀이 참호 밖으로 고개를 들었다. 러시아 군의 무자비한 공격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디에틀 상병!!”
디트리히 소위가 한 단계 진급한 디에틀의 관등성명을 부르며 그를 찾았다. 디에틀이 대답없이 손을 들었다. 디트리히가 이리 오라는듯 손가락을 까닥까닥하며 제스쳐를 취했다.
“부르셨습니까, 소위님!”
“이쪽 전선이 곧 밀리게 생겼다. 후방의 막스 헤클러 소위에게 좀 갔다와주어야겠어, 통신장비고 뭐고 다 박살이 나서, 지원을 부탁해!!”
“예, 알겠습니다!”
디에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 나오려 할 때 디트리히 소위가 그의 팔 한쪽을 잡아채며 말했다.
“그리고 헤클러 소위에게 이쪽으로 오거든 잠깐 나 좀 보자고 전해주도록...”
“예”
디에틀이 참호안쪽을 돌아 후면으로 나가 진지의 뒤쪽에서 기관총으로 지원을 하고 있는 헤클러 소위의 소대를 찾아 갔다. 그리 멀지 않은 하천변을 돌아 기관총들이 얹어져 있을 언덕의 사면에 도착했다. 하지만 언덕 위는 너무나도 조용했다. 언덕의 사면을 올라 언덕에 구축된 기관총을 걸칠 수 있는 참호 안으로 몸을 날려 뛰어 들어갔을때 이미 참호 안에는 사람은 없었다.
“늦었네...”
디에틀이 철모대신 쓴 캐피와 군복의 모래를 털었다. 포탄이 몇 개 떨어졌는지 참호 안에는 시커먼 그으름과 모래가 섞인 덩어리와 같이 움푹 파인 화구와 함께 파편에 목숨을 잃은 6명의 시체가 있었다. 원래 소대원들은 이미 몇일 혹은 몇시간전에 모두 죽은 모양이었다. 디에틀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병들의 군번줄과 주인을 잃은 MG42기관총과 총알을 회수하곤 헤클러 소위에게 다가갔다. 특별히 전해주거나 할 것이 없어 보여 참호에서 나와 디트리히 소위에게로 다시 갔다.
“죄송합니다. 이미 늦은 상태였습니다. 여기 군번줄과 MG42 기관총 두정입니다.”
“그랬나? 이거 큰일이군, 어쨌든 수고 했네 기관총은 저기 두...”
디트리히 소위의 말이 떨어지기 전에 소련 진영에서 커다란 함성으로 “니 샤구 나자드!(Ni shagu Nazad!-한 걸음도 물러서지 말아!)”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독일군에게는 그것은 “이제 너희들의 전선이 밀릴 것이다.”라고 외치는 것과 동급의 경고와도 같은 것이었다. 항상 그 함성이 터질 때마다 소련군은 몇 개 군 급의 공격과 하늘을 시커멓게 메울 만큼의 카츄사 미사일 포격으로 독일군을 몰살하고 전선을 뒤로 밀어버렸다. 사실 이 전선도 근래 들어와 독일군이 획득한 곳으로 코텔니코보에서 부터 시작해 호트의 제 4 기갑군의 합동작전을 통해 회복 했으나 현재는 소련의 예레멘코의 남동전선군에 의해 다시금 밀리고 있었다.
“이런 시간이 없다, 소대 전열을 가다듬고 뒤쪽 전선으로 후퇴한다!”
디트리히 소위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는 두정의 MG를 각각의 상병에게 전해주고는 디에틀에게 Kar98k에 들어갈 총알 클립 5개와 군번줄을 건네주면서 말했다.
“히틀러는 큰 실수를 했어, 어쩌면 인류최대의 악몽이 이곳에서 벌어지겠어...”
디에틀은 두말않고 그가 건네주는 것들을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사를 전공한 그는 알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1차대전때와 비슷하다는 것을 1차대전때와 2차대전 모두 전쟁의 양상은 모두 독일에게 유리했지만 지금이나 그때나 양쪽으로 밀려오는 엄청난 적들을 막아내기엔 이미 국력은 쇠했고 국운은 저물고 있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대서양쪽의 독일 방어벽도 서서히 허물어졌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독일 본토가 유린당할 것이란 얘기마저도 들려왔다.

