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와토론란에 올려야 하나 소모임&잡담에 올려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혹시 게시판을 잘못 구분했다고 생각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오늘 신청을 받더군요.

사실 지금 매우 싼-_- 노트북을 쓰기에 3D카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시험 삼아서 돌려본 마비노기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용감하게 신청했습니다.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미 다 접하셨겠지만 CBT모집 부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7월 2일, CBT합격자들은 일종의 교육에 참여해야 합니다. 신청서 첫번째 장, 마지막에 참가 여부까지 체크해야 할 정도로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선발 지역 : 7월 2일(토요일) 의 사전 교육참가는 금번 프로테스터 선발에매우 중요한 필수적 항목으로 테스터로 선발된 분들중지방분들의 경우 소정의 차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 공지사항 중 언급된 부분.


이 사항에 대해서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처사' , ' 학생과 직장인들은 힘들다' , '건방져 보여서 싫다' 등등 여러가지 비판적인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에 IMC측은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과 소정의 차비를 지급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저도 사실 처음에 저것을 듣고 그 정도의 강제성이라면 너무한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생각해 보니 IMC의 입장이 이해가 가더군요. 현재 IMC는 단순한 '베타테스터'가 아닌 '프로테스터'라는 이름을 걸고 모집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IMC의 입장을 이해하게 했습니다.

보통 진행되는 게임의 베타테스트는 단순히 인터넷을 이용한 신청, 추첨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온갖 사람들이 섞여 들어가지요. 그들의 목적은 다양합니다. 그 사람들은 다들 누구보다 자신이 먼저 게임을 접하기를 바랍니다. 그저 광렙을 해서 나중에 좀 더 편안한 게임 진행을 목표로 하는 사람, 그저 호기심에 접속하는 사람, 남들이 하지 않는 짓을 해서 버그를 찾아내는 사람, 게임 내의 경제 구조의 오류를 찾는 사람 등등.

게임회사에서 베타테스트를 하는 목적은 게임 내의 오류를 찾거나 좀 더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강한(이 강하다의 의미는 나중에 다른 포스팅으로 이야기 해보렵니다) 게임을 만들어 내기 위함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베타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는 유저들의 참여도가 중요합니다. 이 참여도라는 것은 그저 게임에 접속해서 열심히 레벨을 올리는 것이 아닌, 자신이 찾아낸 것 또는 느끼는 것을 문서화 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문서화 또는 게임 내의 기록이 남게 되는 일종의 수치화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뽑혀야 베타테스트가 원활히 진행되지만 사실 그 능력이 높은 사람을 구분해서 뽑는다는 것은 회사나 유저나 어려운 일이었기에 생략이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GE의 클로즈베타에 IMC는 그 능력을 요구해 온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런 과정을 겪어보지 못한 유저들은 당황하고 자신들이 시험을 받는다는 것을 아는 순간 황당함과 조금 넘어선 분노까지 느끼시는 분이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간단히 ‘뭐야, 사람 가려서 받겠다는거냐?’라고 생각하겠지요. 맞습니다. 사람을 가려서 받고 있습니다.

좀 더 목적에 맞는 테스터를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테스터를 찾아내기 위해서 조금 다른 방법을 쓴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뽑은 테스터들에게 좀 더 테스터의 효율을 위한 교육을 갖는다는 것이겠지요. 능력은 있지만 처음 참여하거나 회사가 원하는 방향과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테스터들에게 회사가 요구하는 방향을 알려주는 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가 없이 테스터를 해주는 유저들에게 너무 이것저것 바라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견들도 많이 보이는데요, 이 부분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회사의 입장에 좀 더 동조하고 있습니다. ‘대가 없이 서비스를(단, 이 서비스는 기본적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불완전 상태) 제공하고 유저가 그것에서 얻는 즐거움 --- 등가교환--- 서비스를 즐기는 도중에 생기는 오류부분을 회사에 레포팅’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그럼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은 게임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인가?’

게임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은 없습니다. 굳이 있다고 한다면 마우스 클릭과 키보드 조작이겠지요.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것에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베타테스트는 게임을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게임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게임을 플레이 한다는 점에서 베타테스트는 일반적인 게임 플레이와 혼동되기 쉽습니다만,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움을 얻어야 하는 관점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되네요.


IMC의 이번 베타테스터 모집방법이 일부의 반감을 산 이유는 서로가 생각하고 있는 베타테스터의 기준이 달랐던 것에 있겠지요. IMC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많은 것을 테스터의 기준으로 요구했고 신청자들은 그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고 생각한 것이 문제였으니까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애정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그 게임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해도 회사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떨어질 수 밖에 없겠지요.



- 블로그용으로 썼는데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있다면 그 생각을 듣고 싶어서 올렸습니다. ' 난 그 부분을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리플 부탁드립니다.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요약하자면 새로운 베타테스터를 모집하는 IMC의 베타테스트가 다른 게임들의 베타테스트보다 얼마만큼 더 효율적인지 기대를 걸어본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