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선생입니다. 레임에 이런 문제도 올라오네요.^^
조금 설명을 드릴까합니다.
틀린 이유를 설명드리자면, 문제가 요구하는 목표로서의 성취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틀린겁니다.
흔히들 하는 말로 '문제를 낸 출제자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였다.'라고 하지요?
저 문제가 만약 국어 과목에서 출제되어,
Q : 동물이 짝짓기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A : 좋아서.
이런 식였다면 훌륭한 답이였을겁니다. 창의적인 사고를 요하는 성취기준에 부합하는 훌륭한 답이죠.
제가 담임교사였고 국어과목의 시험이였다면 기분좋게 동그라미를 쳐줬겠죠.^^
하지만 위 아래 문제를 보니 과학문제네요.
초등학교 4학년 과학 과목을 보시면 '동물의 생활 관찰하기'라는 단원이 있습니다.
그 단원에서 동물의 짝짓기에 대한 지도를 합니다.
'짝짓기를 통해 종족번식이 이루어짐을 알게 하는 것'이 국가에서 명시한 '국가수준 제 7차 과학과 교육과정'의
'동물의 생활 관찰하기' 단원의 목표이구요.
따라서 성취기준도 '짝짓기가 종족번식을 위한 것'임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출제자가 아니기에, 해설에 대해서 100% 장담은 못합니다만,
저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로 말씀을 드리자면
"틀린 답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가 요구하는 답도 아니다."
라고 말씀드릴수 있겠네요.
좀 알기 쉽게 말씀드리자면 1+1은 1일수도 있죠?
물 한방울 + 물 한방울 = 물 한방울인것처럼요.
하지만 '수학교과 자연수 범위 이내'라고 범위를 제한하면
1+1=1은 틀린 답이 되는 거겠죠.^^
저 문제를 내신 선생님은 과학과목 생물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수업을 하셨을테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내셨을겁니다. 학생이 생물학적인 이해를 평가하기 위해서죠.
하지만 학생은 문제가 요구하는 범위를 벗어나는 답을 했기에 틀린겁니다.^^;;
쉽게쉽게 풀어서 쓰다보니 글이 좀 길어졌네요-_-;;;
이런것도 직업병인가 봅니다.;;;;
'종족번식'은 짝짓기의 결과이지, 동물들이 고도의 자기의식을 발휘해 목적을 가지고 '종족번식을 하자'는 결심을 하고 짝짓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가 만약 '동물들이 짝짓기를 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합니까?' 라면 '종족번식을 하게 됩니다' 라는 정확한 기술이 됩니다. 반면에 '까닭'을 물을 경우
'자연선택을 통해 계속해서 발달한 유전자의 자기 복제 방식이 양성 생식을 통한 번식으로까지 진화하여 짝짓기를 한 동물만이 삶아 남았고, 이 동물은 짝짓기를 하게 하는 유전적 특성을 물려받았기 때문' 정도가 답이 되겠습니다.
단순히 개체가 어떤 목적 의식이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근거가 없습니다. 자기 분열을 계속하는 박테리아를 보고 "왜 자기분열을 할까요?" 라고 물으면 "종족 번식을 하기 위해서" 라고 마찬가지로 대답하지 않습니다. 박테리아는 자기 의식을 할 만큼 지능이 발달되어 있지 않거든요.
'종족번식을 위해서' 라는 답은 자연선택의 단위를 종으로 보는 생물학에서 오는 생각인데, 현대 분자 유전학, 분자 생물학이나 동물학 등등 현대 과학에서는 완전히 뒤쳐진 낡았고 그리고 틀린 관점입니다. 자연선택의 단위를 유전자로 보는 관점만이 박테리아나 동물, 사람의 종족번식의 까닭에 일관된 답을 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