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번 추천은 좀 길어졌습니다.
먼저 말씀드릴것은, 이것은 TRPG 이야기입니다.



1. World of Darkness 란.

예에.. 월드 오브 다크니스.. 일명 우드(wod) 입니다. 웟~ 라고 하기도 하지만 뭐..

월드오브 다크니스는 말하자면 하나의 세계관입니다.
화이트울프라는 미국 회사에서 내놓은 세계관인데요,
원래대로라면 다만 '이것은 TRPG 의 룰북입니다!' 라고 해버려도 상관없겠지만,
회사측의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에 의해 룰북을 바탕으로 영화, 게임, 소설, 연극 등
각종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 하나의 장르라고 보아도 좋을겁니다.

영화쪽에는 다들 알고계시는 '언더월드' 가 특히 WoD 의 세계관을 적용시켜
만든 영화로 알려져 있구요, 게임쪽으로는 뱀파이어:더 마스커레이드, 헌터:더 리커닝
이 두 작품이 제법 인지도가 높습니다.(라고는 해도, 별로 아는사람이 없단말이죠.)
뱀파이어:더 마스커레이드는 일명 '피빠는소리' 로 제법 유명했었는데요, 꿀꺽꿀꺽
하면서 마시는 소리가 리얼하다면서 분위기를 제대로 타려면 밤에 불끄고하라는
얘기도 있었죠.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하는 방식의 액션 RPG 였습니다.
헌터:더 리커닝은... 핵앤슬래쉬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만,
저도 접해보지는 못한 관계로 동영상과 리뷰만으로 판단하기에 수작은 아니었던걸로
보입니다.-_-;
소설쪽으로는, 휘긴경으로 알려지신 작가분께서 쓴, 월야환담채월야 라는 소설이
WoD 쪽의 설정을 제법 가져온걸로 보입니다.(재밌더군요. 그런데 휘긴경 본명이...?-_-;)

우선 장르는 오컬트입니다. 우선 배경이 중세라면 간단히 판타지가 되겠지만,
아무래도 현대가 배경인데다 각종 괴물들과 신비현상을 다루고 있는 세계관이니까,
오컬트라고들 하죠.

WoD의 세계는 크게 다섯종류의 종족? 가문? 에 의해서 굴러가고 있습니다.
마법사(Mage) 늑대인간(Warewolf) 요정(Feiry) 사냥꾼(Hunter) 흡혈귀(Vampire)가 그것인데요,
마지막 종족인 '인간' 은, 아무것도 모른채 일상을 살고있는 배경맨이자 엑스트라들입니다.-_-
어쨋든 이들은 각자 타이틀을 따로하는 '전혀 다른 룰북'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모두가 WoD 의 세계관 속에서 서로 섞여있고, 영향을 주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룰북과 서플리먼트가 각각 종류별로 따로 존재할 정도로 거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겁니다.



2. 5 Piece

Vampire : The Masquerade

우선 가장 유명한 것으로, Vampire : The Masquerade 가 있죠.
부제가 가장무도회입니다. 게임 내용상 가면극? 정도로 번역해도 사실 상관은 없습니다.
배경설정은 이렇습니다. 태초에 순수한 혈통의 피를 지녔던 단 하나의 조상이 있었으되,
그가 자손을 만들었다. 자손들은 각자 자손들을 만들어 내었으며, 뱀파이어이되 서로
다른 종족으로 변화해갔다. 귀족의 품위를 지닌 자, 짐승과도 같은 탐욕을 지닌 자,
약삭빠른자, 그들은 전쟁을 시작했다. 지하드라는 이름의 전쟁을..

뭐 이정도인데요, 에.. 허접해서 죄송합니다. T_T 우선은 원본을 갖고있지만,
위와같은 몇줄 안되는 간단한 설정이 정말 성경과도 같이 엄청 신화적이고도 자세하게
씌어있습니다. 읽다보면 환장합니다. -_- 어쩌라는 거냐... 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컨대, 각 뱀파이어 종족들이 전쟁중이라는겁니다.
뭐, 전쟁이라고는 해도 총질이라거나 군대같은게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뭔가 귀족적인 냄새가 묻어있는 전쟁이랄까... 권력다툼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베이직 룰북 도입부를 넘어가면 뱀파이어라는 것에 대해 가르침을 주노라.. 하는 식으로
설명을 해줍니다. 요컨대, 너는 이제막 뱀파이어로 태어났으니, 살면서 주의할점은 이러이러한
것이다라는거죠.
십자가나 성수, 마늘같은게 뱀파이어를 약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태양과 관련하여
거부감을 느끼는것은 사실이고, 아직 약한 뱀파이어는 태양의 빛에 상처를 입을수도 있습니다.
피가 뱀파이어에 순수할수록 태양에 대한 저항력이 강력해지죠.
하지만 그들은 역시 자신들이 태어난 장소와 환경이 언제나 필요합니다.
관이죠. 휴식이 필요할때 항상 그들은 관 속에서 잠을 자야합니다.
일루저니스트라고 할수있는 가문(가문들 이름을 까먹었네요-_-)은, 인간이나 좀비 등을
부려 자신의 침실을 지키게 하죠. 또 버서커라고 할수있는 가문은 아무도 모르는 산 속이나
숲 속에서 태양을 피해 땅속으로 사라집니다. 요는 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거죠.
또한 심장에 정이 박히더라도 죽지는 않습니다. 움직이지 못할뿐입니다.

