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재아들에 대한 수준별 이동수업 및 별도 영재학급 운영 등 교육제도에 수월성 교육이 도입되고 있는 추세다. 지금까지 교육평등주의적 교육가치가 점차 영재육성이라는 가치로 인식이 조금 변화되는 추세가 진전되고 있다고 판단되어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과연 영재의 기준이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영재란 어려서 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아 상급학년들이 배울 과정을 조기에 성취하는 등 뛰어난 학습능력을 보이는 아이를 영재 또는 천재로 판단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이 애들을 집중적으로 천재교육을 시키면 자라서 사회에 나가게 되면 당장이라도 사회에 커다란 기여를 하는 인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기대가 많이 작용된다.

그런데 우리의 경험상 이들 천재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는 공통된 현상이 한가지 있다...

그들의 천재성이 어느 순간에 사라지고 청소년기에 들어 서면서 부터 범재로 바뀌어 가는 경우가 대단히 많음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70년대에 우리 나라를 떠들썩하게 흥분시켰던 천재 아이가 있었다. 이름은 김웅용...

그 당시에 중고등학교를 다니신 분들은 대부분 그 이름 석자를 기억할 것이다. 이 김웅용이라는 천재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어린 나이에 한글을 깨우치고..외국어를 술술 하고..고등학생도 풀기 어려운 미/적분을 술술 풀고..너무 놀라운 학업성취도를 보여 IQ테스트를 해 본 결과 측정불가능이라고 할 정도여서.. 하는 수 없이 내린 수치는 IQ 200 이상으로 평가되어 영광스럽게도 기네스북에 세계 역사상 IQ 최고에 등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온 대한민국이 흥분했고 그 아이가 어서 빨리 자라서 대한민국을 빛내 주길 온 국민이 가슴 조이며 기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이 천재 아이의 존재가 잊혀질 만 하던 10년정도 지난 어느 시기에 신문에 그 천재 아이에 대한 조그만 기사가 게재되었는데 읽어 보니 놀랍게도 그 천재 아이가 어느 대학 입시에도 시원스럽게 합격하지도 못하고 진땀을 빼면서 아둥바둥한다는 참 이해할 수 없는 소식이었다. 즉, 천재 아이가 성년이 되어 너무도 평범한 범재로 둔갑해 버렸다는 얘기였다.

이러한 이상한 사례는 비단 이 김웅용학생 뿐만이 아니다.. 십수년전 5공화국 시절이나 되었을까?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천재성을 보이는 아동들을 모아 집중적으로 대학에서 천재교육을 시켰지만 대상 학생 중 성인이 될 때까지도 천재성이 이어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는 관찰 결과여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오류를 범하기 쉬운 한가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6세의 나이에 IQ가 150으로 나오면 그 발달속도라면 20세 정도되면 최소한 IQ가 200 이상 될 거라는 추측이다. 즉, 지능발달속도가 나이에 정비례할 것이라는 착각이다...

비단 IQ 수치로 판단하지 않더라도 아주 어렸을 적에 이러..이러한 정도의 놀라운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천재성을 지녔으니까 영재교육을 꾸준히 지속하면 20세 정도가 되면 엄청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바로 그것이다..

정말 그럴까? 나는 과거에 천재성을 보여 주었던 아이들이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라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

이 말의 의미는 어렸을 적에 천재성을 보인다고 해서 그의 부모나 주변에서 기뻐하고 호들갑을 떨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잠깐 비유를 들어 보자..

10년전 올림픽 100M 경기에서 내노라하는 불세출의 스타 2명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선수의 이름은 한 사람은 미국의 칼 루이스이며 또 한 사람은 캐나다 출신의 벤 존슨이었다. 올림픽 100M 경기를 화려하게 수놓은 이 2명의 선수는 스타일이 전혀 달랐다. 벤 존슨은 스타트가 엄청 빨라서 출발하자 마자 일단 타 선수들을 제치고 멀치깜치 앞서나가서 기선을 제압해 버린다. 하지만 결승점에 다다를 수록 출발만큼 시원한 가속력을 발휘하지 못해 종종 역전 당하기도 하는 선수였다. 그런데 미국의 칼 루이스는 출발은 항상 불안할 정도로 조금 늦지만 결승점에 도달할 수록 가공할 가속력을 발휘하여 여러 선수들을 제치고 결승점에서 1등으로 들어 오는 선수였다.

