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0년된 고전게임 중에, '용의 굴' 또는 Dragon's Lair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센세이셔널한 그래픽에, 초를 다투는 박진감까지 있는 굉장한 게임.....이랄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체는, 수십개의 애니메이션 클립을 만들어 놓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주면,

다음 단계의 애니메이션 클립을 보여주는 식의 게임입니다.


그러니까,

1. A(시작, 무너지는 다리) -> 성공적으로 점프 -> 성에 들어가는 애니메이션 클립

2. A(시작, 무너지는 다리) -> 점프 실패 -> 다리 밑으로 떨어지는 애니메이션 클립

뭐 이런식입니다. (근데 타이밍 맞추는게 굉장히 어려워서, 광분하는 사람도 있었다죠)  AVGN이라고..

한 때 유행했던, 플래시로 만들어진 어드벤처 게임과 비슷하달까..

다른 표현으로, 퀵 타임 이벤트(Quick Time Event)형 게임이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아이폰과 안드로이폰으로 이식되어 앱스토어/구글플레이에 올라와 있습니다. 유료)


세월은 흘러..

이러한 방식의 게임은 더 나오지 않게 되었지만,

이러한 방식을 적용한 게임은 아주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FPS, TPS 등의 게임에서, 일반적인 액션이 아닌,

특수 상황에서의 연출에서 이러한 '퀵타임 이벤트'가 나옵니다.


쉽게말해서, X버튼 연타! A버튼을 2초안에 눌러야 다음 단계로 무사히 지나가는 연출 등입니다.

그러니까 싱글 스토리가 있는 왠만한 FPS/TPS에는 거의 다 나오는 연출이라 보면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진행은 분명히 호불호가 갈립니다.

버튼이 팝업되는 버튼의 종류가 많아지면 굉장히 혼란스럽고,

주로 이러한 방식의 연출은 콘솔 게임 컨틀로러에 특화되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키보드를 주로 사용하는 PC 게이머들은 불편하기 짝이없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연출은, 엑박패드 기준으로, 엄지손가락으로 다 커버되는, X,B,A,Y 버튼 중에서 고르는 식인데, 키보드는 참...)


좋은 쪽으로 보자면, 밋밋한 인-게임 영상만 보여주는 것 보다는,

게이머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좀 더 박진감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장단점이 있는 시스템이긴한데,

요즘 들어서는 너무 자주 써먹는 연출이다보니 오히려 식상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한계점에서 영화같은 연출을 위해서는 또 이만한 방식 외에 대안을 찾기도 힘듭니다.


30년전의 게임에서는 하나의 장르였다가,

이제는 다른 장르에 녹아들어간 퀵타임 이벤트에 대한 잡담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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