그들이 가진 기술은 가공할 정도로 빠른 속도, 강력한 완력, 독을 품은 손톱 등의 일반적인
상식 외에도, 체내에 가진 피를 이용하여 각종 현상을 일으킬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피가 순수할수록 강력하며, 흡혈한 피를 체내에 압축하여 축적할수도 있고, 축적한 기간과
압축량이 길고 많을수록 피는 순수해져 갑니다. 또 자신보다 순수한 피를 흡혈하여 자신의
힘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섹스를 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손을 잉태할수는 없으며, 자식을 갖기 위해서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나온것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뱀파이어들은 어떤 면에서는 사나움을 보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상위의 종족이라는
자부심을 갖고있으며, 기품을 잃지 않습니다.
간혹 예상외의 훌륭한 능력을 가진 헌터가 조직적으로 등장할때도 있습니다.
헌터는 기본적으로 아무도 믿지않는 독불장군들이죠.
조직적인 헌터는 충분히 위협적임에도 불구하고, 뱀파이어들은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들에게 피를 제공해줄 뿐인 천한 종족이기 때문입니다.
간혹 늑대인간과 대립할때도 있습니다. 그들은 굉장히 위협적입니다.
뱀파이어들의 천적에 가깝습니다.



Werewolf: the Apocalypse

늑대인간이군요.. 아포칼립스라는 부제를 가진 룰북입니다.
옆으로 지나치면 3초도 못되어 까먹을듯한 평범한 사람이, 만월이 될때엔 몸 전체가 변화하며
무시무시한 늑대인간으로 변신합니다. 늑대인간이 되어서는 거의 자아를 잃는다고 봐도 좋습니다.
가슴 속에서 무시무시한 분노의 불꽃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것에 모든것을 빼앗기는 동시에
그는 인간임을 저버리게 됩니다.
음.. 이 룰북에 대해서 아는건 여기까지입니다. -_-;; 죄송합니다. T_T;



Changeling: the Dreaming

요정 이야기입니다....만, 위에서는 페어리라고 이야기를 했었지만, 사실은 좀 다릅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겁니다. 내가 죽고나서 영혼(요정?) 이 되어, 내가 죽은 이후 그(그녀)의 슬픔에
젖은 모습... 그 이후의 이야기들... 뭐 그런건데요, 공포물 아닙니다. -_-;
영화 식스센스와 비슷한 류입니다. 아무래도 스토리텔링 게임이다 보니까..
꼭 죽는것만이 아니라 여러 상황이 발생할수 있습니다.
액션성은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슬프거나 감동적이거나 (또는 웃기거나)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죽거나 미치거나 행방불명되거나 정신병원에 감금되거나의 결론만이 기다리고 있는
콜오브크툴후와는 완전반대랄까...)



Mage: the Ascension

세상은 마법사들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크게 두 종족의 마법사들이 있는데요,
자연과 동물과 초자연현상 계열의 마법사 종족, 기계문명과 각종 공학 계열의 마법사 종족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두 종족들은 서로 전쟁중이구요, 자연을 황폐화 하고 있는 것에 맞선다는 내용입니다.
플레이어가 선택할수 있는 종족은 자연계열 뿐이구요, 문명계열은 오로지 물리쳐야할 적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이 룰북이 가진 체제에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서로가 서로를 물리쳐야 하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모순점이 가져다 주는 패러독스에 있습니다.
세계관의 설계가 거의 절정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Hunter: the Reckoning

예.. 갈수록 설명글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ㅜㅜ 죄송 지금 심히 피곤한 상태라..잠도 못자고..흑.
제대로 소개하려고 했는데, 힘드네요. 용서해주세요.

헌터:더 리커닝은 PS2 로도 발매된 게임입니다. 게임성은...(먼산)

내용은 이러합니다. 그저 살림이나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아줌마, 혹은 술을 너무마셔 항상
코가 빨개져 만취상태인 아저씨, 지하철에서 노숙하고 있던 노숙자, 입시를 앞두고 열심히 공부하던
여학생 등.. 정말 평범한 사람들 중에 누군가가 눈을 뜹니다.
빛을 받습니다? 아니면 계시를 얻는다? 라고 표현해도 좋습니다만,
아무튼 그(그녀) 는 어느순간 자각을 얻습니다. 이런 현상을 Imbue 라고 하는데요,
Imbue를 겪고나면 더이상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갈수 없습니다.