디트리히와 그의 밑에 있는 사병들은 열심히 달렸다. 그나마 총알 공격만 받던 전방이 카츄사 미사일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았던 후방보다 피해가 더 적었다. 후방에는 어느 것 하나 멀쩡하다 할만한 건물은 눈을 씻어도 찾아볼 수 없었고 전방의 총알이나 파편에 맞아 죽은 시체는 저승에 그나마 곱게 간 편이었다. 후방의 시체들은 어디 신체부위하나가 잘려나간 것은 기본이었고 사지가 절단나서 팔은 저쪽에 몸뚱이는 가로수였을 나무 밑동에 목은 어디 갔는지 모를 시체들도 상당수였다. 리트리히 병장이 고개를 숙이며 인상을 찡그렸다. 디에틀은 그 주위의 처참한 환경을 돌아보고 있었다.
독일군의 전투상황실은 소련군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장에 배치되어 있었다. 지속적인 포격으로 공장지붕이 조금 허물어져 흉한 괴물의 이빨처럼 철근이 콘크리트 밖으로 삐져나와 있긴 했지만 소련군의 직접적인 공격은 받지 않아서 인방의 건물보다는 상태가 양호했다. 사병들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디트리히 소위가 안으로 들어갔다.
3중대 대위는 디트리히 소위가 들어오자마자 그에게 다가갔고 그가 경례하려던 것을 하지 말라는 듯 손을 휘저은 뒤 지도가 펼쳐져 있는 테이블로 그를 안내 했다.
“오다가 지옥을 보았나?”
“봤습니다. 오면서 독일제국의 회한도 보았습니다.”
“자네가 어찌 생각하건 옳을테지, 하지만 우리가 독일제국의 군인인 이상 우린 한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네...”
중위가 지도 한쪽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디트리히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중위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헤클러 소위도 죽었습니다. 이제 중대에 남은 소위는 저하고 레마르크 뿐입니다. 중위님도 몇주전부터 철수를 주장하지 않으셨습니까?”
“알고있네, 하지만 사단급 본부에서 연락이 왔네, 아니 사단본부를 통해서 독일본토로부터 연락이 왔네...” “독일 본토라면, 총통각하군요...”
“총통 각하는 지속적인 공중 지원을 약속하면서 우리군이 계속해서 러시아 군과 싸우길 바라시네...”
“...”
디트리히는 할 말을 일었다.
“하지만 그 소식보다 더 절망적인 건 스탈린의 군대가 드디어 이쪽에 본격적인 군대를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첩보일세, 작전은 콜쵸 즉 고리작전이 이제부터 시작될걸세, 소련군을 우리를 카프카즈에 몰아넣고 죽이려 들겠지... 파울루스 각하는 우리가 카프카즈로 가는척 하면서 돈바스 공업지대를 가로질러 드네프르 강으로 돌아가면 된다고는 하시지만 그때까지 우리가 러시아군의 협공과 맹공을 막을 수 있어야 말이지...”
“불가능 합니다. 25만명이 넘게 타향에서 죽을지도 모릅니다.”
중위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면서 말했다.
“그러니까 전쟁이란 게 미쳐 돌아가는 것 아니겠나.”
소위는 그의 한마디에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1942년 1월 초, 전투는 거의 막바지에 다 달았다.
“이봐, 이제 먹을게 더 이상 없는거야?”
남루하고 꾀죄죄한데 초췌하기까지한 병사가 흑색의 러시아빵을 몇 개를 품에 안고 가는 디에틀에게 말했다. 디에틀의 몰골도 말이 아니었다. 수염은 몇 주째 깍지 못했고 근래에 먹은 거라곤 얼음을 녹인 물과 운 좋게 구한 한 잔의 우유, 그리고 몇 개의 흑빵이 전부였다. 그들에게 영하 30도의 혹한은 너무나도 가혹한 것이었다.
“지난번엔 쥐고기도 잘 드셨지 않았습니까? 그새 다 떨어진 겁니까?”
디에틀이 그 병사에게 말했다.
“젠장, 쥐새끼들도 다 얼어서 뒈진 모양이지... 할 수만 있다면 파울루스새끼와 히틀러를 얇게 저며서 스테이크를 해먹고 싶어 하하...”
병사는 한번 맥없는 웃음소리를 내더니 다시 참호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그리곤 말이 없었다.
