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근예비역이다.

상근예비역이 무어냐 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그거 똥방위가 이름만 바꾼거 아니냐 하는사람들이 있을텐데

물론 예군중대로 배속받은 상근예비역의 경우 방위들이 하던 일을 이어 받았다 볼수 있으나 주둔지 병력의 상근예비역의 경우 일반 현역과 동일한 훈련 동일한 일과를 보내고 있다.

물론 일과후 퇴근한다는 가장 큰 차이점이 존재하기에 상근예비역은 현역과 비교할때 하늘과 땅차이를 넘어설 만큼 땡보로 통하는 것이다.


잡설은 이만 끊고.

앞에서 말했듯이 주둔지 상근예비역의 경우 현역병과 같은 일과를 보내게 된다.

물론 후방인 만큼 생활 자체가 빡센일은 거의 없지만 군인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것.

그렇다 군대예절 만큼은 칼같이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등병 말뽕. 이등병 왕고. 일병(진)

어찌나 감미로운 직위인가.

게다가 3개월 후임을 한번에 20명을 넘게 받아버렸으니 말 그대로 군생활 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은 후임이랍시고 들어온 녀석들의 정체를 알기 전까지만 지속돼고 있었다.

내 사랑스러운 3개월 후임들과의 일화를 몇개 적어볼까 한다.




EP1. 위병소 나와라.

3개월 후임중 한녀석에 대한 이야기 부터 해보자 그녀석의 이름은임의 대로 개똥이로 하겟다.

우리의 개똥이는 전입 첫날부터 나의 눈을 끌었다

침상위에 앉은 벌려진 다리와 양말 위 살이 보이게 끌어올린 고무링.. 패죽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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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개똥씨? 다리 그거밖에 안 오므려져요?
(우리 사단은 상호존칭어 사용의 생활화를 지시하고 있다. 물론 내무실인 만큼 귓속말이다)

개똥 : 예. 다리가 이거밖에 안오므려 집니다

나 : 그래요.. 별수 없지 그럼..

일병1 : 개똥이 너 똑바로 안 앉어?!
(물론 상호존칭어 사용의 생활화는 몇몇만이 돼어갈 뿐이다..)

나 : 이녀석 다리가 굵어서 안 오므려 진다고 합니다.

일병2 : 냅둬 다리 굵은애들 중에 그런 이상한넘들 몇몇 있어 그런데 너 바지 똑바로 안입냐 말똥구리 아들내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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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석은 이런식이었다.

처음부터 눈길을 끌던 그녀석. 역시나 충성도 늘어지고 목소리도 작았다.

말대답은 어찌나 해대는지 말한번 하면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잘하겟습니다" 이렇게 끊나는 일이 없었다.

그래도 보직은 받게 돼는지 군수과 계원이랍시고 군수과에 앉아있는 그녀석을 본건 중대장신고 다음날의 일이었다.

후임이 한번에 많이 들어올 경우 시끄럽고 안좋은 이야기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런탓에 중대 분위기 안좋던중 그 일은 발생했다.

위병소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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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 띠리리~ 찰칵

위병조장 : 통신보안 상호 존중과 배려를 생활화 하는 ?대대 위병조장 병장 나병장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개똥이 : 여기는 군수과 여기는 군수과 위병소 나와라 위병소 나와라

위병조장 : 통신보안?

개똥이 : 여기는 군수과 위병소 들리는가. 위병소 들리는가.

위병조장 : 어떤놈이 장난치냐!? 너 누구야!

개똥이 : 이병 개똥이 입니다.. 나일병 일병이 전화하라고 해서 했습니다..

위병조장 : 이런 도친 강아지 성기같은 놈이 누가 그따위로 전화하래

개똥이 : 이렇게 하는거 맞잖습니까

위병조장 : 이런 갈아다 개구리밥을 줘도 시원치 못할 아이를 봤나. 너 당장 내려와 이 아이야

개똥이 : 예~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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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으로 끊어버리고 내려온 그녀석, 그 이후의 일은 예비역과 비예비역 현역을 막론하고 대강은 짐작 할 것이다.

물론 상호 존중과 배려의 생활화를 지시하고 있는 사단 예하부대로서 일체의 구타 혹은 가혹행위 얼차례등은 전혀 없었다...





EP2. 꿈자리가..

우리의 이병 밥똥이는 처음 위병소근무자로 명령받은 내 눈에 들어오던 참한 후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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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밥똥씨 요즘 분위기도 안좋고 해서 싸잡아 욕먹는 일도 많고 힘들죠?

밥똥이 : 아닙니다

나 : 에이 뭘.. 힘들어도 조금 참아요 한두달 지나고 다들 적응돼면 좀 낳아질거야 욕도 덜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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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정감넘치는 병영생활의 한 모습인가.

사단장님이 저 장면을 봤으면 난 포상이라도 한번 다녀왔을텐데.. 한번 와보실 생각은 전혀 없으신듯 하다.

어쨋거나 이번 신병들 답지 않게 목소리도 크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던 우리의 밥똥이.

그나마 그런녀석들이 있어서 후임들을 보는 눈이 나쁘지만은 않은 나 였지만..

어느날인가 사라져 버린 우리의 밥똥이.

사라진 이녀석 어디갔나 싶어 여기저기 쑤셔보니 그녀석이 취사장에 있다는 것이다.

발단은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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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장 : 신병 너네들중에 취사병 하고싶은 사람 있냐?

말똥이 : 이병 말똥이 제가 해보겟습니다.

