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의사 블로그에서 추천받아 본 두번째 책 (첫번째 책은 늑대토템이었는데, 그냥 그랬다)

- 중단편만으로 구성된 SF 작품집

- 지식, 언어, 문자, 수학등 상당히 고차원적인 주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 이해 : 인간의 지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된다면 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에 대한 묘사가 돋보였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글쓴이의 머리가 좋기 때문에 머리가 좋은 사람에 대해 제대로 묘사할 수 있는 것일 것이다.

- 옛날에 기상 통보 시스템은 사용하는 어휘가 거의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기예보 같은 내용은 몇개국어로도 거의 완벽한 번역이 가능하다라는 얘기를 듣고 나서, 각 언어가 표현하고자 하는 취지를 좀 더 효과적으로 추려낼 수 있는 메타언어란게 존재할 수 있을까? 라는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PSO 같은 온라인 게임에서 키보드가 없는 상황에서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에 의외의 효과 (다른 언어로 로컬이 되면서 서로 언어가 다른 사용자간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 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글로벌 서버에 적합한 온라인 게임의 다국어 클라이언트에는 메타언어 번역기능이 필수요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 네 인생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헵타포드의 언어체계에 대한 묘사를 들으면서 느낀 점은 1cpu 1core 기존 컴퓨터 구조에서 적절했던 언어체계, 즉 실행의 순서가 중요한 폰노이만 구조와 현대의 멀티코어화에 적절한 언어체계, 즉 순서보다는 정의의 서술로 구성되는 함수형 언어들의 비교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프로그래밍도 인간이 사용하는 알파벳이나 한글같은 1차원적 텍스트에디터 기반에서 2차원적인 그래프 기반이 유용해질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concurrency 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프로그래밍의 근본적인 가정으로 속하게 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BigO notation 을 프로그래밍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처럼 concurrency 효율성, 복잡성에 대한 어떤 단위? 표기법? 이 필요하지 않을까?

- 지옥은 신의 부재 역시 신정론이란 주제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게 되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RPG개발자로서 시나리오 스토리를 짜게 되면 누구나 이런쪽으로 생각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궁극의 적은 누구인가? 그들의 목적은 무엇이고, 그들의 목적이 아직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의 목적이 이미 이루어졌다면 플레이어가 할 일이 없을 것이다) 등등... 책 뒤의 창작노트를 보면 욥기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나 역시 욥기를 보면서 뭔가 많이 이상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 만 그 의문을 작품으로 멋지게 옮겨낸 작가의 역량이 부럽다.

- 근래에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과 더불어 즐겁게 몰입하며 책을 읽은 시간이었다. 두 소설은 독자층도 많이 다르고, 독서계에서의 포지션도 다르지만 나에게는 다르지만 지향점이 비슷한 영감을 준다.

- 자동인형이 자동인형을 만드는 이야기는 악튜러스에서도 유사하게 자신의 피조물을 사랑한 마법사의 이야기로 등장한 바 있었는데, 그 당시로서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었던 것에 비해 표현능력과 시간상의 제약때문에 어떻게 표현이 되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다시 기회가 되면 제대로 다듬어서 표현해보고 싶은 이야기다.

imcgames 의 김학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