소련군과 독일군의 밀고 당기는 접전이 계속되었다. 수십만에 달하는 독일군은 수백만이 되는 소련군에게 둘러싸여 총알에 맞아 죽는 것이 아니라 약이 부족해서, 땔감이 없어서 동사로, 먹을 것이 없어서 아사로 죽어가고 있었다. 전쟁초기에 소련군과 러시아 민족이 겪었던 고통이 다시금 독일군에게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그는 흑빵 하나를 세 개로 쪼개서 한 조각은 자기가 나머지 조각은 각각 디트리히와 리트리히에게 건네주었다.
“이야, 오늘은 제대로 배급이 나왔는데...”
디트리히가 그 빵 말고도 디에틀의 품안에 있는 빵 2개를 보면서 말했다.
“그나마 이것도 훔쳐 온 겁니다. 오다가 들었는데 전투본부에서 식량배급을 하루에 빵 2온스 설탕0.5온스로 줄였다는 군요...”
“망할 놈들 전쟁을 하라는 건지 죽으라는 건지”
리트리히가 욕을 하고는 빵을 한조각 물었다. 디트리히가 말했다.
“고향에들 가보고 싶지 않나?”
“고향이요? 생각은 나는데 갈수가 있어야지요...”
리트리히의 푸념 같은 말에 디에틀도 쓴웃음을 지었다. 디트리히 소위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참호와 길바닥에는 녹색군복의 독일군, 회색군복의 러시아군이 뒹굴고 있었고 사람의 시체 파편이 꽁꽁 얼어 굴러다니고 있었다. 건물과 구조물들의 잔해사이로도 죽인 군인들의 것이였을 물건들이 보였다.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 병사들이 살아날 생각을 한다는 것도 심히 용한 일이었다. 그나마 지금은 러시아군의 공격이 막바로 끝나 미쳐 날뛰는 살인마 같던 포성도 끝나 온통 침묵에 휩쌓여 있어 오히려 정적이 더 무섭게 그들을 감싸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교들은 애지중지 기르며 타고 다니던 자신들의 말마저 먹기 시작했고 병사들은 닥치는 대로 동물을 사냥했다. 건물의 나무판자를 뜯어내 쥐를 잡았으며 잡은 쥐들을 풀어 고양이를 찾아내었다. 이 아수라장속에 사람고기마저 병사들이 취한다는 소문에 서로에 대한 서로의 신뢰는 바닥을 기고 있었다.
디트리히가 빵을 다시금 한조각 물으면서 말했다.
“우리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하지...”
“고향이요? 무슨 수로 말입니까? 가만히 앉아서도 오늘내일 하는 판에...”
“하긴 이렇게 살아있다는 자체도 기적이긴하다.”
디트리히가 리트리히의 반문에 자신 없게 대답했다. 디에틀이 말했다.
“전쟁의 목적에 대한 회한이 드셨나 보군요...”
“맞아, 그럴지도, 나는 나치당원도 아니었고 사실 히틀러를 지지하지도 않아, 그냥 독일민족의 남자라는 의무감이 주위에서 압박에 들어오고 그것을 피해 도망치듯 달려와 보니 어느새 나는 군대에 있었고 지금은 그 의무감에 대한 무작정 도피의 결과가 이곳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해서 말이지... 나는 사지로 등을 떠밀린 것 같아, 자네들이 겁쟁이라 불러도 할 말은 없군...”
“그건 저도 마찬가집니다. 소위님”
리트리히가 마지막 빵조각을 씹으며 말했다. 셋을 말을 잃었다. 그들의 가운데 있던 사람 팔뚝만한 장작 세 개에서 피어오르던 불이 꺼졌다. 그들을 감싸던 온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디트리히가 말했다.
“제발 살아서 돌아갈 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이 전투가 승리하거나 패해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면, 전쟁의 참혹함을, 아니 아닙니다.”
디에틀도 디트리히의 말을 이어 하려다 중간에 관두고 먹던 빵을 마저 먹었다. 셋의 대화는 다시 침묵으로 돌아갔다.
그 뒤로 몇 일이 지나고 1월 22일이 되었다.
아침부터 소련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스탈린그라드 보다 북부와 남부 전선에 관심을 두던 스탈린이 스탈린그라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전쟁을 끝내기 위한 총공격이 감행된 것이다.
“모두 참호 안으로! 적에게 사각은 없다! 사정권 안으로 들면 바로 죽는다!”
참호 안을 누비며 지휘관들이 아침부터 시작된 공격에 동요하고 있는 병사들을 격려보다는 위협으로 달래고 있었다. 불침번들의 감시에도 소용없이 시야 밖에서 쏟아지는 카츄사 미사일 공격은 그동안 독일군에게 어마어마한 피해를 미쳤고 현재에도 일분마다 몇 개 소대를 전멸시키고 있었다.
