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생겨 며칠간 M3 를 갖고 있게 되어 몰아본 기록

차는 순정상태가 아닌 풀 흡배기/ECU 와 에어로파츠, 휠, 스프링 등이 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



1. 배기가 상당히 거하게 되어 있어 2000-3000rpm 사이의 저 부하 운행중 부밍음이 실내로 꽤 들어올 정도. 일상생활용으론 좀 거하고 가끔씩 타려면 좋을 정도. 타고 있을 땐 시끄러운데 내리고 나면 생각나는 그런 느낌

2. 첫 주행 소감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WonderBeast'.

3. 다른 더 마력이나 토크가 높은 차들도 있지만, 이 m3 의 가장 큰 특징은 운전자로 하여금 자꾸 밟게 부추킨다는 느낌. 내가 좀 빨리 앞으로 치고나가야겠다던가, 내가 저기로 끼어들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손이나 발 끝으로 약간만 신호를 보내도 이 괴물놈은 '니가 원하는게 혹시 이거 아니니?' 하고 바로 파워를 갖다 바친다.

4. dct 는 나같은 아마추어 운전자에게 있어서 전투력 향상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변속 시간이 없기 때문에 드라이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느낌이다. 그냥 독일산 토스터기의 열 세기를 약함, 보통, 강함을 다이얼로 조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느낌으로, 악셀레터의 답력에 따라 바로 필요한 파워를 즉시 갖다 바친다. 7단으로 가고 있다가도 풀악셀을 하는 순간 바로 3단으로 조지기 시작. M6 SMG의 울컥거림도, C63 오토매틱미션의 머뭇거림도 없다.

5. 고회전 na 의 날이 서 있는 파워와 반응, dct 의 즉각적인 동력전달, 강한 그립력을 제공하면서도 매우 민첩한 샤시가 만나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직선 주행로보다는 와인딩길에서 체험해봐야 한다. 커브중에 변속을 해도 차가 울컥거리면서 균형을 잃는 일이 없고, 다운시프트와 업시프트가 즉각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와인딩 길을 읽어나가면서 오른발만 조절하면 된다. CP 를 지나 코너를 탈출하면서 악셀레터를 얼마나 많이 누지르건 차가 예측 불허의 거동을 보이는 일이 없으니 다른 차에서는 아껴둬야 했던 여유분을 온전히 스피드에 쏟아넣을 수 있다.

6. mdm 으로 DSC 를 세팅해두면 코너링중 악셀 조절을 해가면서 적당히 꼬리를 흔들며 다닐 수 있다. 남산을 몇바퀴 돌다보면 아드레날린 분비가 지나쳐, 차에서 내리는 순간 심장마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7. 나에게 과연 911 GT3 같은 차가 필요한걸까? 라는 의문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8. c63 과는 너무나 다른 차여서 어느 한 차를 포기하고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그런 차가 아니다. 편안하고 빠른차 (c63), 짜릿하고 날쌘차 (m3) 둘 중에 뭘 고를래 하고 묻는다면, 사실 제일 좋은 답은 '둘다' 이다.

9. 나에게 gt-r 과 m3 둘중 어느차가 더 좋은 차냐고 묻는다면 가격의 차이에 관계없이 m3. 예전에 caranddriver 에서 911 turbo, r35gt-r, m3 의 비교 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셋중 최고점을 받은 차가 m3 였다. 세 차를 다 몰아보니 차는 숫자로만 판단해선 절대 안된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된다. 세 차중 가장 직빨은 느리지만, 슬라럼은 가장 빠른 차다. 그래픽은 화려한데 평소 프레임은 한 15프레임 나오는 게임과, 그래픽이 조금 떨어지지만 항상 60프레임이 나오는 게임중 어느쪽이 더 재미있겠는가?

10. 시트는 c63 의 시트를 여기에 달면 딱 알맞을 것 같음. 버킷이 꽤 조여주긴 하는데, 몸을 깊숙하고 부드럽고 단단하게 고정시켜주는 느낌은 아님.

imcgames 의 김학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