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과도한 업무와 잦은 출장 덕택에 여기 글 쓸 시간도 없었군요..


아무튼 잡담을 늘어놔보겠습니다..


최근 중국산 고사양+중저가폰이 화제가 되었더랬습니다.(실은 예전에도 반짝 관심을 받던 제품이 있었죠.)

5.5인치 FHD급에, 퀄컴 스냅드래곤 801을 얹은 스맛폰이 350달러정도. 대충 36~38만원정도랄수있습니다.


이 가격이면, 삼성이나 LG, 팬텍에서 내놓는 폰을 사기가 힘듭니다. (한두세대 지난 '버스폰'은 가능)

이런 플래그십 성능의 국산폰을 사려면 거의 2.5배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합니다.

중국산이라 소프트웨어적인 지원이 없을것이라 하면 또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모드 그룹중에 제일 유명한 그룹중 하나인 시아노젠모드가 지원을 해준다고.. (여담: 한때 시아노젠모드 그룹에서도 자체 폰을 기획하기도 했다고..)


좀 다른 뉴스를 봤습니다.. 해외의 전자제품을 수입해서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려면, KC인증을 받아야하는데,

하다못해 무선 마우스/키보드 세트를 수입하려해도 KC인증비용만 거의 1,000만원에 가까운 인증비용이 든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많이 팔리지 못할 것 같은 '저가형'폰들을 과감하게 수입할만한 회사가 없다는거죠..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제조사와 통신사의 '협업'으로 상향평준화된 스맛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니까요.

즉, 저가형 폰은 말그대로 '취급'도 안해주는 폰이라는 인식이 강력히 자리잡혀있다는 뜻입니다.


좀 다른 면에서 접근을 해보죠.

애플이나 삼성에서 신형 폰들을 발표할 때마다, 지겹게도 같이 나오는 뉴스중 하나가 '부품원가'입니다.

그러니까, 시제품을 분해해서 칩이나 센서, LCD패널등의 단가와 제조비 같은 걸 합산해서,

이 폰은 출고가가 얼만데 실제 제조원가는 얼마다... 라는 식입니다.. (차이가 크면 나쁜놈되는게 현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의 제조단가는 성능과는 그렇게까지 비례관계에 있지않습니다.

삼성의 엑시노스에서 '모회사 버프'가 걷히자, 통신칩을 AP에 내장할 수 있는 특허(?)를 갖고 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모바일계를 평정하기 시작한뒤로,

왠만한 스맛폰이나 타블렛 들은 거의 다 스냅드래곤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대량구매를 통한 단가 절감 등으로, 실제 가장 중요한 부품중 하나인 메인CPU의 단가는 스맛폰 전체가격에서 그리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디스플레이 패널도 마찬가지.

수율이 안정화되었다곤 하지만, 굳이 AMOLED를 사용할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제조사들은,

여전히 IPS+LCD조합으로 깨끗하면서도 고해상도의 패널을 찾고 있고,

당연히 많이 제조할수록 단가가 낮아지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LCD패널의 가격도 스맛폰 초기와 비교하면 많이 낮아졌습니다.

이런 추세는 다른 센서나 칩, 하우징, 조립기술에서도 마찬가지..


그러니, 이제 고가의 스맛폰과 저가의 스맛폰 차이는,

(좀 과장해서) 카메라의 화소수 정도??


적어도 국내시장에서 신규 스맛폰이 나오면,

일단은 최상위 플래그십 제품을 선보입니다.

그건 당연한 일이고, 삼성을 제외한 다른 제조사들은 국내 유통 라인업을 최소화합니다. 그것도 플래그십 모델들만..

당연하게도, 플래그십이니 초기 출고가를 80~90만원으로 잡아놓습니다.

왜냐하면, 통신사들이 알아서 깎아줄것이고, 2~3개월만 지나면, 출고가의 1/3가격으로 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 다시 350달러짜리 고사양 중국폰으로 돌아가서,

삼성이나 LG,혹은 팬텍이 내세울수 있는 것은 이제 카메라 화소수와 지문인식, 심장박동수 측정기 같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기능들밖에 없습니다.

일단, LCD패널이나 AP, 배터리에서 더 이상 비싸게 채울수 없으니, 출고가 80~90만원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납득시킬만한 뭔가가 자꾸 채우는 거죠.. (쓸데없이 좋은  번들 이어폰을 준다든지)

이건 라인업이 더 좁은 애플에게도 어느정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대표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문인식 홈버튼 같은것)


뭐.. 혹자는 삼성이나 LG의 '브랜드 파워'를 이야기할 수도 있겠죠.

같은 성능이지만, 삼성 제품을 쓰면 더 있어보이니 2.5배의 돈을 주고라도 '브랜드'의 가치를 구입하고 싶은 고객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뛰어난 A/S를 보고 선택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제조사든 통신사든 소비자든 누군가는 잘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논란은 공교육vs사교육 문제처럼 얽히고 섥힌 문제죠)


사진 잘 안찍고, DMB도 보지않으며, 4인치 이하의 저렴한 폰을 원하는 소비자를 원천적으로 무시해버린건,

제조사와 통신사의 농간인지, 아니면 소비자들의 자기 목을 죄는 어리석은 소비심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삼성이든 LG든, SKT든 KT든 LGT든, 언제까지고 출고가 80~90만원을 유지하는 쓸데없이 많은 기능이 집약된 플래그십 폰들만 주류시장에 내놓는 행태는 오래가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아니..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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