“소련놈들! 이제 우리를 몰살할 작정이군! 사단본부는 항복을 안하는 거야!?”
“아직 전달된 연락이 없습니다.”
독일군이 벌벌 떨며 참호에서 나오지 못할 때 반대편에서 공산위원(커미셔)들이 권총 한 자루와 공산기를 나부끼며 도시의 대로를 달려오자 도로구석구석에서 대기하고 있던 군인들이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도시 안의 건물을 무너뜨리고 도로를 파내서 만들어낸 바리게이트와 참호를 순식간에 넘어 독일군과 소련군은 꽤 가까운 거리에서 대치했다.
“중대장님,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습니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미치긴 마찬가지구만!”
독일군의 중대장이 이를 악물었다. 소련군은 총을 비롯한 장비가 부족한지 신식소총과 기관총의 지원 아래 구식소총을 들고 거의 육탄전으로 독일군을 상대했다. 이런상황에 익숙치 않은 독일군은 육탄전에선 분리했기 때문에 소련군인 들이 휘두르는 대검에 무참하게 베이고 찔렸다. 독일군이 참호에 숨어서 탄창을 교체하는 그 틈이 소련군에겐 참호로 돌진하기엔 절호의 기회였다. 독일군의 시체는 여기저기서 널부러졌고 그 앞에서는 아군과 적군이 앞뒤로 총을 쏴대는 바람에 싸우지도 못하고 죽은 소련군의 시체가 여기저기 널렸다.
아직 백병전이 시작되지 않은 곳에 도로를 파내고 만들어낸 간이 참호 안에서 디트리히 소위가 MG42를 쏘고 있는 병사에게 외쳤다.
“미친놈들! 이제 다 죽겠어, MG42 사수! 총탄은!”
“다 떨어져 갑니다. 이제 250발 탄띠 한 줄 뿐입니다!”
“얼마나 버티겠어!”
“총알이 문제가 아닙니다. 쉬지 않고 2000발가까이 쐈더니 총신이 녹기 일보직전입니다!”
“제기랄, 이제 다 죽었군...”
디트리히 소위역시 이를 악물고 저항을 해보려했다. 순간 그들의 앞에 있던 바리게이트 한쪽이 커다란 폭음과 함께 무참하게 날아가 버렸다.
“뭐야, 폭약인가?”
한 병사의 어리둥절한 외침과 함께 부셔진 바리게이트 틈을 비집고 소련의 T-34전차가 모습을 보이자 병사들이 다시 혼란 상태에 빠져들었다. 제대로 총 한번 쏴보지 못하고 한 병사가 참호 밖으로 나가 도망가려다가 소련병사의 총알에 머리를 맞고선 그 자리에 바로 고꾸라져 버렸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라!, 팬저파우스트는 어디에 있나!”
“지금 2개가 있습니다! 발사합니까?”
“발사해라, 어떻게든 막아!”
병사가 어깨에 지고 있던 팬저파우스트 대전차포를 들어 참호에서 고개만 내놓은 채 전차의 포신을 지나 엔진실을 겨냥했다. 한발이 날아갔지만 대전차 포는 무심하게 전차의 포신에 맞았다. 덕분에 앞에 서있던 소련군 병사 한명이 죽기는 했지만...
“빗나갔습니다. 두 번째 발사합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맞춰라! 반드시”
병사의 말과 함께 디트리히 소위가 큰소리로 외쳤다. 병사는 이번에는 엔진실에 정확하게 겨냥을 하고선 발사레버를 당기곤 눈을 감았다. 목표를 포착하고 미친듯 참호에 기관총을 쏴대며 돌진하던 전차의 엔진실에 팬저파우스트의 탄환이 명중했다. 탱크의 차체에서 포탑이 불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구쳤다. 안에 있던 조종수와 다른 승무원들의 몸뚱아리가 산산조각이 되어 불에 탔다. 그중 하나는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팔 양 쪽이 날아간  몸에 불이 붙은 상태로 뛰쳐나왔지만 이내 땅에 쓰러졌다. 탱크의 엄호를 받으며 이동하던 병사들도 충격과 후폭풍으로 인해 모두 자리에 쓰러졌다.
“간신히 막았군... 아니다! 다시 몰려온다!”
리트리히 병장이 한숨을 돌리는 사이에 반대편 골목에서 소련군 병사들이 떼를 지어 몰려왔다. 디에틀이 말했다.
