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에 TV 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가끔 시간이 나면 TV 를 보는데, 보는 채널은 거의 2 개중 하나다. 하나는 KBSSKY 방송이고 또 다른 하나는 MBC game 이다.
KBSSKY 는 심야 시간대에 프라이드나 K1, KOTC, 판크라스등의 격투기 프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보는 채널이 되었고 (그나마 요즘에는 재방에 재방이 거듭되는 것을 모두 봐버려서 별로 볼 것이 없어 아쉽다) MBC game 은 스타크래프트 경기때문에 자주 본다. 물론 온게임넷 같은 다른 게임방송도 있긴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거주하는 곳의 케이블 TV 에서는 수신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선택권은 없는 것이다. 예전에 용인에서 살 때에는 MBC 와 온게임넷중 둘중 하나에서 스타가 나오는 채널을 보던가 아니면 안보던가 하는 식이었다.

난 MBC game 의 스타 중계를 꽤 즐겨보는데 해설자들의 진행에 익숙해진 탓이기도 하다. 특히 3 명이서 진행하는 방식의 스타 중계는 MBC 가 처음인 것 같았는데 처음에는 그다지 진행이 매끄러워보이지는 않았었다. 게임이 플레이중이지 않을 때 (선수 소개, 전적 소개등) 에는 3 명중 거의 중앙에 앉은 캐스터와 오른쪽에 앉은 이승원 해설만 얘기를 하고 왼쪽에 앉은 김동준 해설은 거의 입을 여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저사람은 뭐하러 나온건가하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행이 점점 궤도에 올라서게 되었고, 듣다보면 해설없이 경기를 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게임 보다도 방송 그 자체에 몰입하게 되었다. 특히 최상용 캐스터의 특유의 유머감각은 정말 탁월한 것 같다. 보통 사람이 하면 별로 안 웃길 말 같은데도 최상용 캐스터가 하면 이상하게 웃음을 터뜨리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승원 해설은 매우 분석적이고도 치밀한 해설을 제공한다. 게임 플레이중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서 저 선수는 어떤 의도로 이런 것을 하는 것 같다라고 예측을 하면 그 예측이 맞는 확률이 상당히 높은 것이다. 물론 몇개의 제한된 방송용 맵에서만 진행되는 경기들이기 때문에 통계적 자료가 쌓여갈 수록 그런 예측이 용이해지는 것이겠지만, 역으로말하면 방송이 진행되지 않는 평소 시간에도 얼마나 많은 통계, 분석작업을 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복잡한 내용을 설명할 때에도 말이 감기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 설명하는 센스는 꽤 좋은 편이지만 (김철민 캐스터 같은 경우는 말하다 말이 감기는 경우가 간혹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 할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같은 식으로 '생각이 드네요' 라는 말을 너무 자주 쓴다는 점이다. 그냥 편하고 짧게 '.. 할것 같군요' 라고 말해도 괜찮을텐데 너무 조심스러움이 강조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 따라해봄)

imcgames 의 김학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