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를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미국인 중 한 사람으로서 지구촌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여러분들이 E-Mail로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사과나 유감의 메시지를 보내주면 릴레이 형식으로 게재하겠다... 대강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이번 부시 재선이 영향이 큰가 봅니다. 부시 재선 이후 모 칼럼니스트가 뉴욕타임즈에 올린 기고에서 '난 15년 전에 부시 시니어가 당선됐을 때도, 심지어 4년 전에 부시가 고어를 따돌렸을 때도 그다지 실망하진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부시가 케리를 누르고 재선된 것은 내게 크나큰 실망을 안겨 주었다' 는 멘트가 좋은 예가 되겠네요. 미국인들 대부분은 자기가 반대하는 일이라고 해도 일단 국가에서 정했으면 밀고 나가자는 성향이지만, 이번에는 그게 잘 안될것 같습니다.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국론분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거지요. 부시도 그걸 알았는지 당선 후 연설 말미에서 '케리를 지지했던 여러분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그다지 효과가 있어 보이진 않았고....
이런 미국내의 국론분열 내지는 다른 세계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국가가 추진하는 일의 법적 내지는 윤리적인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이렇게 정했으니 와~ 하고 따라가야 한다는 사회야말로 죽은 사회가 아닐까요? 물론 구체적인 논리와 근거도 없이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도 그렇지만 말입니다. 그 천하의 '미국'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네요.
이번에 부시가 재선에 성공한 이유라던가 차기 2008년 대선주자는 누가 될 것인가 예상하는 것도 꽤 재미있고 할 얘기도 많습니다만 지금의 주제와는 좀 동떨어진 것같아 일단 여기서 줄입니다.
2004.11.10 13:00:42 (*.193.122.88)
quve
저 역시 동감합니다. 확실히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서부와 동부(북동부)의 대도시 주변을 제외하곤 모두 부시가 승리를 해 완전히 2개의 나라처럼 보일 정도였죠. 뉴욕 시민들도 중부는 완전히 다른 2개의 나라다라고 얘기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미 선거 전부터 극단적인 혐오감을 표출하고 있는 뉴욕이였지만, 이번 결과를 두고 나온 몇몇 신문의 사설을 보면 케리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후회(?)도 보이네요. 공화당은 지속적인 반항심(rebellion)을 일으켜 계속적인 관심을 끌었다면, 민주당은 딱히 정치적인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고 이슈를 만들지도 못했다는 평가가 적당했던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차기 대선을 계속 이슈화 하는거보면 진짜 뉴욕은 부시를 엄청 싫어하긴 싫어하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