“이쪽은 시선을 끄는 것이 주목적이었나 봅니다. 이미 다른쪽은 다 뚫렸나 봐요!!”
“이 전선에서 살아남은게 우리소대 뿐이라고?”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렇게 되겠습니까??” 디트리히는 디에틀의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허망한 눈으로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적을 향해 총을 쐈다. 하지만 저쪽에서 오는 소련군의 무장은 앞쪽에서 오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최신식 기관총으로 무장한 중대급 병력에 소대는 무참하게 박살나고 있었다. MG42사수 중 한명이 머리에 몇 발의 총알이 관통하자 그 자리에 고개를 파묻고는 말이 없었다. 부사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옆에 있던 다른 한명의 사수는 참호바닥에 자빠져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디에틀과 디트리히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6명, 현재 상황에서 소대원 12명중 4명이 죽었고 그나마 제정신으로 도망이라도 칠 수 있는 사람은 6명뿐이었다. 디트리히가 6명을 향해 말했다.
“모두들 최소한의 장비와 화기만 챙기고 나를 따라와라, 퇴각한다.”
“하지만 소위님, 전선 고정명령이 있습니다!”
소위의 말에 한 병사가 애처롭게 신음하듯 대꾸했다.
“지금은 우리가 죽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저쪽에 가서 병력을 재편성 하려 왔다고 하면 모두 수렴될 것이다. 잔말 말고 따라와라!”
디에틀이 고개를 끄덕이자 리트리히 병장도 고개를 끄덕이고 나머지 3명의 병사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 두 명의 병사는 그 찰나의 시끄러운 틈을 타 자살을 선택했다. 참호 안에는 그 둘의 피가 고이기 시작했다.
우선 디트리히 소위와 리트리히 병장이 몸을 낮게 숙이고 참호를 뛰어 몸을 옆에 있는 골목으로 굴렸다. 적의 사각 안으로 들어가자 디에틀과 다른 병사들 역시 몸을 날렸다. 3명은 성공했지만 한명은 옆구리에 소총탄을 맞고 굴러 오다가 그 자리에 픽 주저앉았다.
5명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단본부로 뛰었다.

“...”
1명의 장교와 4명의 사병은 자리에 동상 마냥 서 있었다. 사단 본부로 쓰던 러시아 군수공장은 완전히 주저앉아 있었다. 소련군의 공격은 아니었다. 의도적으로 부셔진 사단 본부 안에는 적어도 독일군의 문서가 깔끔하게 소각된 흔적이 역력했으니깐...
“하하, 고위 장교들은 우리에게 전선고정명령을 내려놓고 도망갔다 이거구만”
리트리히 병장이 등에 메고 있던 총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다른 한 병사가 손에 들고 있던 mp40을 공중에다 대고 무작정 난사를 했다. 총음이 그치고 들려오는 소리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련군의 포신에서 불을 뿜어내는 소리와 그 포탄들이 작렬하는 소리뿐 이었다.
“완전히 당했다. 적이 아닌 아군에게, 우린 그저 시간 벌기용이었나?”
“소위님, 저기...”
디트리히가 정모를 벗으며 말하고 있을 때 디에틀이 그를 불렀다. 디트리히가 고개를 돌렸다.
“이제 본국으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쪽 전쟁은 완전히 끝난것 같습니다.”
“독일군은 뒤쪽으로 물러나서 계속해서 항전하겠지...”
“소위님, 이쪽은 포기한 겁니다. 독일군이 우리를 포기한 거란 말입니다! 소위님, 돌아갑시다.”
디에틀이 격분에 찬 감정을 억누르는 어조로 디트리히 소위에게 말했다. 디트리히 소위가 눈을 질끈 감고 목에 걸린 철십자 훈장에 손을 가져다 대고선 말했다.
“그래, 그것도 좋은 방법이겠지...”
리트리히 병장과 다른 병사들도 체념한 모습들이었다. 소위가 그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해가 지는 방향으로, 해가 뜨는 곳 반대 방향으로 무조건 걸었다. 독일군은 어디까지 후퇴했는지 걸어도 걸어도 독일의 동부전선군은 보일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쩌다가 운 좋게 독일군이 퇴각한 곳에서 하노마그 장갑차를 노획해 그것을 타고 계속해서 해가 지는 방향으로 갔다. 그들이 가는 곳곳마다 처참한 살육의 현장이었고 시체들이 길 곳곳에 널려 있었으며 멀쩡한 건물보다 부셔져서 원형조차 짐작이 가지 않는 건물들이 10배는 되어보였다.
