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다 사람 죽었다는 얘기는 이제 별로 놀라운 뉴스거리는 아닙니다.

지금까지 죽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제작자에게 귀책사유를 묻는 법이라도 있었다면

리니지 제작자들은 줄줄이 쇠고랑 찼을테니

이런 뉴스는 우리가 제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사회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게임관련 뉴스를 보다가 게임중독에 관한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습니다.

대체 그들은 왜 죽을 때까지 게임을 했는가?

그들에게 게임이란 어떤 것이었을까요.

죽을 정도로 게임이 좋았던 것일까,

아니면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게임밖에 없던 것일까요.

죽을 정도로 몸이 망가졌는데 게임을 붙잡고 있었던 그들의 무개념을 탓하기엔

무언가 석연치가 않습니다.

다음은 기사의 일부분 입니다.





누군가가 말했다. '게임은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돌아와서 좋아'

이 역시 현대사회를 사는 이들의 가슴속에 깊이 남은 대표적인 트라우마다.

분명히 노력한 만큼 성과가 온다고 선생님이 그랬는데,

대체 어느 정도로 노력을 해야 그 성과가 돌아온단 말인가?

부의 양극화에 대한 비난을 두고 '가난한 게 자랑이냐? 열심히 일해서 돈벌 생각은 안하고!'

라고 화답하는 지배계급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하지만,

정작 그들에게 제대로 소리 한번 낼 수 없는

우리들의 이 모순된 현실에 가상이나마 노력한 만큼을 받아 낼 수 있는

게임에 탐닉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런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에 쉽게 동의하기는 힘들더라도,

심정적으로나마 이해를 할 수는 있지 않겠는가?





물론 이 기사에 100% 동의하긴 어렵습니다.

그것이 게임 폐인이 생긴 원인의 전부라 단정짓기엔 다소 비약이 있을 뿐더러

불공평한 세상을 등지고, 만들어진 가상현실에 탐닉하다 죽음을 맞은

그들의 파국이 정당하다 변론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잠시 마음의 위안이 될 수 있지만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현명한 도피처가 되기는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그런 사건만 터지면 제작자와 게임 회사를 살인마로 몰고

게임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며 들고 일어나는 무슨무슨 시민연대, 무슨 모임등은

잘 알지 못하는 사안에 제발 코멘트를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단체의 정의감을 보여주고 싶은 공명심에

애초에 타겟이 잘못된 마녀사냥은 정말 꼴보기 싫습니다.

만약 그렇게 게임을 때려잡아 한국에서 게임을 뿌리 뽑으면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일까요?

언제나 그렇듯 흑 아니면 백이라는 논리가 낳는 결과는

또다른 흑백을 만들어 낼 뿐이지요.....



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단지 즐거운 놀이로 만들어진 게임마저

일그러진 세상에 의해 피로 얼룩져서 울고 있는 현실이

제작자 지망생으로서 가끔은 답답하고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