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 어떤 분의 글을 보고 뭔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심심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고전게임자료실을 발견하고는 어릴적에 했던 도스게임을

발견하고는 두근거리는 마음에 다운 받아서 해봤지만.. 결국.. 10분도 채 안되서 지워버렸다고 합니다.

어릴적의.. 그 두근거림이 이젠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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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만으로도 어릴적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것 같습니다.

초등학생때 매일 학교 마치고 친구녀석이랑 둘이서 운동장에 앉아 만들던 모래성.

(성이랄것도 없이 단순한 모래덩어리였지만 그때의 저에게는 분명 그것은 멋진 성이었습니다.)

둘이서 서로 1P할려고 싸우던 게임.   말도 걸기 힘들었던 짝사랑 하던 소녀.

그런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렸습니다.

같이 모래성 만들던걸 기억도 못할것 같은.. 공부하느라 바빠서 만나기도 힘든 친구녀석.

둘이서 싸우던 그 게임은 아직도 하드 어디엔가 있지만 실행파일을 누르려는 순간 멈추는 손가락.

지금은 소식조차 알수 없는 그 소녀.

아직 어른이 되지도 않았는데 너무나 소중했던것들을 잃었습니다.


물론 커가면서 잃은것보다 얻은것이 많을것입니다.

더이상 바보같이 운동장에 앉아서 모래덩어리따윈 만지지 않습니다.  더 재밋는 놀이도 많습니다.

츄리한 그래픽의 2D게임따윈 더이상 하지 않습니다.  풀3D의 그래픽좋은 게임도 널렸습니다.

짝사랑의 소녀.  세상엔 능력만 있으면 더 예쁜 여자들이 널렸습니다.


확실히 커가면서 잃은것보다 얻은것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더 많다고 해서 더 소중하지는 않기에.. 오히려 적은것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에..

조금 아쉽습니다.


이제 저도 어른이 될 날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왠지 어른이 된다는게 씁쓸합니다.





얼마전 친구녀석에게 '학교 운동장에서 모래성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가..

그냥.. 무시당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