“저는 이 전쟁이 이길줄 알았습니다. 저만 열심히 싸우면 이 전쟁에서 독일이 이길 줄 알았죠...”
한 병사가 얘기했다. 그에 대한 대답 비슷하게 디트리히가 말했다.
“나도 떠밀려 오긴 했지만, 전쟁 초반 때에는 나도 분명 그리 생각했네, 설마 했지만 독일이 소련에게 밀릴 줄이라곤 생각조차 안했지”
디에틀이 그 둘의 대화를 바라보았다. 리트리히는 운전대를 잡으며 말없이 앞만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독일군을 제일 신뢰하던 사람이었으나 이번 일로 인해 얻은 불신감은 그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말았다. 디에틀이 입을 열었다.
“소위님, 전쟁은 과거를 배울 줄 모르는 멍청한놈들이 저지르는 거겠죠...”
“글쎄, 자네는 그렇게 생각하나?”
“제 생각은 적어도 그렇습니다.”
“그렇담 멍청이들이 계속 존재하는 한 인간은 계속해서 전쟁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이 꼴이 나고 말겠군...”
소위가 주머니에서 몇 개 남지 않은 담배를 하나 꺼내어 입에 물었다. 소위가 물었다.
“자네는 이대로 본국에 가면 무얼 할 텐가? 패잔병 노릇이나 계속할건가?”
디에틀이 말했다.
“최근 베를린에서 시민들에게 독일제국의 무능함을 알리고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싸우는 조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조직에 들어서 그들을 도울 생각입니다.”
“그들과 함께 반동분자로 몰리고 총상이나 교수형을 당해도 좋단 말인가?”
“예” 디에틀의 단호한 대답에 소위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베를린에 무사히 돌아간다면 나도 자네를 친히 돕겠네. 나도 이제 전쟁은 질색이야...”
디에틀 그리고 리트리히 병장과 다른 2명의 병사도 모두 그 말에 수긍을 하는 듯 조용히 그의 말을 듣기만 했다. 건물들의 잔해와 그 사이사이에 죽어있는 주검들에 대한 묵념인듯 해는 조용히 서쪽으로 석양을 만들며 지고 있었다.

  독일군은 1월 22일 소련군의 무자비하고도 대대적인 공격으로 인해 막심한 피해를 입고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까지 빠졌다. 병사들은 전선에서 탈주했고 탈주병들은 대다수 포로가 되거나 행적 불명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자신들의 동료 중 부상병들을 적에게 내어주지 않기 위해 총으로 쏴 죽였으며, 장교들은 결사항쟁을 하는 무리와 항복하는 무리로 나뉘었다.
그리고 병사들을 버리고 후퇴하던 고위 장교들은 그들의 수중에 있던 러시아 비행장인 굼락에 모여들어 비행기를 타고 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동료에게 총을 겨누는 더러운 짓을 하였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본국으로 돌아간 장교들 중 다시 군에 복귀한 자들은 열이면 열 전부 히틀러의 명령으로 좌천이나 사형을 당했다.
소련군은 남은 독일군을 소탕하기 위해 건물에 포격을 가했고 화염방사기로 골목이나 터널 구석구석을 태워버렸다. 소련군이 지나가는 건물 안 지하에는 겁에 질린 표정의 독일군들을 수십, 수백명씩 발견하였으며 모두들 포로로 압송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독일군은 항복했다. 항복은 파울루스 원수가 아닌 그의 참모진과 부하들에 의해서 이루어 졌고 파울루스도 옐첸코라는 소련군 장교에게 직접 항복소식을 듣고는 자신스스로 하여금 그의 사단의 항복문서에 조인했다.
독일의 러시아 전선의 북쪽에서는 2월 2일까지 광적인 저항이 계속되었지만 그것도 이내 잠잠해져 독일군의 고위관료들은 소련군에게 완전히 패하였다고 공인할 정도였다. 이때 소련의 일리야 에렌부르그는 “전에는 승리한다는 소식을 억지로 믿으려 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승리가 확실하다” 라고까지 말했다.
독일의 우세에서 보급의 중단으로 벌어진 이 긴 사투 끝에 러시아 군은 150만 명 독일군은 33만명 참전 14만 7천구의 시체발견 6천명의 귀환이라는 인류사 최대의 끔찍한 전투기록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