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여러 사람이 기대를 걸었던 X-BOX 용 MMORPG, 트루 판타지 라이브 온라인 (이하 TFLO) 의 개발이 전격 중지되었다고 한다. 기대가 큰 만큼이나 충격도 큰데 그 이유가 뭘까?

사람들의 예측으로는 기술력이 문제다, 시장성이 문제다등등 얘기가 많지만 본인의 판단으로는 기술적인 문제가 원인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 기술적 문제라는 것은 MMORPG 를 만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MMORPG 를 만들었기 때문에 생겼다던가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추측한 문제는 X-Box 의 하드웨어적 능력과 TFLO 의 기획의 미스매치.

일반적으로 MMORPG 의 클라이언트는 일반 게임보다 훨씬 더 많은 사양, 특히 메모리 사양을 요구한다. 보통 패키지 게임의 경우 각 스테이지에서 등장할 캐릭터에 대한 데이타 (텍스춰, 모델, 애니메이션, 그 외 관련 스크립트 데이타등) 만 메모리에 있으면 되지만, MMORPG 는 그러한 제약이 없다. X-BOX 에는 하드가 달려있다고는 하지만 메인 메모리 64 메가는 턱없이 부족한 용량, 서로 다른 종류의 캐릭터가 동시에 100 명 정도만 접속해도 메모리는 금새 고갈되어버릴 것으로 예상.

서버 기술때문에 동접자가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한계 때문에 동접의 한계가 생겨버리는 것이다. MMORPG 에서 동접자를 수십명 단위로 제한해버린다면 게임성이 생길리 없다.

MS 와 Level5 측에서 밝힌 입장에서도 게임은 이미 상당히 예전에 완성수준에 있었다고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임기에서 온라인 게임을 구현할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은 PSO 같은 식이 되는 것인데 (동접자를 수십명단위로 낮춰버리고 로비 중심으로 분산시키는) 역시 TFLO 라는 야심찬 기획과는 전혀 반대의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딜레마가 된다.

TFLO 가 중지된 이후에 과연 어떤 절차를 밟게 될 것인지는 아직으로선 알 길이 없지만 만약 온라인 게임에 재도전을 하게 된다면 역시 동접자수가 많지 않은 모델의 게임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자신도 TFLO 에 기대한 바가 컸기 때문에 아쉬움도 크고, 다른 모습으로라도 나와주었으면 한다. 단 코는 좀 줄여서...

imcgames 의 김학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