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로 더 유명한,
한권짜리 장편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 입니다.

외계인, 미스테리, 스릴러, SF 등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를 실험하는듯이 보이는 스티븐 킹의 소설입니다.
사실 미사여구를 더 붙이고 싶지만, 그러면 문장을 넘어 문단이 되버릴까봐 한줄로 끝맺는... ㄷㄷㄷ.
미국 작가중에는 마이클 크라이튼, J.R.R.톨킨, 아이작 아시모프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화로 만들때, 매니아들은 원작의 느낌을 혹여 훼손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는데,
소설의 맛을 영화로 이렇게나 잘 살린 경우도 정말 드물지않나 싶을 만큼 영화 역시 훌륭했습니다.

영화와 거의 모든 부분이 일치하지만, 소설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맛이 느껴지네요.
중간중간은 영화의 특정 장면이 떠오를만큼, 소설이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영화로도 너무나 잘 그려냈습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앤디 듀플레인을 바라보는 레드의 시점에서 소설은 출발합니다.
레드의 회고록 형식으로, 지난일을 회상하듯이 독백하는 와중에 앤디가 어떻게 전설 비스무리한 인간이 되었는지,
앤디가 겪었고, 교도소의 누구나 겪었을 일을 앤디는 어떻게 남들과 다르게 헤쳐갔는지를 회상하며,
마침내 펜을 놓고 책상에서 일어서서 여관을 나서는 레드의 뒷모습마저 상상하게 합니다.


쇼생크를 탈출한 앤디를 기리며 호텔 한구석에서 회고하던 레드의 심정이 어땠는지는 상상으로만 짐작할수 있을듯 합니다.




[]

  우선 이 수기를 가방 속에 넣을 것이다. 가방을 잠그고, 외투를 들고, 아래로 내려가서 이 너저분한 호텔의 숙박비를 계산할 것이다.
다음 업타운의 바아로 걸어들어가 5달라를 바텐더 앞에 내밀고 잭 다니엘스 스트레이트 2잔을 주문할 것이다.-한 잔은 나, 다른 한 잔은 앤디 듀프레인을 위한 것이다.
한 두잔의 맥주를 제외한다면 그 술은 1938년 이래 자유인으로서 마시는 첫번째 술이 될 것이다. 그리고 바텐더에게 1달라를 팁으로 주며 상냥하게 수고했다고 말할 것이다.
나는 바아를 떠나 스프링가를 걸어올라 그레이하운드 버스 터미널에 가서 뉴욕을 경유해 앨패소로 가는 버스표를 살 것이다.
앨패소에 도착하면 맥내리행 버스표를 살 것이다. 맥내리에 닿으면 나같이 늙은 악당도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갈 수 있을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이름 지화타네조를 나는 기억한다.
그같은 이름은 잊기에는 너무나 예쁜 이름이다.

  나는 흥분하고 있다. 너무 흥분해서 떨리는 손으로 연필을 붙들고 있기가 어렵다.
이것은 자유인만이 느낄 수 있는, 목적지가 불분명한 기나긴 여행을 출발하는 자유인만이 느낄 수 있는 흥분이리라.

  나는 희망한다. 앤디가 그곳에 내려가 있기를.
  나는 희망한다. 내가 국경을 무사히 넘을 수 있기를.
  나는 희망한다. 내 친구를 만나 악수를 나눌 수 있기를.
  나는 희망한다. 태평양이 내 꿈 속에서처럼 푸른 빛이기를.
  나는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