옆집살던 노총각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매끈한 피부 속에 썩고 짓이겨진 시체의 그것이
보입니다. 옆자리에 늘 앉아서 놀던 친구가, 그 얼굴 내면에 초록빛 눈을 가진 위협스러운 존재였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눈을 뜨는 순간, 그것들이 인간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됩니다.
늘 집에 놀러와 사람좋은 웃음을 짓던, 당신의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이자 직장의 동료가.
당신의 가장 친한 소꿉친구가, 당신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이 인간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들은 뱀파이어이자, 좀비이고, 늑대인간들입니다.
더이상 당신은 당신 손에 쥐어진 김장거리, 볼펜, 서류, 술병 등을 계속 붙잡고 있을수가 없습니다.

밤이 되면 도시는, 마을은 괴물들의 천국이 됩니다. 당신의 눈에는 건물 너머 흡혈귀에게 피를
빨리는 사람이 보입니다. 늑대인간의 손에 찢어발겨지는 희생자들도 보입니다. 공동묘지에서
유령처럼 솟아나오는 좀비들과 마주칩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들을 보게 됨과 동시에, 그들 역시 당신을 보게 됩니다.

당신은 두가지 선택을 할수 있습니다. 자살하던가, 맞서 싸우던가.
도망칠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어디에나 있기 때문입니다.
싸우기로 했다면 당신은 당신이 사는 곳을 지키기 위해, 일어서야 합니다.

...라는 내용입니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Imbue를 겪고 헌터가 됩니다. 헌터가 되면 그 순간 초자연적인 능력을
얻게 되는데요, 이를 이용해서 적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어느 순간이 되면 힘이 엄청나게
쎄진다던가, 감각이 엄청 민감해진다던가, 들고있는 무기에 기운을 불어넣는다던가, 상처치유
그외 수많은 초능력(중에 일부)을 얻게되죠.
해가 떨어지고 밤이 되면 도시는
괴물들이 우글거리는 소굴로 변합니다. 당신은 싸우기로 했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미국이라면 엽총정도를 가지고 나갈수도 있겠고, 한국이라면 식칼이나 야구방망이, 하다못해
작대기라도 무기로 쓸수 있는거면 손에 쥐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순간부터 당신은 괴물들과 맞서 싸우면서, 인간들과도 맞서 싸워야 합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왜 젊은 여학생의 머리를 야구방망이로 내려치는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엽총으로 친구의 머리를 쏴버리는 것도 경찰들은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절대 주의할점은, 경찰과 언론과 친구들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정부도 당신의 편이 아닙니다.

언론에 의해 보도된 기사는, 괴물들에게 당신의 소재를 가르쳐주게 될겁니다.
조간신문에 보도된 흉악범 혹은 오컬트지에 소개된 고발인의 기사는 전국으로 퍼져나가겠죠.
마피아나 조폭, 야쿠자 등의 손을 빌리려 하는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그들은 당신을 도와 괴물들을 처리하는 대신,
눈앞에서 발광하는 미친놈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넣는것에 더 깊은 관심을 보일겁니다.
정부에 고발하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 역시 괴물들의 영역에 있을것이기 때문이죠.
그들은 당신을 종신형으로 정신병원에 처넣는것으로 일을 끝낼겁니다.



이상이... WoD 다섯 형제들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WoD 는 스토리텔링 게임입니다. 주사위를 던져서 데미지를 계산하고, 경험치로 레벨업하는
것보다, 이야기의 흐름이 더욱 중시되는 게임이죠. 때문에 마스터의 통칭도 던전마스터가
아니라 스토리텔러라고 합니다.

뱀파이어는 흡혈욕구와 인간성의 균형과 가문간 세력이라는 드라마로,
워울프는 분노로 인한 짐승화와, 인간과의 괴리에 대한 이야기로,
메이지는 대립종족간의 모순으로 떠오르는 패러독스로, 각자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죠..
그리고 이를 위해 정밀설계된 새로운 현대가 창조되어 있고, 이야기를 만들어 갈수 있게끔
마련된 여러 설정들과 규칙들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습니다.

영문으로 되어있어 읽는데 불편함이 없진 않습니다만, 이 룰북을 한번 읽는것 만으로도
배경설정과 캐릭터성, 시나리오의 삼박자에 대해 다시한번 수준을 올려볼수 있는 기회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ps : 헌터같은 경우는, 원래부터 있던 룰북이 아니라 각 룰북에서 존재하던 캐릭터를 진화시켜 나온
룰북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초자연 능력이 있는 아줌마나 아저씨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들
이었는데 뭔가 괴물과 싸울 이유가 있던거였습니다. 그게 진화해서 헌터가 된거죠..

이 다섯 형제들은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형태의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호환이 거의 불가능합니다-_-
최근 몇년 사이에 호환을 시도한 새 뱀파이어, 헌터, 워울프타이틀이 발매된걸로 알고있습니다만,
마스터분들이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골머리를 싸매신다더군요-_-;

ps2 : 본적은 없고 단지 소문입니다만, 미국에는 뱀파이어 룰북으로 연극하는 극단이
다수 존재한다더군요. 드래곤랜스처럼 D&D 세션을 모아 만든 소설도 있지만, 연극까지 한다는것은...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