이 두 선수의 차이점은 우리에게 진정한 영재의 판별기준을 과연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넌지시 암시해 주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겉으로는 범재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보면 발군의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진짜 영재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심지어는 이들 진짜 영재들 중에는 태어난 지 수년이 지나고서도 한글은 커녕 우리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해 혹시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가 아닌가 하고 부모를 걱정시키게 하는 경우도 많다.

인간의 지능(학업성취도 포함)발달은 유아시기 부터 진행되다가 성인이 되는 20세 전후로 거의 모든 것이 완성된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 키가 작은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니까 갑자기 키가 부쩍부쩍 자라 다른 아이들 보다 더 커버리는 경우를 흔히 본다. 또한 초등학생 시절에는 다른 학생 보다 키가 컸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정작 별로 키가 자라지 않은 경우도 본다.

이렇듯 인간의 신체적 발달단계가 개인의 선천적 요인 및 후천적 환경 등으로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과정)가 개인별로 천차만별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지능 발달과정 역시 개인마다 천차만별로 다르다..

인간은 태어날 때 부터 후천적 환경요인을 포함해서 신체적/지능적 수치의 총량은 이미 정해져 있다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즉, 20세 까지 차지하는 총량이 미리 정해 진 것이라면 어렸을 적에 천재성(총 발달수치의 상당 부분을 짧은 기간내에 채워버리는 빠른 발달)을 보이는 학생은 세월이 지날 수록 나머지 수치를 채우는 것에 불과하니까 발달이 더딜 수 밖에 없다는 제로섬 게임의 원리가 작용된다고나 할까?

그런데 보통의 정상인 보다 특이하게 일찍 발달시기가 빨리 도래하여 급속히 진행한 후 세월이 지나면서 그 발달속도가 현저히 완만해 지는 아이(전자)가 있는가 하면, 어릴 적에는 발달이 현저히 늦어 학습능력이 뒤떨어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세월이 지나갈 수록 놀라운 학습능력을 발휘하는 소위 늦공부 터지는 아이(후자)도 있다.

하지만 정비례적으로 발달이 진행되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이 점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천재성을 보인다는 송 모 어린이의 뉴스는 혹시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에 불과하지는 않은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지능의 급속한 발달시기는 그 때(시기)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관념적으로 그 시기가 빠른 것을 선호한다. 즉 그 시기가 빨라야만 영재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커다란 학문적 업적을 이룬 존경하는 학자(과학자)들을 볼 때 의외로 어려서 천재교육을 받고 속성과정으로 정규과정을 마구 건너 뛴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을 주시하자. 오히려 진득하게 다른 또래의 아이들과 함께 뛰어 놀고 할 것 다 하면서도 정규 코스를 착실히 밟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영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중 조급증은 버려야 한다. 출발은 조금 늦어도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는 대기만성형 영재들이 실제로 훌륭한 업적을 남겨 우리 사회를 빛내는 경우가 더 많다.

주변에 어려서 천재성을 발휘한다고 흥분할 것이 아니라 끝까지 지켜 보아야 한다. 그 아이의 영재성이 조로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유아시절이나 초등학생나이가 아닌 중/고교 특히 고교생 정도의 나이에 영재성을 발휘하는 학생이 최종적인 영재로 판별된다고 믿는다...

백년에 한명 나올까 말까하는 그러한 돌연변이성 영재를 보고 마음이 들뜨는 것 보다는 우리 주변에 숨어 있지만 조금의 세월이 지나면 곧 나타나게 되는 진짜 영재들을 인내심을 가지고 발굴해 나가는 것이 보다 더 실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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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에서도 나왔고 요즘에도 최연소 대학진학 한다는 송모군 얘기 듣다가
우연히 찾아낸 글입니다..
좋은글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