중대장 : 어 그래 너 취사병. 야 취사병 이놈 데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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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는 것이다..

젠똥.. 그렇게 잘해줬는데 배신때리고 간것이다.

어쩌겟는가.. 위병소보다는 취사장이 좋다고 떠난 그녀석을 원망 할수 없는 일이고.

취사장에서라도 열심히 하면 돼는거지 라며 내안의 분노를 다스렸다..

하지만.

결국 내 후임들에 대한 불신을 품게 됀 일이 생겨버렸으니 그일은.

꿈자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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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똥이 : 나취사 일병님?

나취사 : 응? 무슨일이야?

말똥이 : 저.. 취사병 못하겟습니다.

나취사 : 아니 왜그래 무슨일 있어!?

말똥이 : 그게.. 어제 자는데 꿈자리가 이상한게 취사병하면 안됄거 같습니다. 빼주싶시오.

나취사 : 아.. 그래? 난취사 상병님~~ 이녀석 취사병 못하겟답니다

난취사 : 뭐!? 왜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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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일은 대강은 짐작 할 것이다.

풍문에 의하면 중대장님 왈. "그자식 한번만 더 그러면 나한테 대려와라"

내생각에 밥똥이는 군생활 참 재미있어질것 같다..




EP3. 상가집에 다녀와서..

물론 상근예비역 또한 군인이다.

출퇴근한다고 해서 간부는 아닌 탓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닐수 없다 라는 것은 이 글을 읽는 모든분들이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하지만..

역시 짬좀 먹으면 가지고 다녀도 걸리지만 않으면 돼는 것이고.

짬밥 구경도 못해본 일이등병 찌끄레기들은 선임들 무서워서 못가지고 다니는 것이라는 건 모두가 알 것이다.

어느 토요일 퇴근점호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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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장 : 주말이니까 어디 싸돌아다니지 말고..중략

상근일동 : 예!

위이이이잉~~

중대장 : 누구냐 핸드폰가져온놈 손들어라

상근일동 : ,,,,,,,

중대장 : 아무도 없단 말이지.. 소지품 검사 한번 하자

20분후

중대장 : 아무도 없내.. 안돼겟다 일병 다섯명만 들어오고 나머지 나가있어

내무실 : 와장창~ 쿵탕쿵탕~ 들썩들썩~~

중대장 : 자~ 이 핸드폰 5개는 누구꺼냐 손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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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이러한 일이 있었으나.

문제는. 그중 하나가 내 사랑스러운 후임 한똥이가 가져왔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초토화된체 털려버린 내무실.. 그리고 청소를 위해 남아있는 일이등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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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병 : 울똥아 핸드폰 왜가져온거냐 가지고 다니지 말랬지

울똥이 : 어제 중대장님께 보고하고 상가집 다녀오면서 깜빡하고 집에 안놓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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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다들 눈치 챘을 것이다..

물론 상가집에 갈수도 있고 밖에서 핸드폰 가지고 다닐수도 있고 사람이 살다보면 깜빡하고 챙기지 못하고 들고 왔을수도 있다.

하. 지. 만.

상가집에 전투복(군복)입고 가는 파친 녀석이 대한민국에 있겟는가?

이 분리수거 안끝난 휴지통안의 내용물 같은 녀석이 그 시간에 변명거리라고 생각 한 것이 그것이었다.

미련한 녀석.. 그냥 죄송합니다 했으면 어떻게 덜 욕먹었을 것을..

봉똥이는 나일병의 "봉똥이 너 앞으로 군생활 참 재미있겟다.." 라는 말이 아직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자리를 빌어서 봉똥이에게 한마디 하고싶다. 봉똥아. 넌 병장 달때까지 핸드폰은 못들구다닐주 알어라...





EP4. 3단콤보.

3단콤보라면 무슨소리 하는가 싶을 것이다.

뭐 사실 별거 아닌 이야기 겟지만. 현역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웃긴일이 아닐 수 없다.

내 후임들 받기 전에는 말년 병장조차 상상도 못했고 자대생활 하면서 일어난 적도 생각도 못해봤다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붙여준 이름 3단콤보.

1단 : 전투모(군인모자)를 거꾸로 쓰고 상의는 밖으로 빼입은체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2단 : 챙겨온 휴대폰을 가지고 통화를 시도한다.

3단 : 담배를 입에 꼬나문다.

연계기 : 중대장은 길에서 만난후 "안녕하세요~"하고 정감어린 인삿말을 나눈다.

사실 별거 아닌 작은 일일 수 있고 말만 한다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현실로 일어난 일이고.. 중대장이 길에서 만나 인사까지 나눴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신병이 하도 많아 중대장이 얼굴을 까먹었다는 것과.

나중에 밝혀진 바로 타중대 상근예비역 신병이라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타중대라는 것이 알려지기 전까지의 1주일간은 함참 시끄럽고 싸잡아 욕먹는 괴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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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차이 후임들.

예비역 혹은 현역이라면 다들 알 것이다.

풀어주자고 치면 쉽게 풀어줄 수 있는 것이 3개월 차이 이고.

풀어주지 않고 끝까지 엿먹이자면 병장 달때까지 갈굴수 있는 것이 3개월 차이 이다.

저런 후임들을 받은 입장으로 앞으로의 내 군생활을 어떻게 할지 참으로 고민이 됀다...

하아.. 내일은 어떤녀석이 어떤 일로 우리를 웃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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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사이트에 올리느나 반말로 쓴 글입니다..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