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XI - 재회]


FFXI 하는 분들에게는 유명한 "재회"라는 플래쉬입니다.

온라인 게임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느끼는 점이 있을거에요.






[해석]

발크룸 사구에 갈 수 있게 된 무렵에 만난 타루타루 백마도사가 있었다.

당시의 나는 전사. 아직 연계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때라고 기억하고 있다.


서포트 잡 취득 퀘스트에 한창이라, 발크룸 사구에 팝된 구울은 팝된 순간에 낚아채이

는 것이 보통이었다.

매일 밤 계속되는 퀘스트 아이템 찾기. 언젠가부터 고정 멤버가 만들어져 있었다.

전사 둘, 몽크, 백마도사, 흑마도사, 적마도사. 점차로 전원분의 서포트 아이템이 모

였다.


꽤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멤버들은 서포트 잡 레벨업도 함께 했다.

처음으로 쥬노에 가는 도중에 두 번이나 전멸했다. 쥬노에 도달했을때의 모두의 환성

을 지금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기념으로, 모두가 필사적으로 긁어모았던 돈으로 링크쉘(LS)을 구입했다(길드를 만들

었다). 리더는 주사위 던지기에 진 타루타루 백마도사가 맡게 되었다.


즐거웠다. 언제까지나 이대로 있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루타루 백마도사가 텔레포트 마법을 얻게된 무렵이었던가. 점점 서로의 거리

가 생겨나 있었다.


원인은 타루타루 백마도사.

원래 얌전했던 그녀는 매일매일 계속되는 살벌한 레벨업에 점점 따라오지 못하게 되었

던 것이다.

빨리 강해지고 싶다, 빨리 위로 올라가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다른 멤버들과의 사이

에는 어느샌가 넘기 어려운 골이 생기고 말았다. 레벨 차이가 너무 심해지고 말았던

것이다.

어느날, 그녀는 돌연 선언했다.

"미안해요. 더 이상 나는 도움이 되지 못해요. 다른 백마도사를 찾아줘요."...라고.


그녀의 선언 이전부터 다른 멤버들도 흩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서로 경쟁하듯이 레벨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째서 그렇게 서두르고 있었던가, 내 자신도 잘 모르겠다.

단지 열에 들뜬것처럼 강함만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LS에서도 한명이 빠지고, 두명이 빠지고, 결국 나도 다른 LS로 옮겨가고 말았다.

결국은 전사가 한계에 도달. 지라트의 발매까지 아직 시간이 있었던 때였다.

당면의 목표를 달성한 나는 돈을 벌기 위해서 시프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라트 발매. 시프도 58이 되었다.

신에리어에 탐험을 가자고 생각해, 여차하면 도망치기 쉬운 시프인 채로 길을 나서기

로 했다.


고향 바스투크에 돌아가, 코로로카의 동문을 지나, 아르테파에. 지도는 없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일단 돌아다녀보자, 라고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우연히 루테의 텔레포트 포인트를 발

견했다. 그리고 또 하나 발견한 것이 있었다. ...과거의 동료였던 타루타루 백마도사

였다.


그녀는 백마도사 아티팩트장비를 몸에 걸치고 혼자 서있었다. 이름의 옆에는 본적이

있는 LS마크가. 과거, 모두가 함께 만들었던 LS다. 아니, 비슷한 색깔의 LS는 얼마든

지 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것은 모두와 함께 만들었던 LS다, 라고 직감했다.


그녀가 내가 있는 것을 눈치했다. 빙긋 웃는 그녀. 그리고 Tell이 온다.

"오랜만이야. 잘 있었어.^^"

뭔가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는 나를 눈치챈 것일까. 그녀는 이모티콘으로 슬픈듯한 표

정을 짓는다.

"그때는 미안해. 하지만 어떻게든지 사과하고 싶었어.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너에

게만은 전해두고 싶은 것이 있었어."

라고 말한다.


텔레포트 포인트의 보랏빛 색에 감싸여진 채로, 그녀는 띄엄띄엄 말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무슨일이 있었는가. 그때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가.


그녀는 ‘모험자’로서 바나딜의 땅에 섰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나도 마찬가지니

까.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의 모험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었던 모양이

다.


"사구에서 지내던 때는 즐거웠어. 아무것도 몰랐지만, 모두 함께 생각해서 길을 찾아

냈었지."

"하지만 쥬노에 갔던 무렵부터, 매일 같은 작업의 반복. 모두에게서 여유를 찾아볼

수 없었어."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모두 함께 이곳저곳을 보러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모두들 레벨업에 정신이 없었으니까..."

"나는 좀 더 이 세계를 보고 싶었어. 분명히, 어딘가에 아직 내가 보지못한 곳이 있

을테니까. 그것을 모두와 함께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모두들 함께 라테누 고원의 무지개를 봤을때의 감동, 아직 잊지 않았어. 그때의 감

동을 다시한번 모두와 함께..."


여기까지 들었을때, 쇼크를 받았다.

처음으로 쥬노에 갔을 때는 분명히 감동했다. 하지만 그 이후, 새로운 세계를 보고 감

동하는 일 따위 있었던가?

처음으로 가는 장소라고 해도, 단지 ‘사냥터’로서밖에 생각하지 않았었던 것이다.

이 세계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비문의 탁본 퀘스트조차, 내게 있어서는 크롤러 둥

지의 지도를 얻기 위한, 그저 귀찮은 퀘스트에 불과했다.

언제부터 과거의 순수한 모험심을 잃어버렸던 것일까?


모두 함께 만들었던 LS.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흑마도사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 혼자. 하지만 그녀는 줄곧 계속해온 모양이다.

"이건 특별한 LS인걸. 몇 번이고 다른 LS에서 가입권유를 해 왔지만, 거절했어. 언

제, 누가 돌아와도, 반갑게 맞이할 수 있도록."


나는 부끄러워졌다. 지금까지 줄곧 그녀를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다른 멤

버들조차.

링크 펄(링크쉘의 일원이라는 증명이자 통신용 보석)도 이미 예전에 버렸었다.


"혼자서 이 세계를 돌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했을 때 LS채팅으로 말을 했어. 혼잣말

일 뿐이었지만. ^^"

"여러가지를 알게 되었어. 다보이의 역사라던가, 빙하에 있는 마법탑과 사르타의 마

법탑의 이야기라던가..."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들려줄 수 없었을 이야기를, 기쁜 듯이 나에게 이야기하는 타루

타루 백마도사.

채트 윈도우가 Tell의 붉은 문자로 채워져간다.

동시에 나는 그녀가 너무도 부러워졌다. 그녀의 표정이, 너무도 생기로 넘쳐나고 있었

기 때문에.

내가 예전에 잃어버리고 말았던 '모험‘을, 그녀는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주저주저하며 그녀에게 부탁한다.

괜찮다면, 다시 한 번, 링크 펄을 받을 수 없을까, 라고.

다음번 그녀가 모험을 떠날 때는, 꼭 함께 데려가 주지 않겠느냐, 라고.

뻔뻔스럽고 제멋대로인 부탁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빙긋 웃고는 곧 트레이드를 신청해 왔다.

그리운 색의 링크 펄. 즉시 그것을 장비한다.

채트 윈도우의 LS채트의 녹색 문자가 흘렀다.


"おかえりなさい。そして、ようこそ、冒険の世界ヴァナ・ディールへ。"
(잘 돌아오셨어요. 그리고, 어서오세요. 모험의 세계 바나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