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책을 사서 볼 때마다 주로 좋은 책들만 소개했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책들이 모두 다 좋은 책들은 아니고 때로는 '이런 수뢰기' 라는 소리가 나는 책들도

있다. 그런 책 하나 소개한다.


제목은 '단순함의 법칙'

단순함에 도달하는 10가지 법칙을 소개하는 것이 책의 내용인데 그 법칙들은 다음과 같다 (본서 25페이지에서 발췌)

1. 축소 - 신중하게 생각하여 축소시키는 것은 단순함을 추구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2. 조직 - 조직해서 많은 것도 적게 보이도록 만들자.
3. 시간 - 시간을 절약하면 단순함이 보인다
4. 학습 - 알면 모든 것이 더 간단해진다.
5. 차이 - 단순함과 복잡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6. 문맥 - 주변에 흩어져 있는 것들도 결코 하찮게 볼 수 없다.
7. 감성 - 감성은 풍부할수록 좋다
8. 신뢰 - 단순함의 일므으로.
9. 실패 - 단순하게 만들 수 없는 것들도 있다.
10. 하나 - 단순함은 명백한 것을 제거하고 의미 있는 것만을 더하는 것이다.

나만 이상한 것인지 모르겠는데, 법칙들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뻔한 것 or 뚱딴지같은 것들의 나열이라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서 6. 문맥을 보고 무슨 내용일까 들여다보면 말미의 결론은 '복잡함은 길을 잃은 것을, 단순함은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에 해당한다. ... 한번 위치를 파악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마음껏 길을 잃어도 좋다.'

음.. 그래서 그건 알겠는데 주변에 흩어져 있는 것에도 모두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표식을 붙이자는 얘긴가? 그럼 더 복잡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이 든다. 지은이도 책 내용에서도 여러가지 세부 법칙 (SHE - Shrink, Hide, Embody), (SLIP - Sort, Label, Integrate, Prioritize), BRAIN (Basics are the beginning, Repeat yourself often, Avoid creating desperation, Inspire with examples, Never forget to repeat yourself), ... 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소개받을 수록 더욱 혼동스런 느낌이다. 마지막에는 Never forget to repeat yourself 라고? 오히려 DRY (Don't Repeat Yourself) 법칙이 단순함을 추구하는 방식 아니던가?

독자를 더욱 혼동스럽게 만드는 몇가지 책의 구절들을 발췌하자면

'외부 스타일만 바꾸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눈속임의 한 형태인 동시에 소비자의 시각에서 보면 바람직한 요소이기도 하다.' (??)

'예컨대 일본 사용자들은 애플 매킨토시에 처음 등장한 휴지통 아이콘을 알아보지 못했다. 실제 생활에서 수직으로 골을 낸 금속 휴지통을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참고로 저자는 일본인이다)

'나는 휴대폰 사용설명서가 휴대폰 자체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에 종종 의아함을 느낀다. ... 그런데 자동차 설명서는 디지털 카메라 설명서보다 훨씬 얇다. 물론 이것은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도 있다. ...'

나머지 내용들도 읽고 있으면 장황한 지은이의 주관적 느낌들이 나열되고 있는데, 이 내용들이 이 책의 주제인 '단순함의 법칙'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뿐이다.


예제로 든 것들도 대개 구글이나 아이팟, GUI 정도로 상식적인 선에서 누구나 다 아는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들도 안 그래도 얇은 책에 더욱 내용이 부실해보이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이다.


그리고 역자가 굉장히 바쁜 분이실텐데 (역자 - SK 텔레콤 윤송이 상무) 굳이 이런 책 번역하시느라 시간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론은 비추천.

imcgames 의 김학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