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느끼는거지만 장사를 가장 잘 하는 회사가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회사는 아닌 것 같다.

얼마전 웹진에서 본 일본내 전자회사중 1등을 차지한 회사는 마츠시다도, 소니도, 닌텐도도 아닌 캐논이었다.

캐논하면 물론 카메라가 가장 주력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디카와 dslr 로 양분된 각각의

시장에서 캐논의 위치는 가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캐논의 제품들을 하나씩 찬찬히 살펴보고 있노라면, 각각의 제품의 한두가지의 기능들은

업계 최고의 사양을 갖추고 있지만, 막상 그 기능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제품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컴팩트 디카 계열을 보면 익서스 950 IS, 850 IS, 900 Ti 등의 제품이 나란히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950 IS 의 경우 850 IS 보다 모든 면에서 나을 것 같지만, 850 이 지닌 장점중 하나인 28mm 광각을 커버하지 못하고

900 Ti 의 경우 천만화소에 1/1.8" 사이즈의 CCD, 티타늄 바디를 갖고 있지만,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으며

850 IS 의 경우 화소수가 살짝 아쉽게 되어있다.


DSLR 의 경우에도 1Ds Mark2 나 5D 같은 풀사이즈 센서를 장착한 기종을 통하여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다른 제조사들이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손떨림 방지 기능을 절대로 채용하지 않고 버티는 배짱을 보여주고 있다.

그로 인해 손떨림 방지 기능을 사용하려면 카메라 바디가 아닌, 렌즈에 손떨림 방지가 달린 것을 사야 하는데

역시나 손떨림 방지(IS) 기능이 있는 렌즈는 훨씬 비싼 가격표를 붙여놓고 있고, 그나마 IS기능이 달려 있으면

렌즈 밝기가 한 스탑 어둡다던가 하는 식으로 이상하게 밸런스를 맞춰놓았다.

카메라 유저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표준 줌 렌즈를 보면 24-70 2.8L렌즈에는 손떨림 방지가 없고

24-105 4.0L IS 렌즈에는 손떨림 방지가 있지만 밝기가 4.0 으로 어둡게 되어 있어서 표준줌 렌즈를 사고자

하는 유저들을 혼란과 고민에 빠뜨리곤 한다. 만약 24-70 2.8L IS 렌즈 같은게 있었더라면 그런 고민이 필요 없겠지만

캐논은 우리에게 끝까지 고민을 안겨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논을 선택하게끔 만드는 것을 보면 참으로 놀라운 재주가 아닌가...?

imcgames 의 김학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