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이 블로그에 있는 글이라 경어체는 생략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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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귀여운 마우스가 표지에 있는 붉은 책은 2001년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고, 2002년도에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제목은 게임의 시대고 보시다시피 원제는 The Ultimate History of VIDEO GAMES 이다.

yes24에서의 책분류는 흥미롭게도
국내도서 > 비즈니스와 경제 > 경제 > 경제상식/경제이야기
이고
인터넷 교보문고의 책분류는
경영/경제 > 경영일반 > 해외경영이야기
이다.

덕분에 대부분의 게이머들 혹은 개발자들은 이 책의 존재를 잘 모르리라 생각된다. 덤으로 2002년도에 나온 인문서적이다 내년중으로 절판된다에 500원 걸겠다. (2001년에 나온 활이 바꾼 세계사 찾겠다고 미친듯이 헌책방 뒤지다가 몇주전에 복간되서 산 경험을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린다.)

어쨌든 비디오게임.. 혹은 컴퓨터 게임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특히나 한국의 게임쪽은 짧다.
그래서 비디오게임의 역사는 언제쯤 시작되었을까. 퐁? 스페이스 인베이더?

이 책은 비디오게임의 시작을 핀볼게임기로부터 다루고 있다.  저자가 미국인이므로 다분히 미국 중심으로 서술되어있긴 하지만 앞부분의 핀볼 몇페이지는 제껴놓더라도, 50년 가량의 짧다고는 짧고, 길다고는 길다고도 할 수 있는 게임의 역사를 인터뷰내용의 인용과, 담담한 서술로 (그래서 사실 이 책은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풀어 놓고 있다.

왜 50년이 길어지는가는 이 책은 빽빽한 내용에 페이지수는 거의 500페이지에 가깝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터뷰는 주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되어있으나, 그것은 초기의 게임산업 자체가 미국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며. 1/3부분에 닌텐도의 이름이 처음 등장하고, 1982년 미국 비디오게임업계가 망한 후에 등장한 패미컴이 나오는 것은 2/3 즈음이다. 다만 그래도 이야기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흐른다.

사실 재미없고 담담한 문체와는 대조적으로 각각의 상반되는 인터뷰 내용도 재미있고, 여러 회사들이 얽히는 소송부분이라던가, 82년즈음의 비디오게임계의 몰락 같은 걸 보면 워낙 일어난 일들이 스펙타클 해서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간다.  

스티브 잡스가 게임업계 초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당시의 게임 개발자들의 생생한 인터뷰들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다만 이 책은 피씨게임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으며 (익숙한 개발사들의 이름은 나온다.)
게임자체의 역사라기보다는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 그리고 게임에 관련된 기업들에 대한 역사라 함이 타당할듯 하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게임 역사는 짧고 현명한 사람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고 했다. 남들의 역사라도 읽어보고 참고하면 이 험란한 업계를 헤쳐가는데 자그마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상깊은 인터뷰 두개를 인용하겠다.

6장 브레이크 아웃 - 77페이지.

아마 정확한 액수에서 기억이 다른것 같은데요. 아무튼 잡스가 워즈니악을 속인 것은 사실이에요. 잡스가 5000달러를 받았는데 워즈에게는 500달러를 받았다고 해놓고 그 절반만 주었대요. 칩 하나를 줄이는데 내가 보너스로 얼마를 줬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이야기는 알려진 대로 대충 그럴 겁니다.

- 놀런 부슈넬.

(간단한 용어설명. 브레이크 아웃은 블럭격파이고, 워즈니악은 브레이크 아웃에 사용된 마이크로 칩의 갯수를 75개에서 50개 가량 줄여 25~30개로 만들었고, 칩수에 따라 보너스가 걸려있었슴.. 덤으로 스티브 잡스는 그 돈갖고 애플 만들었다함.)

27장 차세대 게임기 전쟁 421페이지.

올라프슨 사장은 약 3분의 2정도 연설을 진행하다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스티븐 레이스 사장에게 발표를 넘기고 싶습니다." 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내가 일어섰죠. 내 손에는 서류 뭉치 한 다발이 쥐어져 있었는데, 나는 일어서서 그것을 연단에 놓고는 짧게 한마디로 말했어요. "299달러입니다." 그러고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를 들으며 무대에서 내려왔지요

- 스티븐 레이스, 전 SCEA(Sony Computer Entertainment of America) 사장


덤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책 나오면 재미있겠다 싶다. 인터뷰 중심으로 서술된 책이라..

클라이언트 게임부터 소셜게임에 웹게임까지 닥치는대로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