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샀던 책 중 꽤 느낌이 좋았던 책이라 독후감을 남깁니다.

제목 : 싸우고 지는 사람,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
지은이 : 송병락
삽화 : 이원복
출판사 : 청림출판

이 책은 '전략'에 대한 책이다. 전략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너무 거창한 개념같고 나와는 별 상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전략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책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전략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남은 못하고, 나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가 드는 예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일본 최강의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와 당신이 싸우게 되었다. 무사시를 이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1) 나도 검술 수련을 하고, 좋은 칼을 구하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잘 활용하고... 등등 칼싸움을 잘해서 이기려는 것이 '전투적 방법' 보다는

2) 꼭 칼싸움을 해서 이겨야 한다는 말이 없었으니 총이라던가, 함정, 미인계등의 다른 방법을 써서 이기는 '전략적 방법'이 더 이길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페리제독이 일본에 상륙해서 사무라이들의 도전을 받았을 때, 자동권총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직접 칼싸움을 하지 않고도 그들을 굴복시켰다는 역사적 사례가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 모범생적으로 공부만 열심히 한 사람보다, 뺀질뺀질하고 공부는 잘 안했던 사람이 졸업후에 의외로 더 성공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런 것도 모두 전략에 기인하는 것이다.

전략은 꼭 전쟁에서만 쓰는 개념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개발하는 데에도 전략이 중요하고, 회사가 성장하는 데에도 전략이 중요하고, 동호회를 활성화 시키는 데에도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예전에 만들었던 라그나로크의 경우 수출을 위해서 해외 바이어들과 상담할때 우리 게임은 2D 캐릭터이지만 3D 배경과 조합되어 독특한 느낌과, 정감가는 캐릭터를 구사한다. 라는 전략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었다. 이것은 그라비티가 기존에 악튜러스라는 2D 와 3D 가 결합된 게임을 만든 경험과 기술, 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나중에 다른 회사가 이런 개념을 도입하려고 해도, 그런 2D 캐릭터를 그릴 사람이나, 그런 3D 엔진과 툴을 처음부터 만들어서 따라가기엔 불리하므로 우리만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지금 만드는 게임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경우에는 IMC 라는 패러다임을 먼저 구상한 후, 그에 맞는 전략 (I 에 해당하는 전략, M 에 해당하는 전략, C 에 해당하는 전략이 각각 존재한다) 을 만들고 이 전략을 최대한 다른 회사는 따라하지 못하고 우리회사만 할 수 있는 것으로 다듬기 위해서 회사의 시스템과 문화를 만드는 것이 내가 회사에서 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참고로 IMC 는 '사내 문화에 대한 투자'가 제품의 최종적 퀄리티를 좌우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문화를 만드는 데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한가지 예로 IMC에서는 워크샵문화를 만들고 있는데, 워크샵이 단순히 어디로 놀러가는 엠티개념이 아니라, 사원들의 심력 재충전과 사내에서 못했던 토의, 새로운 주제에 대한 세미나와 토론, 공동 생활의 경험등을 통해 개인간의 사적 친밀감 구축등의 복합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이것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1 년에 4 번 이상 팀별 워크샵, 회사 워크샵, 매니저 워크샵, 기타 관심자들간의 워크샵등 수직 수평적으로 엮인 고리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회사 활동의 일부로 만들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회사의 구성원들은 좀 더 IMC化 된 인물로 성장하고, 결국 IMC 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전략을 만드는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책 얘기를 하다 다소 옆길로 새어버렸지만, '단순히 전투적으로 일만 하는' 사람이 되기 보다는 '남이 못하고 나만 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드는' 사람이 되면 더 편하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라는 책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전하고자 한다.

imcgames 의 김학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